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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춘천시향 객원 지휘 맡았던 마틴직하르트
    카테고리 없음 2010. 7. 15.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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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요일날은 신문이 발행되지 않기 때문에 토요일 하루는 기자들에게 있어 달콤한 휴식의 시간입니다. 하지만 이 경우도 일요일 기사를 쓰기 위해서 일을 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죠. 평일에는 바빠서 여유롭게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을 만나기도 합니다. 지난 주 토요일(10일)이 바로 그런날이었습니다.


      9일 춘천문화회관에서 열린 춘천시향 정기공연에서 객원지휘를 맡았던 마틴직하르트를 10일 춘천 세종호텔에서 만났습니다. 현재 춘천시향 상임지휘자로 있는 백정현씨의 스승이라고 합니다. 거의 대부분의 지휘자들은 피아노를 잘 다룹니다. 이 분도 역시 피아노를 잘 다룬다고 합니다. 오스트리아 그라츠 대학 정교수로 발탁된 이유도 여기 있다고 하네요. 암보를 하고 있어 피아노를 연주하면서 "아니야 이부분은 이렇게 쳐야 하는거지. 자 봐봐 이렇게 이렇게" 학생들은 어느 부분인지를 찾게 되고 "아~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수업은 바로 진행이 되는 겁니다. 타고난 음감을 갖춘 사람이라고 해야하겠죠. 그의 능력을 인정해 정교수라는 직책을 부여했던 것입니다. 

      직접 연주회를 찾아가 지휘를 보진 못해서 평가를 내릴 수는 없겠지만 잘 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백정현씨는 이런 평가를 받았다고 하네요. "예민하게 들었습니다." 뭔가 뼈가 있는 말이듯 합니다. 마틴직하르트씨는 한국을 처음 방문했습니다. 방문하기 전 다리를 삐어서 몸 상태는 그리 좋지 않았다고 합니다. 제자의 요청을 받아 들여, 이곳 춘천까지 왔습니다. 

      일본의 유명한 오케스트라의 지휘도 맡았던 그여서, 일본과 한국의 차이를 물었습니다. 그는 오스트리아 출신입니다. 이런 비유를 하더군요. "한국과 일본은 마치 오스트리아와 독일같다." 인터뷰 장소에 있던 백정현씨와 마틴에게서 배우고 있는 제자 강원호씨도 이 말에 동감했습니다. 독일은 규칙 이외에는 에누리 없는 정확함이 느껴지는 반면 한국인에게는 여유와 유두리 정이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일본의 오케스트라와 지휘를 할때 의자 하나가 필요해도 이 것은 계약은 없는 내용이라 할 수 없는 답변을 들었다고 합니다. 물론 실력면에서는 일본의 유수의 오케스트라와 춘천시향을 비교할 순 없겠죠. 그도 그렇게 이야기 했고요. 개개인에게 느껴지는 개성은 없지만 단체의 힘은 무섭다는 것입니다. 잘 짜여 돌아가는 무한괘도처럼 단체의 힘으로 뻣어 나가는 연주의 힘은 놀라울 만큼 대단하다는 것이 일본에서 느낀 점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춘천시향의 연주에서는 기본이 되는 브람스 연주를 말하면서, 그 연주가 필요하다는 말을 했습니다. 개개인의 개성도 뛰어나고... 조심스럽게 이야기 했습니다. 물론 대화의 통역을 백정현 시향 지휘자가 했기 때문이기도 했을 겁니다. 


      한국은 자본주의 사회입니다. 돈의 가치가 중요한 사회죠. 갑자기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느냐, 그것은 바로 춘천시향 단원들에 대한 처우때문입니다. 정확한 처우는 모르지만 일반직 공무원과 같은 대우를 받을 겁니다. 왜냐면 시립이니까요. 공무원들이 자기보다 월급을 많이 주겠습니까. 훌륭한 지휘자 연주가를 얻으려면 투자를 해야 합니다. 이전에 어디선가 들었는데, 정명훈 지휘자가 한번 무대에 오르는데 갤런티가 1억원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춘천시향과 비교가 되겠습니까. 하지만 이런 생각을 갖고 있던 저에게 마틴직하르트는 따끔한 충고를 했습니다. 뉴욕필하모니오케스트라 등 뛰어난 그룹의 연주를 그대로 따라했다고 해서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 연주에서 관람객과 즐겁게 연주하는 것이 소중한 것이다. 바로 그겁니다. 연주. 제가 이날 만난 사람들은 그의 말처럼 의사나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것이 아닙니다. 보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주는 예술가들입니다. 그래서 그는 연주자들은 웃음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 또한 재치와 유머를 갖춘 사람입니다. 

      이건 핑계에 불가합니다. 제가 공연담당기자로써 음악에 대해 공부를 해야 하지만 시간이 없어서 하질 못합니다. 항상 핑계에 묻혀 사는 저니까요. 그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자신은 바로크사람이다. 바로크 음악은 많이 들어보셨죠. 아무튼 오래된 과거입니다. 그는 자신이 과거의 사람이라고 말하고, 자연과 특히 산을 좋아한다고 했습니다. 춘천 세종호텔에서 내려다 보이는 풍광이 아름답다고 했습니다. 그날은 날씨가 좋아서 저도 그렇게 느껴지더군요. 취미도 등산이라고 했습니다. 삔 다리 때문에 고생했지만 한국의 침 치료를 맞고 많이 좋아졌다고 했습니다.

      마틴직하르트는 클래식의 미래는 어두운 실정이라고 말합니다. 클래식으로 밥을 벌어먹고 싶어하는 어린 학생들에게도 신중할 것을 이야기 했습니다. 여러 스승을 만나 자신의 미래를 신중하게 결정하라는 것입니다. 뛰어난 연주자로 학위를 받아도 집에서 놀고 있는 경우를 많이 봐 왔다고 합니다. 연주자의 길은 그리 밝지 않다는 것이죠. 인내가 필요하다고 충고했습니다. 실력을 갖추고도 참고 견뎌야 하는...예술가의 길은 쉽지가 않나 봅니다.

      사실 전 클래식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릅니다. 문외한이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베이스 등 현악의 떨림이 좋습니다. 같은 공간에서 전달되는 현의 떨림, 그 느낌이 좋습니다. 다소 지루하고 재미없을 때도 있지만요. 오스트리아 명문 그라츠 대학의 정교수와의 한시간 만남은 내겐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이 자리를 만들어준 백정현 지휘자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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