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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름숲속미술제 김주환 이하림 부부
    카테고리 없음 2010. 6. 27.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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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처럼 주말 쉬는 날인 토요일, 집사람과 함께 횡성으로 향했습니다. 2010년 6월7일이었습니다. 이날 횡성에서 매년 7월17일 제헌절부터 8월15일 광복절까지 레지던시 프로그램 <여름숲속 미술제>를 개최하고 있는 김주환 이하림 부부를 만났습니다. 상쾌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무지 더운 날씨였지만.

      횡성군 하대리에서 매년 여름숲속미술제를 개최하고 있는 김주환(36)·이하림(36)씨 부부는 농촌의 자연을 배경으로 예술 창작공간을 제공하는 기획가들이라고 여겨졌습니다. 사실 기획가라는 말에 이들 부부는 만족하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들은 미술을 전공한 예술가이기 때문입니다. 기획가는 순전히 저의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이 젊은 부부는 서울대 조소과 93학번 입학 동기로 2001년 10월 결혼했습니다. 김주환씨가 한살이 어립니다. 저와 비슷한 상황으로 남편이 몇달 늦게 태어났죠.


      횡성 하대리 육묘장 근처 버려진 공장을 작업실로 개조하고, 서울과 하대리를 오고 갔던 이들은 2002년 서울생활을 청산하고 신혼집 전세금을 빼 이주했습니다.


      소를 놓아 기르던 언덕 2,310여㎡를 구입해 흙을 파내 평지로 만들고 관리사를 고쳐 살림집으로 꾸며놨고요. 지금은 8,000여㎡가 작업공간으로 활용됩니다. 뜰이 넓어보였는데요. 밭에는 고추와 감자, 고구마 같은 먹을 것들이 재배되고 있었습니다.


      농사에 대한 정의도 남달랐는데요. 농사는 인위적으로 자연을 관리하는 것. 농사는 자연적이지 않다. 환경을 파괴한다고까지는 표현하지 않았지만 역시 자연 그대로는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2003년부터 매년 횡성군 하대리예술지구 아트플라나리아(ART PLANAREA)에서 여름숲속미술제를 열고 있습니다. 예술가들이 거주하면서 창작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레지던스 프로그램으로 7월17일 제헌절에 시작해 8월15일 광복절까지 한 달간 진행됩니다. 8월14일 쯤에 꼭 가보고 싶습니다. 근데 제가 쓴 기사가 맘에 안들었다면 가서 욕 먹는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들기도 합니다. 사실 취재를 하러 간다고 했는데 기사를 쓰고 보니까, 영 이상했거든요. 이들의 가진 생각을 고스란히 담아낼 수 없었습니다. 왜 일까요. 지금에 와서 생가해 보니, 제가 보는 세상이 작은탓인 듯 합니다. 담아내는 그릇이 작으니 보는 것도 작게 보일 수밖에 없죠. 인정합니다. 그래도 인간이니, 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뿐입니다.


      미술제는 정해진 주제없이 매년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고 있지만 모두 인간의 삶에 주목하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미술제를 통해 여러 예술가를 만날 수 있습니다. 각자 다른 분야의 예술가들과의 교류를 통해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예술가들이 그저 모여 지내는 <군집>의 형식이 아니라 다양하고 이질적인 사람들이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며 새로운 예술작품이 탄생하게 하는 거주형 프로그램입니다. 김주환·이하림씨 부부는 이런 <터전>만 제공한다고 했습니다.


    “하대리에 살면서 미술제를 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프로그램은 다른 어디에서도 할 수 없으니까요.”


    이 프로그램은 바로 이들만의 특권입니다. 횡성 시골에서 아직도 이들을 살게 하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이들은 농촌의 일상 공간인 육묘장과 퇴비사와 같은 창고를 활용해 다양한 예술적 체험을 마을사람들에게 제공하기도 하면서 문화예술의 생활화를 잘 실천하고 있었습니다. 어찌보면 제가 살고 싶은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10월에는 1박2일 일정으로 레지던시 참가자들을 초대해 <시파티>를 연다고 합니다. 일종의 피드백입니다. 각 예술분야 작가들이 `언어'라는 수단을 활용해 문학적 감성을 교류하자는 취지입니다.


    “시파티는 좋아하는 사람을 모시고 오는 것이 준비물입니다. 각기 다른 분야의 예술가들이 언어라는 공통된 수단으로 교감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횡성 하대리로 이주한 젊은 예술가 부부는 “여러 작가를 만나면서 사람에 중독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며 “올해는 또 어떤 사람을 만날까, 여행하는 듯한 설렘으로 미술제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취재후기에 덧붙임.


      제가 느끼기에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이들은 아이를 가질 생각이 없다고 말했던 점입니다. 전 아이가 무척이나 갖고 싶거든요. 이들은 아이를 갖지 않기로 하고 결혼을 했다고 강조했는데요. 그들의 생각은 변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아이를 갖게 되면 그들이 하고 싶은 일을 못하게 될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더 소중한 것을 잃게 될까 걱정이 됩니다.


      생명의 소중을 얻는다는 기쁨보다도, 그들이 추구하는 예술에서의 삶의 탄생이 가져다주는 영감이라고 하면 예술가들에게 좀 먹힐라나 모르겠습니다. 정말로 올해 8월께는 다시 이들을 찾아 가고 싶습니다. 올해의 결과물은 어떻게 나올지 그것이 궁금합니다. 시간과 취재력을 부족으로 그들이 추구하고 있는 생각과 하고 있는 일을 정확히 표현해 내지 못해 아쉬움이 남았고, 죄송스러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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