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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교육탐방 뒷담화 (27) 스웨덴 더렵혀진 지폐의 가치 솔나 김나지움 방문
    카테고리 없음 2013. 4. 29.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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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숲속의 학교처럼 느껴지는 솔나 김나지움.

     

     

     

    정문.

     

     

     

    솔나 김나지움. 들어서자 마자 3층까지 통으로 연결된 공간이 나온다. 아래는 카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전체적으로 따뜻한 공기를 각 층으로 전달하는 효율적인 구조라고 했다.

     

     

     

     

     

     

    간단하게 요기를 할 수 있는 곳이다. 교사나 학생들이 자유롭게 이용했다.

     

     

     

    솔나 김나지움에서 만난 학생들.

     

     

     

    실험에 몰두하고 있다.

     

     

     

    요즘 한국에서는 필기를 거의 안한다고 들었는데, 이들의 노트는 빼곡하고 성실하게 필기가 돼 있다.

     

     

     

     

    실험실. 잘 정돈된 모습은 여느 한국의 학교와 같다.

     

     

     

    맨 왼쪽이 안 린드히 솔나 김나지움 교사(스포츠 코디네이터).

     

     

     

    학교 식당의 음식. 푸짐하다.

     

     

     

    # 최근 한국 영화 <파파로티>를 봤다. 스승과 제자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한석규(상진 역)가 주연을 맡았다. 조폭이지만 노래에 대한 열망과 재능을 갖고 있는 제자 이제훈(장호 역)을 성악가로 만들어 낸다. 학창시절 존경할 선생님을 만난다면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 스승이라고 한다면 제자가 올바르게 성장하기를 원한다. 아무리 행실이 바르지 못하더라도 그 학생 본연이 갖고 있는 잠재능력을 끌어내 한 사회의 일원으로 인간답게 살아가게 해야 한다. 영화를 가만히 보자니 지난해 겨울 스웨덴의 한 학교를 방문했을 때 일이 생각났다.

     

    스웨덴. 솦속에 아늑한 학교가 있다. 솔나(Solna) 김나지움. 한 교사를 만났다. 안 린드히 스포츠 코디네이터가 그 주인공. 그는 머나먼 한국에서 자신의 학교를 찾은 일행을 두고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다. 그는 지갑에서 1,000크로나(스웨덴 화폐. 스웨덴은 EU에 속하지만 유로를 사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유로 위기에 휩쓸리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1,000크로나는 한화로 대략 17만원.)를 꺼냈다. 우리에게 물었다.

     

    "이 돈을 원하세요?"

     

    돈을 안좋아하는 사람이 있을까. 그는 다시 물었다.

     

    "이 돈을 갖고 싶으세요?"

     

    "네."

     

    그가 갑자기 돈을 마구 꾸겼다. 또 바닥에 버리고 난 뒤에 발로 밟기도 했다. 그가 다시 물었다.

     

    "아직도 이 돈을 갖고 싶으세요?"

     

    그가 하려는 말이 뭔지 대략 감이 왔다. 화폐가 가진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는 것. 학생들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아무리 더렵혀지고 꾸겨져도 학생이 가진 본질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이다. 스웨덴 교육의 핵심이 바로 이것이란다. 신선한 충격이다. 민주적 가치, 과목의 통합 등등 어려운 말로는 와 닿지 않던 스웨덴의 교육이 이 한마디에 모두 정리됐다. 한명의 학생도 포기할 수 있는 낙오자 없는 교육이 스웨덴의 자랑이다. 바보로 태어나도 뭔간 잘할 수 있는 게 하나는 있다고 믿고, 또 그것을 찾아주는 교육. 영화 <파파로티>가 주는 감동 이상이다.

     

    안 린드히는 개인에 초점을 맞춘 교육에 대해서 설명을 이어나갔다. 솔나 김나지움에서 터키로 전지훈련을 떠난 학생들이 있다고 했다. 모두 4명인데, 이들의 교육을 위해 솔나 김나지움에서 교사를 터키로 파견한다고 했다. 급식부터 학업까지 그 학생들을 위해 모두 지원한다고 했다. 약간은 비효율적이라고 느껴질 수도 있겠다. 하지만 운동을 한다고 공부를 못한다는 것은 또다른 의미에서 차별이라는 것이 요지다. 스톨홀름대에서 수억원에 가까운 휠체어를 제공해 장애인의 교육권을 보장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어찌보면 엘리트를 위한 교육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렇지는 않다. 적어도 솔나 김나지움에서는 소수 엘리트를 위한 교육보다는 학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더 많은 시간을 쏟는다고 했다. 개인의 필요에 의한 교육은 비용이 상당히 소요된다. 하지만 사회 전체적으로 볼 때는 오히려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어느 생각이 맞는 것일까.

     

    #어린이집 교사가 17개월된 어린 아이를 폭행한 사건이 일어나서 사회가 시끄럽다. 남들은 다 자는데 혼자 잠을 자지 않았다는게 교사를 화나게 한 이유다.

     

    한국사회는 아직까지 개인보단 단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본다. 한 학생을 위해 여러 교사가 달라 붙는 스웨덴을 보니 부러운 점이 많았다. 그렇다고 교사가 학생수보다 많은 건 아니다. 교사가 1인 다역을 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솔나 김나지움에는 모두 720여명의 학생이 재학중이라고 했다. 교사는 모두 90여명이다. 80명당 한명꼴이다. 더구나 이 학교에는 스페셜(지적 장애) 학생들이 100여명이나 된다고 한다. 한국은 어찌되는지 몰라 통계를 찾아봐야겠지만 비슷하거나 오히려 교사수가 많을지도 모른다. 늘 고된 업무에 시달리고 자신이 맡은 일 아니면 귀찮은 듯 남에게 떠 맡기는 교사가 있다면 참된 교육은 요원해 보인다. 교육 현실이 얼마나 어려운 상황인지는 언론보도를 통해 알 수 있다. 학생이 교사를 폭행하지 않나, 대놓고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들도 있다. 원인이 무엇이고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보다는 내 주변에 시끄러운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라고, 그런 일이 일어났다면 그냥 덮어버리고 싶은 심정이 더 들 수도 있다. 스웨덴도 사람이 사는 사회다.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지 않다면 교육 현장이 바뀔 수 없다. 언제까지 희생을 강요할 수만은 없다.

     

    교육은 돈이 많이 드는 일이다. 그래도 꼭 필요하다. 교육받을 권리는 대한민국 헌법에도 보장하고 있다. 국가라면 충실히 따라야 한다. 다양성이 존중받는 가운데 창의력이 생겨나는 것인데, 이는 개인마다 다를 수 있다. 학력보단 창의력이 필요한 세상이다. 정보는 인터넷에 다 있다. 기존의 것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아이디어가 세상을 지배한다고 본다.

     

    필자는 해결책을 모른다. 딱히 우리 교육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지금의 교육환경보단 내일이 낳아져야 한다. 현명하게 판단하고 끈임없이 논쟁하고 토론의 장이 지속적으로 마련돼야 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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