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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컴퍼니 유킵(The company you keep)
    카테고리 없음 2013. 12. 31.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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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컴퍼니 유킵의 포스터. 주연을 맡은 로버트 레드포드가 연출도 맡았다. 나도 로버트처럼 멋있게 늙고 싶다.



     비슷한 처지라서 그럴까. 컴퍼니 유킵 속에 등장하는 샤이아 라보프를 보기 위해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미국 사회를 뒤 흔든 일대의 사건 용의자가 30년만에 검거되는데, 이 과정에서 뒤틀린 진실이 드러난다. 지역지 기자인 벤 세퍼드(샤이아 라보프)의 특종에 의해 인권 변호사로 활동 중인 짐 그랜트(로버트 레드포드)가 30년 전 사건의 범인으로 드러난다. 


     영화 속에 꼬인 사건을 다루고 싶진 않다. 컴퍼니 유킵을 통해 지켜주고 싶은 친구가 누구였는지는 영화 중반까지 보고 있다보면 다 알 수 있다. 필자는 취재해 나가는 과정에 담긴 미국 지역지 기자의 모습을 보고 싶었다. 취재의 과정은 비슷비슷하겠지만은. 우리보단 고용과 해고가 좀더 자유로워 보인다. 


     일생일대의 특종을 잡은 지역지 기자의 활약을 기대하면서 봤는데, 생각보단 허무하게 끝나고 말았다. 한국 언론과 미국 언론 환경은 차이가 있어보인다. 미국 환경은 잘 모르겠지만 우리 신문은 거의 대부분의 뉴스가 비슷하다. 내 생각에는 80~90%는 유사하다. 일단 우리나라에는 연합뉴스라는 국가 기반 통신사가 있다. 언론 시스템도 출입처를 통해 나오는 기사들이라 일본과 유사하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상당부분이 국가 기관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중요 이슈도 대부분 그런 내용을 다룬다. 


    하지만 영화속에서 본 미국은 그렇지 않은 듯 보였다. 짧은 생각인지는 모르지만 미국은 보다 사건 중심. 개인 중심이다. 살인 사건을 저지른 자가 30년간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도피하면서 살다가 어느날 FBI에 검거된다. 그 사건을 심층 취재하다보니, 실제 그 현장에 없던 인물이 범인으로 지목돼 피해를 보게 된다. 동지라는 이름으로 배신할 수 없던 이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공범이었던 샤론은 가족이 생기게 되고, 자수하려는 맘을 먹는 찰라 검거된다. 인권변호사로 활동했던 짐도 그렇다. 짐 자신은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지만 동지를 배신할 순 없었다. 하지만 누명을 벗고, 딸에게 가려고 한다. 


    미국의 언론은 이런 개인적 사건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듯 보인다. 사실 지방지에 근무중인 필자도 사람의 이야기가 중요하다고 늘 강조해 왔다. 하지만 전체적인 한국 언론의 흐름은 역시 기관 중심이다. 구조가 그렇게 돼 있다. 거의 대부분 기사가 비슷하다보니 재미가 없다. 사람의 생각은 다양하다. 삶도 다양하다. 지방지가 특종을 낼 수 있는 건, 바로 사람 이야기가 담겼기 때문이다. 사회를 뒤 흔들었던 사건의 주인공이 그 지역에서 검거됐다면, 그 이야기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해 대다수 독자들에게 알린다면. 


     좀더 흥미로울 줄 알았는데, 영화는 그 답을 주지 못하고, 멈춰 버린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지만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지역지 기자 벤 셰피드는 진정한 특종을 송고하기에 앞서 고민한다. 결국 이메일에 담긴 기사는 휴지통으로 향하게 되고, 그 사건으로 인해 선의의 피해를 볼 수 있는 피해자는 사라지게 된다. 


     기자의 역할이란게 과연 뭘까. 사실을 보도한다고 모든 것들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인가. 양쪽 이야기를 균형있게 실었다고 면책을 누릴 수 있는 것일까. 그렇다고 글을 쓰는 사람인 기자들이 아무 얘기도 안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과연 중심은 어디에 둬야 하는 것인가. 


     이 영화를 본 다른이들은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모르지만, 직업이 기자인 필자는 다시 리셋되는 느낌을 받았다. 원초적인 질문을 던지게 됐다. 아직 갈 길은 멀고 험하다. 사회의 어두운 면에 빛을 비춰서 좀더 밝게 하고 싶다는 생각은 아직도 변함없지만, 과연 어디까지가 적절한 선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동안 뭣 때문에 매일매일을 고민하고 하루살이처럼 살아왔는지. 왜 그랬는지 허무하게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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