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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교육탐방 뒷담화 (6)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장스튬 김나지움
    카테고리 없음 2012. 5. 2.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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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스튬 김나지움의 정문. 학교같지가 않다.


     사람은 평등하다. 진보와 보수를 나누는 기준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의 <닥치고 정치>에서 말하는 기준이 맘에 와 닿는다. 그가 말하는 기본적으로 미래는 불확실하기 때문에 이를 대비하는 여러 가지 방법이 존재한다. 일부의 사람들은 자신의 힘을 키워 남을 지배하면서 두려움을 극복한다. 어떤 이는 강한 놈에게 붙어 자신을 보호한다. 질서가 생겨나고 이를 유지, 계승하는 이들이다. 이를 보수주의자라고 본다면 진보는 불학실성에 대한 두려움을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나눠 부담시킨다. 그렇기 때문에 진보에서는 평등이 강조된다. 유럽 사회는 전반적으로 평등한 사회처럼 느껴졌다. 이번 여행 중에 방문한 장스튬 김나지움. 스트라스부르의 명문 고등학교라고 한다. 실력 있는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다. 교사와 학생의 관계도 평등하다. 모든 수업은 토론식으로 이뤄진다. 개인적으로 수학과목의 수업진행방식이 궁금했다. 바그네 장스튬 수학교사의 수업을 함께 듣기로 했다. 수학과목에서의 토론식 수업이라. 가능할까? 초등학교 때는 무조건 구구단을 외웠다. 원리고 뭐고 중요하지 않고 무조건 외웠다. 기본적으로 모든 학습은 암기인 듯하다. 이해한다는 것은 곧 암기다. 하지만 그런 과정이 만들어져 가는 원리를 이해하면 쉽게 외울 수 있다. 우리나라 수학의 수준은 전세계 톱 수준이라고 한다. 바그네 교사도 한국의 수학을 배우고 싶다고 했다.



    프랑스 지리 교과서.


    지리 교과서. 컬러풀한 것이 역시 프랑스는 교과서도 예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갔던 선생님들께 프랑스 학생들의 필기에 주목했다. 요즘 학생들은 필기를 거의 하지 않는다고 한다.


    노트에 빼곡하게 적힌 필기. 요즘 학생들은 필기를 많이 하지 않는다고 한다.




    교과서에 필기한 흔적.



    바그네 교사가 잠긴 문을 열고 교실에 들어서자 밖에서 기다리던 학생들이 따라 들어왔다. 수업은 90분간 진행됐고, 중간에 잠시 휴식이 있었다. 두 명씩 짝을 이뤄 앉아 있는 모습은 우리나와 다르지 않았지만, 교과서는 한권으로 두 명이 함께 봤다. 모두 계산기를 책상에 놓고 문제 풀이에 들어갔다. 이날 수업의 주제는 알고리즘이었는데, 먼저 바그네 교사가 어떤 원리가 적용되는지를 설명했다. 학생들을 호명하면서 의견을 물었다. 기본기를 익힌 후 응용문제를 칠판에 적었다. 한 명의 학생이 칠판에 적힌 문제를 풀어나갔다. 물론 기본 원리는 칠판 오른쪽 구석에 적어 놨다. 문제 풀이가 틀려도 다른 학생들은 일단 문제를 끝까지 풀 때까지 기다린다. 결국 그 학생이 문제 풀이를 마치지 못하고 오류를 냈다. 다음 학생이 오류를 수정한다. 전부 불어로 진행됐기 때문에 정확히 어떤 이야기가 오고갔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숫자는 익숙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이해가 갔다. 50분정도의 수업이 끝나고 잠시 휴식시간을 가졌다. 그때 바그네 교사에게 물어봤다. 학생들이 집중을 잘하는 것 같은데 비결은 뭐냐고. 이반 학생들은 경제학을 전공할 학생들인데 자기 스스로 공부를 하기 때문에 집중도가 높다는 설명이다. 공부를 하길 원하는 학생이 교실에 앉아 있으니 어수선할 이유가 없었다. 너무 쉽거나 이해가 빠른 학생들은 다소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경향도 보였으니, 바그네 교사는 노련하게도 적절한 난도를 조절하며 수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날 배운 내용은 그 수업시간에 완벽하게 이해하고 넘어가는 듯 보였다. 진도가 너무 빠르거나 느리지 않았다. 자신이 원하는 공부를 하기 위해 수학적 기초를 닦고 있는 학생들이 부러웠다. 결국 토론식 수업이라는 것이 거창하지 않았다. 참여할 수 있는 적절한 인원의 학생이 교실에 앉아 있고, 지식을 완벽하게 전달할 능력이 있는 교사가 강단에 서면 되는 것이다. 가르치는 사람의 수준이 너무도 중요하다. 토론식 수업이라면 서로 대화를 해야 하는데, 이는 상호작용이다. 일방적으로 교사가 알고 있는 지식을 전달하는 수준을 넘어서야 하는 것이다. 학생의 질문을 받고 의문을 풀어줄 수 있어야 한다. 자기의 과목에 있어서는 심도 있게 공부를 해야 하는 것이다. 잘은 모르지만 그래서 이런 이야기를 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교사들은 시간이 많다. 스스로는 시간이 늘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정말 바쁘게 시간을 사용하는 교사들에게는 미안한 말이다. 자신의 전공과목에 대한 공부를 얼마나 많이 하고 있는지 되돌아 봐야 할 것이다.



