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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리뷰]미야베 미유키의 화차
    카테고리 없음 2012. 3. 19.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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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차 표지

    일본 최고 미스터리 작가 미야베 미유키 / 화차 / 1만3,800원 / 485쪽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으니, 책이나 영화를 먼저 보고 읽기를 권합니다.

     결혼을 앞두고 있던 여자가 갑자기 사라졌다. 왜 일까. 남자가 맘에 안들어 만나기 싫어서 도망쳤을 수도 있다. 은행원인 가즈야는 사라진 애인 세키네 쇼코를 찾고 싶어, 먼 친척인 형사 혼마 스케에게 부탁한다. 휴직중인 형사 혼마 스케는 별일아닐 거라고 별로 대단하게 여기지 않았다. 하지만 혼마는 세키네 쇼코를 찾기 위해 더 가까이 다가가면 갈 수록 이상함을 느낀다. 가즈야가 그토록 찾고 있던 세키네 쇼코는 진짜 세키네 쇼코가 아니다. 혼마는 본능적으로 감지한다. 살인사건이다. 이야기가 진행될 수록 미스터리해진다.

     일본의 최고 미스터리 작가 미야베 미유키의 ‘화차’이야기다. 필자는 소설을 잘 읽는 편은 아니다. 오랜만에 지인의 추천으로 접한 소설은 답답했던 머리를 시원하게 날려줬다. 최근에 영화로도 만들어져서 인기를 끌었다. 미스터리 소설의 맛을 느끼게 한 소설이다.

     신용카드라는 것이 신용을 담보로 돈을 편안하게 쓸 수 있게 하는데, 이것이 경제적 나락으로 떨어지는 미끼가 될 수도 있다. 돈이 없어도 쓸 수 있다. 다음 달 월급으로 채우면 되니까. 필자도 그렇게 사용한다. 단 절제력이 없고, 명품 좋아하고, 뭐 여튼 신용카드를 함부로 사용해 연체가 되면 그때부터는 힘들어지게 된다. 흔히 말하는 신한 하나 농협 등 제1금융권에서 신용불량자로 찍히면(?) 제2금융권, 제3금융권으로 대출을 늘려가게 된다. 원금보다 빚이 더 늘어나게 되고 상황은 점점 악순환 된다. 그 고리를 끊기가 쉽지 않다.

     소설 속 주인공 신조 교코는 아버지의 빚으로 인해 사창가까지 팔려갔다. 지역의 유지 아들과 결혼을 했지만 결국 사채업자들의 협박으로 파혼하게 된다. 아버지는 연락이 안 되고, 어머니는 돌아가셨다.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신조 교코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수도 있다(소설의 결론은 뭐라고 딱히 확신할 수 없다). 그것은 자신과 비슷한 여자로 변신해 완전히 다른 삶을 사는 것이다.

     화장품 회사의 설문지도 조심해서 써야할 듯싶다. 신조 교코는 그 설문지에서 빼낸 정보를 사용해 자신과 비슷한 여자를 찾고 범행을 계획했다고 추정된다. 부모가 없고, 세상에서 사라져도 모를 그런 여성.



    요즘 세상이 너무 각박해져서인지 무섭다. 소수에게 집중된 돈, 단 1%만이 더 큰 돈을 벌 수 있는 세상. 99%는 너무 힘들다. 소설처럼 주변에도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많다. 돈을 벌기 위해 몸을 팔고, 사채업자의 협박에 몸서리치면서 내가 왜 이렇게 됐지 하면서 사회의 어둠을 넓혀간다고 해야 할까. 제2의 신조 교코가 언제든지 나타날 수 있다.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했을 때 경제적 자유를 얻는 것을 목표로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돈의 노예로 빠져드는 나를 볼 수 있게 된다. 소설은 그런 나에게 경종을 울렸다. 개인 파산 정말 더 이상은 떨어질 곳이 없는 나락. 소설의 제목처럼 지옥으로 가는 수레를 타게 만든다. 단지 성실하게 직장 생활했는데도 말이다. 그러니 더욱 미쳐버릴 노릇이라는 거다.

    필자는 이 소설을 권하고 싶지 않다. 읽는 재미는 있지만 뭐라 할까. 점점 더 암울해진다고 해야 할까. “뭔 상관이 있어 열심히만 살면 모든 잘 될 것이지”라고 하는 낙관론이 사라진다. 좀 더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은 이야기들이 넘쳐났으면 좋겠다.

      

    ‘화차’의 뜻은 花車가 아닌 火車 간단하게 지옥으로 가는 ‘불수레’라는 뜻 악행을 저지른 망자를 태워 지옥을 향해 달리는 일본 전설 속의 불수레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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