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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시농부타운하우스의 매력과 그 반대편
    카테고리 없음 2012. 8. 28.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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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주 도시농부타운하우스.

     

     

     단독주택에서 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자주 한다. 지난번 땅콩집에 대한 포스트http://stmedia.tistory.com/258에서도 했던 말이긴 한데, 성냥각 아파트보다는 개성있는 단독주택이 보다 많은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마당에서 뛰어노는 아이, 다락방에 추억을 숨겨놓을 수도 있다. 최용덕 도시농부 대표는 한국사회에서 집은 어떤 의미인지 묻는다. 집이 재산의 가치로만 여겨지는 현실, 기성복같은 개성없는 아파트는 ?평에 ?원으로 평가받는다. 진정한 집이란 무엇일까. 최용덕 대표는 "집은 시간의 흔적으로 한 켜 한 켜 쌓아올린 기억의 탑"이라며 "들창을 열고 바라본 하늘이 있고, 그 그늘에서 나고 자란 자신의 기억이 차곡차곡 서린 곳, 그것이 진정한 집"이라고 말한다.

     

     지난 주말 아내와 딸아이를 데리고 경기도 파주의 도시농부타운하우스를 찾았다. 현재 분양이 진행되고 있었는데, 분양을 받으러 간 것은 아니고 그냥 구경삼아 차에 시동을 걸었다. 춘천에서 무려 2시간 반이나 걸렸다. 올때도 그정도 시간이 걸렸으니 토요일 반나절은 자가용안에서 다 보냈다.

     

    도시농부의 매력.

    1. 단독주택 + 아파트. 타운타우스로 꾸며지다 보니 단독주택과 아파트의 장점을 그대로 누릴 수 있다. 1단지와 2단지는 입주민들이 살고 있었고, 3단지는 지금 조성 중이었다. 4단지는 뼈대가 올라가고 있었다. 5단지는 보다 마당을 넓혀 분양을 준비중이었다. 꽤 넓은 공간에 5단지가 꾸며졌다. 도시농부의 구심점이 될 공동의 공간으로 레스토랑 아무거나(A'muguna)도 맘에 들었다. 아침은 3,000원, 점심 저녁은 4,500원인데, 입주민들은 후불제로 이용할 수 있다. 한마디로 굿이다. 집에서는 밥을 할 필요가 없다. 관리 인력이 있으니 내가 신경쓸 일은 별로 없어 보였다. 단독주택이라는 것이 혼자 사는 집이고, 비록 이웃이 있다고 하더라도 고립된다는 측면이 있다. 반면 타운하우스의 이웃들은 서로 협력해야 하거나 공동의 공간이 있기 때문에 이웃이 보다 끈끈할 수 있다. 또 집에 대한 생각과 경제적 여건이 서로 비슷하기 때문에 공동체의 구성과 소통이 아파트보단 훨씬 낫다고 여겨진다.

    도시농부 레스토랑 아무거나사진출처=도시농부 홈페이지

     

    => D.O 서비스. DNTOWN + ORGAIZER.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모여사는 작은 공동체로 도시농부를 봤을 때, DO는 입주민들을 위해 단순한 관리자나 종업원을 뛰어 넘어 도시농부의 실제 프로그램을 만들고 이끌어 가면서, 입주민의 안내자이자 친구, 가족 같은 개념을 수행하는 자를 말한다.                                                      <도시농부 브로쉬어>

    DO서비스를 통해 아파트처럼 관리의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브런치바를 비롯해 스포츠, 24시간 방범, 택배배달, 응급콜, 청소소독, 가드닝, 가사도우미, 베이비시터, 세탁물, 셔틀버스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2. 페시브하우스로 관리비가 적게 든다.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각 집마다 태양열 온수시설이 설치돼 온수를 마음대로 사용할 수가 있다. 도시농부의 주장에 따르면 난방비의 70%가 온수에 투입된다고 한다. 태양열로 해결했으니 그 경비를 아낄 수 있다. 또 땅콩집처럼 듀플렉스로 각 세대가 붙어 있다보니 아무래도 빼앗기는 열은 적을 듯하다. 전체적으로 월 2만원대의 관리비가 거짓말도 아닌 것 같다. 단독주택은 보통 아파트보다 관리비용이 많이 들어간다고 여겨지기 때문에 이 부분도 도시농부의 매력처럼 느껴졌다. 나도 집이 있지만 집값이 몇억이니 얼마나 올라느니 보단 실질적으로 매달 소요되는 경비가 더 피부에 와 닿는다. 무조건 관리는 저렴할 수록 좋기 때문.

     

     

    도시농부타운하우스1층 테라스부분. 가장 맘에 들었다.

     

    3. 도시농부타운하우스의 단독주택 매력은 야외와 연결된 부분이다.가장 맘에 들었던 부분이다. 반층 계단을 타고 올라간 입구에서 집안으로 들어가면 집안에 계단이 보이는데, 그 계단을 타고 반층 내려가면 부엌이 나온다. 부엌과 연결된 커다란 창문을 열면 위의 나무 테라스가 나온다. 다소 좁아 보이는 부엌의 공간이 외부와 연결되면서 확 트인 구조로 바뀐다. 위 사진이 바로 그 테라스의 모습인데 옆에 흰색의 부엌을 볼 수 있다. 자연과 하나가 된다고 해야 할까. 테라스 옆과 앞쪽에는 자갈과 잔디가 깔려 있다. 내 머릿속에서 단독주택이라면 반드시 갖춰야 할 공간이다. 비록 넓지는 않다. 하지만 차라리 아담한 공간이 관리하기도 편할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층씩 지그재그로 올라가는 특이한 구조로 수평적으로는 좁지만 수직적으로는 꽤 넓은 공간이 완성된다. 사실 나이든 어른에게는 무쟈게 불편할 듯 싶다. 이건 다음에 불편하고 맘에 안드는 점에서 보다 자세히 설명하려 한다. 특히 도시농부는 야외 텃밭도 분양에 포함돼 입주자들이 관리를 할 수 있다고 하는게 맘에 들었다. 아이들 손으로 직접 고추며 상추를 심게 해서 여름에 위의 테라스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다면 굉장한 추억이 될 듯 싶다.