    자전거로 등교하는 학생도 상당수 되는 듯 하다.


    학교 내부 운동장. 이런 공간이 두곳 있다.


    장스튬 김나지움 정면에 들어서면 4개의 기둥이 있다.


    장스튬 내부 모습. 왼쪽에 종교개혁를 이끌었던 칼뱅의 책상이 보인다.


    칼뱅이 사용했다는 책상. 장스튬 김나지움의 역사가 얼마나 오래됐는지를 방증한다. 종교개혁을 이끌었던 프랑스계 칼뱅. 칼뱅주의를 검색해 보면 보다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있다.안타깝게도 이곳에서도 흙은 밟을 수 없었다.


    내부 운동장의 모습. 자꾸 카메라를 찍으니까 여기서는 사진을 찍으면 안된다고 말한다. 고것참.


    장스튬 내부 운동장 모습.


    급식. 상당히 먹을만 했다. 외부인들은 상당히 비싼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한국돈으로 7,000~8,000원 정도.


    식당 앞에 가방을 넣는 공간이 있다. 학교출입이 통제된 탓인지 도난의 우려는 적다고 한다.


    건물밖에도 가방을 넣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5분정도의 휴식이 끝나고 다시 수업이 시작됐다. 한 학생이 앞으로 나가더니 뭔가를 칠판에 적는다. 아마도 이전 시간에 배웠던 것에 대한 응용문제를 만들어 왔나보다. 그걸 학생들에게 설명한다. 학생이 질문을 던지고, 앞에 나간 학생은 대답을 했다. 학생끼리의 교류라고 해야 할까. 전반적으로 수학 수업은 우리나라와 유사하다고 느껴졌다. 학생들의 수준도 비슷한 것 같았고, 다른 점이라면 학생들이 패션에 대한 감각이 뛰어나다는 정도. 특히 여학생들이 꾸밀 줄 알았다. 학생들의 사진을 많이 찍질 못했다. 프랑스에서는 아동을 상대로 포르노를 찍으면 엄한 처벌을 받는다고 한다. 학생들 각자에게는 초상권이 있어서, 사진을 촬영하기 전에 반드시 동의를 구해야 한다고 한다. 참 까다롭다. 우리나라 학생들의 인권은 얼마나 존중받고 있는 것일까.

     90분간이 정말 흥미진진했다. 기사를 쓸 때도 수학 수업을 좀더 많이 써야 했다. 하지만 언어의 장벽(?)으로 인해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부실할 수밖에 없었다. 여튼 수학을 비롯해 모든 과목에서 토론식 상호 교감이 이뤄지는 수업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그것이 이해하기 쉽다. 알게 된다는 것 그것은 자신이 습득한 지식을 자신의 언어로 남에게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모든 평가가 주관식으로 이뤄지는 것도 바로 앎을 자신의 언어로 남에게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다.




    수업참관이후 우리나라로 치면 교장, 교감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이어졌다. 다음편에는 밀갸백 교장과의 대화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꾸며나가겠다. 학생이 학교 운영에 참여하는 방식 등 아주 민주주의적인 방식이 눈길을 끈다. 학생이라고 나이가 어리다고 절대로 무시하지 않는 프랑스 사회를 느끼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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