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책리뷰]사랑하는 것만큼 확실한 건 없습니다 허문영 시인 서간시집
    카테고리 없음 2011. 9. 15. 12:49
    반응형


     허문영 시인이 그동안의 편지를 모아 엮은 책 <사랑하는 것만큼 확실한 건 없습니다>를 펴냈군요. 컴퓨터나 핸드폰으로 의사를 전달하는 요즘 세대에서 편지는 정말 잊혀진 의사 전달 수단인 것은 확실한 듯 합니다. 제가 군대에 있을 때만해도 엄청난 편지를 썼는데요. 매일 하루에 한번씩 편지를 쓰면서 애틋한 감정은 더욱 고조되고, 편지의 주인공을 생각하는 마음은 더욱 깊어져 갑니다. 사실 요즘 군대가 그리 힘들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 정도 어려움을 이겨내지도 못할 거면 삶을 살아가면서 더 큰 고난은 어찌 이겨낼 수 있을까요.
     
     그래도 자신에게 닥친 상황이라면 많이 힘듭니다. 조금이라도 잊어 보고자 펜을 들고 편지를 써내려 갑니다. 매일 행정병이 가져다 주는 편지를 기다리며, 오늘은 편지가 오질 않았네 하며 또 다른 편지를 쓰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기도 했죠. 허문영 시인의 시집에는 사랑이 오롯히 담겨 있습니다. 촌스런 옛날투의 애정 표현이 더욱 세련되게 느껴집니다. 요즘(?)에 누구 이런 편질 쓰겠습니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운치 있고 아름답게만 느껴집니다. 그의 속마음에 담겨 있는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에 가슴이 뭉클해지면서 저도 옛날에 그만뒀던 편지를 오늘부터라도 써볼까 하는 다짐이 들게 합니다.


     허문영 시인이 말하는 원시의 사랑법이 널리 전파됐으면 합니다. 빨리 펜을 들고 예쁜 종이에 마음을 담아보세요. 혹 향수도 편지지에 뿌려보며 그 내음새를 맡을 편지의 주인공을 생각해보세요. 가슴이 마구 두근거립니다. 제가 사랑하는 아내와 딸에게도 편지의 아름다움을 선물하고 싶군요.


    제 마음을 후벼 파낸 몇몇 구절을 소개합니다.

    "내 심성은 캔버스는 춥고 바람 불고 있어 아무것도 그려 넣을 수 없습니다. 마음이 잔잔해지면 그대의 아름다운 초상 하나 그려 넣을 셈입니다." (그대의 색 中)

    오금이 저려오는 말이죠. 편지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듯 보입니다.

    "지금까지 헌신해준 당신에게는 세금을 일평생 면제해 드리겠습니다." (이인공화국 中)

    "그대의 청아한 하얀 드레스와 안개꽃 모자와 은빛구두를 내 꿈에 오버랩시키면서 밤을 지새우겠습니다." (정든 땅 언덕 위)

    지난 2009년 결혼 준비했을 때가 생각납니다. 커튼이 열리며 하얀 드레스를 입은 천사같은 여인이 앞에 서 있는데 그 모습에 입이 절로 벌어진다는 것을 생전 처음 느꼈습니다. 아내 자랑은 팔불출이라 했던가요. 그래도 좋은 걸 어쩝니까. 누군가 사랑도 변하나요? 라고 물었죠. 세상의 모든 것이 변하는데 안변하는 것이 있겠습니까 만은 역시 그 감정은 바뀌지 않을 겁니다.



    사소한 감정이지만 소중한 추억을 다시 깨닫게 해 준 허문영 시인께 감사의 마음을 드립니다.

    문화발전 刊. 135쪽. 7,800원.

    허문영 시인
    중앙대 약학대 졸업.
    정오 동인
    1989 시대문학 신인상
    한국시인협회 회원
    춘천문인협회 회장
    춘천 수향시낭송회 회원
    A4시모임 회원
    표현시 동인
    시집 <내가 안고 있는 것은 깊은 새벽에 뜬 별> <고슴도치 사랑> <물속의 거울>
    에세이집 <네 곁에 내가 있다>
    현재 강원대 약학대 교수
     
    반응형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