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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교육탐방 뒷담화 (10)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의 밤거리
    카테고리 없음 2012. 6. 30.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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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한식당 두리. 간판이 정겹다. 촌스러우면서도 세련된 느낌이 든다. 왜일까. 소박하면서도 도시와 잘 어울렸고, 눈에 띄지 않지만 한식당이라는 것은 명확하게 알 수 있었다.

     

    장스튬 김나지움의 점심 메뉴. 와우 끝내주게 생겼다. 그럴 듯하다. 그래도 밥이 그립다. 감자튀김때문에 양이 많은 듯 보이나 금방 배가 고파왔다. 위쪽에 보이는 유리잔에 담긴 포도주는 맛이 일품이었다. 달지도 않은 것이 매우 끝내줬다. 어렴풋이 기억에 남는데 한끼와 6~7천원정도였던것으로 보인다. 학생들은 좀더 싼 가격에 먹을 수 있는 것 같다. 외부인들에게는 돈을 받고 판다. 워낙 많은 이들이 학교를 방문하기 때문에 만들어진 세일즈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장스튬 김나지움 학생들의 점심.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 그들은 고기와 감자, 우리는 쌀을 먹을 뿐이다.

     

    광고판. 예전에 우리도 그랬던 거 같은데, 간판이 롤로 돼 있다. 롤을 갈아 끼워서 광고를 바꾼다. 구식이다. 우리나라는 LCD나 LED로 만들어져서 동영상도 나오고 소비자들을 유혹하는 반면 이곳에서는 그런 광고판을 보질 못했다. 스트라스부르가 작은 도시라서 일까. 전체적으로 화려한 느낌은 들지 않았다.

     

    광고판. 역시나 화려하거나 눈에 띄진 않는다. 어둠고 침침하다. 도시의 전체적인 분위가가 그렇다. 밤에는 특히나 더 어둡다. 빨리 들어가 잠이나 자라는 뜻일까.

     

    유럽에서는 한번 만들어지면 좀처럼 없어지진 않을 것 같다. 창이 많을 수록 부자라고 한다.

     

    고층빌딩이 있는 것도 아니고 또 필요하지도 않다. 사람이 살고 있는 건지 사무실인지 구분이 안됐다. 역시나 가게 간판은 눈에 띄지도 않으면서 건물의 세련미를 더했다. 네온사인은 없었다.

     

     

     밤이 되면 어두워진다. 해가 사라진 뒤 어둠을 밝혀주는 것은 다양하게 존재한다. 이곳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는 달과 별뿐인 듯했다. 화려한 네온사인도 없고, 간판 자체가 간단하고 통일성을 갖추고 있다. 한인식당 <두리>에서 한인과의 간담회를 마치고 트렘(전기 기차)을 타러 가기 위해 잠시 걸었다. 일행이 있어 개별 행동을 할 수 없는 탓도 있었지만 무작정 아무 술집이나 들어가서 맥주한잔 시킬 여유가 없었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의 핏줄이라고 할 수 있는 일강에 몸을 맡기고 있는 배가 보였다. 여느 대한민국의 직장인처럼 이곳에서도 자연스러운 술판(?)이 벌어지고 있었다. 한국과 12시간의 시차가 있어서 그랬는지 아니면 내가 여행객이라는 의식때문이었는지 그 술집에 혼자 들어가 동물원의 원숭이가 되기는 싫었다. 일종의 인종차별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다. 그런 문제가 전혀없다고 할 순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이곳에서는 모든 문제들은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해결될 것임에는 분명했다. 오랜세월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토론해 왔고, 잘 마무리해 왔을 것이다.

     강위에 떠있는 배에서 프랑스인들과 한잔 마시고 싶었지만, 역시나 언어가 문제다. 사실 스트라스부르는 한국에 비유하자면 강원도 춘천같은 동네다. 유럽의 의회가 있다고 하지만 파리처럼 대도시는 분명히 아니다. 변방이다. 유럽의 맏형 프랑스와 독일의 경계에 위치해 있다는 이유 때문에 유럽의 의회가 생겨났을 가느성이 높다고 여겨진다. 강릉과 원주의 앞자를 붙인 강원도도 임의적으로 수부도시 춘천을 탄생시켜야 했다. 역사를 좀더 살펴봐야겠지만 스트라스부르는 작다. 밤 풍경도 묘사할게 없다. 흐르는 강, 어두운 거리. 지져분하게 느껴지는 쓰레기들. 여느 도시와 마찬가지다. 단지 트렘이 도시를 가로 지르며 어두컴컴한 도시에 활력을 불어 넣어 주는 듯 했다. 사람으로 치면 트렘은 혈액이다. 신뢰를 바탕으로 해서인지 검표도 하지 않는다. 내가 이용하는 만큼 내가 지불하고 타면 그만이다. 깔끔해서 좋았다. 기존의 것들이 잘 만들어져 있어 이를 잘 보존하고, 또 잘 사용하고 있다. 60년대만 해도 한국에는 전차가 있었지만 지금은 자취를 감춰 버렸다. 하지만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는 그대로 남아 있다. 단지 모습이 현대식으로 바뀌어 있을 뿐이다. 그런 시스템은 변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유럽 사회가 굉장히 보수적이라고 느껴졌다. 이런 것들이 많은 사람들의 의견교환을 통해 이뤄진다는 것도 부러웠다. 전체가 그대로다. 움직이 없다고 해야 할까. 그것과는 약간 다르다. 강물 흐르는 물결을 한국에 비유한다면 유럽, 아니 스트라스부르는 치약같다. 물도 아니면서 짜내면 천천히 흐르고,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를때도 그 형태는 유지하면서 천천히 움직인다. 적절한 비유가 될지 모르겠다. 빙하처럼 아주 천천히 흘러가다가 사라지기도 하는 것이다.