     

     

    사진 참조=도시농부 홈페이지.

     

     

    4. 개성넘치는 구조.

     30평대인데, 공간이 7개가 생겨난다. 너무 작은 공간이라 이걸 공간이라고 하기에도 뭐한 곳도 있지만, 그래도 7개의 공간이 내 것이 된다. 수평적인 공간이 수직적으로 탈바꿈하면서 개성넘치는 공간으로 변신한다. 아기자기한 공간은 추억을 숨겨 놓기에도 무척 좋아 보였다. 도시농부측은 개성을 강조하는데, 구조는 똑같아도 내부는 집주인의 개성을 담고자 하는 의도를 엿볼 수 있었다.

     




     

    자 그럼 이제부턴 도시농부의 반대편

     

    1. 일단 너무 공간이 좁다. 32평형의 경우 위 그림의 오른쪽 3개의 공간은 거의 활용도가 떨어진다. 사람 하나 앉기가 힘들다. 오른쪽 맨위 공간은 아예 없는게 낫다. 에어콘 실외기가 2개나 설치돼 있는 모습을 봤는데, 참 지져분했다. 흡연자들이나 좋아할 공간이다. 실내는 계단밖에 보이지 않는다. 36평짜리도 좁기는 마찬가지다. 차라리 땅콩집이 더 넓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아직 땅콩집은 보질 못했다.)

     

    2. 냉방비가 걱정된다. 맨 위층에 올라갔을 때 땀이 한바가지가 흘렀다. 유리로 덮여 있는 맨 위공간은 찜통같았다. 다락방이 추억의 공간이고, 바람이 꽤 들어온다고 하지만 열은 아래에서 위로 흐르는 법. 난방비보다 냉방비(전기료)가 훨씬 많이 소요될 듯 싶다. 전기료도 오르고 있는 추세 ㅠㅠ.

     

    3. 아담한 마당은 맘에 들었지만 너무 개방됐다. 요즘 세상이 보통 무서워야지. 해도해도 너무한 세상이다 보니, 딸을 가진 필자의 입장에서 당연히 방범이 문제다. 아파트는 10층이상이면 문만 걸어잠궈도 조금은 안심이 된다. 창문도 맘껏 열 수가 있다. 물론 DO서비스에 24시간 방범이 운영된다고 한다. 그래도 일반 단독주택이 지닌 방범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긴 쉽지 않을 것이다.

     

    4. 가격이 비싸다. 현재 5단지까지 분양중인데, 단지가 올라갈 수록 평수도 대체적으로 넓어지는 구조인데, 5단지의 경우 분양예정이고, 4단지는 한채 남겨두고는 다 분양이 완료됐다고 한다. 4단지의 경우 44평(실제는 48평이란다)인데, 분양가가 4억 8천이다. 거의 5억원이 드는 셈인데, 경기도 파주, 그것도 완젼 시골마을에서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하고 살기엔 적지 않은 가격이다. 44평형의 경우 공간의 협소함도 극복하고 꽤 넓은 공간이 맘에 들었다. 터 작업을 해 놓은 공간을 봤는데, 역시나 작았지만 집을 지어놓고 보니 꽤 넓었다. 목조주택이라 더 맘에 들었다. 하지만 역시나 가격이 너무 부담됐다.

     

    5. 듀플렉스(두집이 붙어있는 구조) 집이라 사생활 침해가 뻔하게 예상된다. 필자가 살펴본 2단지의 경우 거의 10여채가 붙어 있었다. 야외 태라스에서도 바로 옆의 집과 연결돼 있어 고기를 구워먹거나 할 때 연기가 옆집으로 건너가 피해를 줄 수 있었다. 암만 뜻이 맞는 이웃이라고 하더라고 가끔은 싫을 때가 있을 것이다. 붙어있어서 냉방이나 난방에서 이점을 얻을 수 있지만 어쩔 수 없는 사생활 침해는 피할 수 없어 보였다.

     

     

     

    결국,

     

     

     집사람과 나는 이 집을 포기했다. 꽤 맘에 드는 구석도 있었지만, 일단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가 아직까지는 더 낫다는 판단이다. 다만 이런 타운하우스가 아파트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는 이견이 없었다. 결국 작지만 소중하게 얻은 결과는 집이라는 개념이다. 정말 사기 위한 집이 아니라 살기 위한 집이어야 한다는 사실. 또 혼자사는 세상이 아니듯, 뜻이 맞는 이웃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이날 하루 춘천에서 파주까지, 파주에서 춘천까지 6시간동안 차를 운전했다. 고유가 시대에 기름을 팍팍 써가면서도 좋은 구경을 했다.

     

    "단독하우스의 꿈은 뜻 맞는 이웃과의 타운하우스가 정답이라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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