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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교육탐방 뒷담화 (7)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장스튬 김네지움 두 번째 이야기
    카테고리 없음 2012. 5. 10.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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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교육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 이글은 우리나라 교육을 비판하기 위한 글은 아니다. 단지 존중과 평등의 씨앗이 우리 교육계라는 텃밭에 심어지기를 바랄 뿐이다.

     

     

     

    장스튬 김네지움 교장과 교감 선생님과의 인터뷰 장면.

     

     

     학교는 여러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다. 배우는 학생, 가르치는 교사를 비롯해 학생의 학부모, 청소하는 사람들, 음식을 준비하는 요리사 등 인적 구성이 다양하다. 사람들뿐이랴. 건물도 있어야 한다. 다양한 구성체의 조합. 학교는 하나의 사회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의 명문 장스튬 김네지움도 작은 사회라고 느껴졌다.

     

    여행을 하다 보면 겉모습에 놀라 감동한다. 이 연재를 시작하면서 제일 처음 스트라스부르에 위치한 노트르담 성당을 소개했다. 바로 그런 인프라들이 가장 먼저 눈에 띄게 된다. 하지만 결국 그것은 그냥 그것일 뿐이다. 역시나 그 속에 있는 사람이 중요한 것이다. 사진작가 김아타의 작품을 보면 도시의 건물은 남아 있고 속에 사람은 사라져 보이지 않는다. 장시간 노출해서 움직임이 있는 사람은 사진에서 보이지 않고 그 공간에서 우두커니 서 있는 건물만 기록에 남게 된다. 보통 8시간 이상을 노출하는데 언제 한번 작품을 감상해 보시라. 정말 감동이다. 사람은 안개 같다. 결국 짧은 여행에서 내가 볼 수 있는 것은 깊숙하진 않을 것이다. 김아타의 사진처럼 건물만 볼뿐이다. 하지만 적어도 이번 여행에서는 사람을 만났다. 그 점이 가장 좋았다. 그들과 대화하고 무슨 고민을 하고 있나를 공유하는 것 자체가 놀라운 경험이었다. 약간씩은 다르지만 결국 큰 줄기는 같은 것 같다.

     

    모든 사물은 각각의 구성요소가 있다. 그 구성요소는 각각의 소리를 내고 있다. 인체도 마찬가지다. 결국 학교를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들도 각자의 역할이 있고, 그에 맞는 소리를 내고 있다. 언뜻 생각하기에 학교를 구성하고 있는 요소들 중 교사와 학생이 생각난다. 이에 덧붙여 학부모까지. 우리나라, 아니 내 경험을 살펴보면 일단 학교운영에 있어 학생의 참여는 낮았다. 부모들의 참여는 어느 정도 있었던 듯 싶다. 청소하시는 분들은 잘 모르겠다. 아예 관심조차 없었다. 식당에서 일하시는 분들도 마찬가지다. 학교라는 것이 배우는 공간이라는 신성한 의미를 지닌 곳이기도 하지만 역시나 사람이 살고 있는 공간이다. 사회의 공간. 그런 공간이 움직이려면 각각의 구성요소의 파워게임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결국 갑과 을의 관계로 따져보면 가르치는 선생님의 입장이 우선 고려돼야 하겠다. 학생은 아직 잘 모른다. 미성숙한 존재다. 여튼 학생들도 아주 중요한 구성요소다. 학교에 교사만 있다고 생각해 보자. 그것이 과연 학교인가. 단순히 직장인가. 결국 이런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다. 학교 운영에 학생이 어느정도 결정권을 갖고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여기서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의 명문 장스튬의 운영방식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겠다. 이번 여행에서 첫 번째 쇼킹했던 충격이었다. 학교를 운영하는 이사회가 있는데, 그 이사회의 구성요소가 각각 3파트가 있다고 한다. 이사들이 30여명정도가 있는데, 그중 10여명은 자금을 지원하는 행정부처로 구성된다고 한다. 또 나머지 10명은 학교를 구성하고 있는 요소들 중 청소하는 분들 교사의 대표, 식당 사람들 등이 참여한다. 나머지 10여명은 바로 학부모와 학생들로 채워진다. 우리나라로 치면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나눠서 살펴보면 중학교에는 학부모의 비중이 높고, 고등학교의 경우에는 학생들의 비중이 더 높다는 것이다. 결국 학교 운영의 최종 결정권은 이 이사회가 갖게 된다.

     

     

    밀갸백 교장. 프랑스 언론에도 소개됐던 걸 보니 그래도 지역에서는 꽤나 유명한 인사인가 보다.

     

     

    하버드대 20대 출신으로 새누리당의 비대위원을 지낸 이준석씨. 그가 어리다고 무시하지 않는다. 차기 대권의 유력한 후보 박근혜 의원을 중심으로 젊은이를 대표하는 이준석의 발언은 거침이 없었다. 어쩔 때는 자신감이 넘쳐 보기 민망할 때도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를 무시하지 않는다. 어린놈이 뭘 알아.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그럼 잠시 시선을 돌려보자. 서울 뭐 고등학교의 김 아무개라고 있다고 치자. 공부도 못한다. 그런 그가 뭐라고 말한다. 공부도 못하고 때론 정신이 없는 놈 같기도 하다. 그가 말한다. <정치는 깨똥이라고> 교사는 꿀밤을 한 대 때리며 정신 차리라고 한다. 이놈이 왜 이렇게 시끄러워 조용히 하고 공부나 해.