     간판에 대한 규제가 어느정도인지는 모르겠으나 정말 간결하고 눈에 거슬르지 않는다. 이목을 집중시킨다고 요란한 간판을 설치한다면 그 가게는 눈에 띌 수 있을지 모르나 도시 전체로 봤을 때는 꼴불견이 될 수도 있다. 또 다른 이들은 더 요란한 간판을 경쟁적으로 설치하려고 하고 그럼 전체의 미는 감소하게 될 듯하다. 그래서 규제는 필요하다. 모두에게 플러스 되는 적절한 규제는 반드시 필요하다.

     기업의 논리로 치자면 전체의 이익이 크면 그건 선이다. 일부 언론을 비유하여 표현하자만 더하기 논리다. 각 개별 이익들을 더해서 크면 된다. 하지만 유럽의 뿌리깊게 박힌 곱하기 정신을 배워야 한다. 한 사람이라도 0이된다면 그건 전체가 빵점이 되는 것이다. 간판에서도 볼 수 있다. 민주주의가 사회주의와 결합했다. 짧은 기간이라 많은 것을 느끼진 못해 아쉽다. 아직 젊기에 그런 기회를 충분히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은 분명히 했다. 전체적으로 도시는 어둡고 전력은 그리 많이 들지 않을 듯했다. 밤이 되면 그냥 잠을 자는 것이고 날이 밝으면 일을 해야 하는 것이다. 어둠을 억지로 밝게 만들려 하지 않고 낮을 구지 어둡게 만들지 않는다. 자연스러움, 그것이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느꼈던 느낌이다. 독일 만하임으로 떠나기 위해 이날 밤은 일찍 잠에 들려고 했으나, 역시나 여행의 설렘을 달레기에 잠은 너무나 가혹하다. 차라리 잠을 포기하는 게 낫다.

     첫날은 정말 피곤해 소주 한잔에 청하지도 않은 잠이 왔지만 둘째날은 달랐다. 함께 여행을 떠났던 일행들과 뿌띠프랑스를 지나서 들렸던 마트에서 구입했던 와인를 마셨다. 내가 추천했던 살라미를 안주 삼으려 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짜서 많이 남겼다. 남은 살라미는 휴지통으로 버려졌다. 왠지 살라미가 나 같아서 씁쓸했다. 여행은 여러가지 묘미가 있지만 역시나 함께 하는 사람들과의 만남이 제일 소중하게 느껴진다. 나와 함께 했던 이들에게 고맙다. 프랑스 현지식을 먹지 못해 아쉬웠는데 독일에서는 반드시 현지식을 먹자고 다짐하고 잠을 청했다. 가져갔던 노트북은 망가져서 사용할 수 없게 됐지만 그것때문에 디지털에서 벗어났으니 여유가 생겼다. 0과 1로 대변되는 무식한 디지털을 벗어버리고 나니 좀더 자유로워졌다. 이제는 독일이다.

    사실 여행에서 프랑스는 상당히 짧은 부분이었다. 도착했을 때 밤 12시가 넘었으니 만으로 24시간정도 머물렀을 뿐인데 10편의 이야기를 만든다는 것이 어려웠다. 이후 독일에서는 금요일이어서 하루밖에 학교를 둘러볼 수 없었고, 그토록 원했던 현지 기행을 했다. 독일 돈가스도 먹고, 달콤한 와인도 마셨다. 이제 본격적으로 유럽의 두번째 이야기 독일편을 시작해 보련다. 언제 다시 쓸지 모르지만 할 이야기는 많고 쓰고 싶은 욕구도 많다. 다만 내 손가락이 허락해줄지가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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