    프랑스에서는 나이가 어리다고 절대 무시하지 않는다. 일단 무조건 끝까지 의견을 듣는다. 그런 뒤에 아 그럴 수도 있구나를 인정한다. 그리고 그 의견에 대해 난 달리 생각한다고 말한다. 그 의견을 듣고도 생각이 바뀌지 않았다면 또 아이는 자신의 의견을 말한다. 독일 같은 경우는 고등학생들도 투표권이 있기 때문에 선거 때 후보자들이 학교로 연설을 온다고 한다. 그때 정치에 뜻이 있는 학생들의 질문이 무척이나 날카롭다고 한다. 아무리 나이가 어리다고 해도 일단은 이야기를 들어준다. 이것은 무척이나 중요하다. 최근에 우리나라에서도 교육에 변화가 일고 있다. 유럽의 토론식 수업 등 좋은 제도는 다 들어왔다. 일단 나이는 잊자. 우리는 너무 나이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태어난 지 하루밖에 안된 아이에게도 배울 점은 있다고 생각한다. 초등학생의 생각에서도 배울 점이 많다. 아니 오히려 나이가 들면서 더 후퇴하는 이들도 봤다. 존중이 바탕이 되는 사회가 돼야 유럽식 좋은 제도들이 뿌리를 내릴 것이라고 확신한다. 아직까지는 우리사회가 준비가 덜 된 듯 보인다.

     

     

    잠스튬 교감. 교장이 대외적 정치적이라면 정말 교감은 학교의 어머니다. 이름은 들었는데 기록하지 못했다. 쏘리

     

     

    이런 존중이 바탕이 됐을 때 학교 운영에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유럽 교육답사를 떠나기 전 강원도 4개 학교에서 토론학교를 진행했었다. 토론의 힘을 그때 어렴풋이 알게 됐다. 다양한 생각들이 공유되면서 더 치밀해지고 가능성 있는 생각들이 모여지게 되는 그런 광경을 보고 놀라웠다. 우리가 못하는 게 아니고 그동안 안했었구나라고 느껴졌다. 미숙하긴 하지만 그래도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학생들을 만나니 즐거웠다. 그런 이해속에서 유럽의 교육은 20~30년 후 우리의 미래 같았다. 어쩌면 비행기가 아니라 타이머신을 12시간 타고 미래를 다녀온 것 같았다. 민주주의는 효율성과는 조금 상충되는 측면이 있는 듯하다. 일본의 나리타 공항이 인천공항에 밀리는 이유도 주민들의 반대로 인한 공항 개발이 백지화됐기 때문이라는 이야길 들었다. 우리나라는 조금 반대가 있어도 추진력 있게 일을 성사시켜왔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주민의 100% 동의가 있어야 대규모 개발을 할 수 있도록 관계 법규를 고쳤다고 한다.(사실인지는 더 확인해 봐야겠다)

    전세계는 전쟁 중이다. 폭탄을 터트리는 전쟁도 있지만 보이지 않는 돈의 전쟁이다.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수단과 방법 따윈 조금 무시돼도 좋을까. 어느 것이 더 빠른 길인지 모르겠다. 이번 여행 내내 그랬지만 정말 더 혼란스럽다. 그동안 내가 생각했던 것들이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 모든 것들이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단아하고 깔끔한 게시판의 모습. 프랑스는 역시 예술의 도시다.

     

     

    우리나라 교육이 전반적으로 잘못됐다고 보진 않는다. 아주 훌륭하다. 개발도상국,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하는 나라로 발전한 첫 국가이다. 자랑스럽다. 결국 사람을 바뀌는 것은 교육이다. 그동안 우리는 정답을 가장 빠르게 찾아 그대로 실천하면 되는 교육을 받았다. 그것도 아주 중요하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도 없는 길을 만들어 가야 할 때가 됐다. 그동안 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면 이제는 우리가 교과서가 돼야 한다. 그렇다면 지금 교육은 변해야 한다. 머리는 멋으로 달고 다니는 게 아니다. 오리가 태어나서 첫 번째로 본 존재를 각인하면 평생을 가듯이 인간도 어느 정도 교육을 받은 뒤에 이를 뒤집으려면 어려움이 많다.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한 돈과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결국 모든 함께 한걸음을 나아가는 것이 더 빠른 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교사와 평등하게 의견을 나누고 나이에 관계없이 생각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 바로 지금 우리가 시작해야할 일인 듯 하다.

     

    유럽답사토론을 다녀온지가 벌써 3개월이 지나는 듯하다. 게을러서 정리를 못한 점도 있지만 생각이라는 것도 숙성이 돼야 좀더 맛있다고 느껴졌기 때문에 뜸을 들였는데, 차츰 기억이 가물해지기 시작한다. 이번 글을 계기로 좀더 속도를 내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프랑스 뿐만이 아니라 독일과 스웨덴, 핀란드에 더욱 할 이야기가 많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각 나라별로 10편씩을 쓸 생각이니까. 갈길이 너무 멀다. 글이 너무 길고 따분하지만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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