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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교육탐방 뒷담화(36)핀란드 중심부에 우뚝 서 있는 러시아황제의 동상
    카테고리 없음 2014. 1. 8.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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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헬싱키 대성당(루터란 대성당)

     

     

     

     

     황대진 핀란드 한인회장은 숙소로 향하기 반드시 들러야 할 곳이 있다면서 헬싱키 시청으로 향했다. 시청 앞 원로원광장은 원래 국립묘지였다는데, 옮겨지고 현재의 광장 모양으로 바뀌었다. 핀란드에서는 아이스하키가 인기있는 스포츠인데, 우승하면 이 광장에서 행사를 진행한다고 한다. 광장 옆쪽에는 헬싱키 인문대학 건물이 있다. 공과대는 다른 곳에 있단다. 핀란드인 80%가 마틴루터교를 믿는데, 이 광장에 교회 건물인 헬싱키 대성당(루터란 대성당)이 있다. 루터란 대성당에서는 결혼식도 많이 이뤄진다. 핀란드 대통령 관저도 있고, 한마디로 이 광장에서 사진을 찍어야만 핀란드 여행을 다녀왔구나 하는 핀란드의 명소 중의 명소라는 설명. 살이 찢어질 것 같은 추위 속에도 광장으로 걸어가야만 했던 이유다.

     

     

    핀란드 원로원 광장에서 우뚝 서 있는 러시아 황제 알렉산드르 2세의 동상. 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헐~ 멋진 동상이 있네. 누굴까. 핀란드의 영웅인가?"

     

    헬싱키 시청 앞 광장에는 황제의 동상이 있는데, 그 주인공은 러시아 황제였던 알렉산드르 2세다. 핀란드의 영웅이 아니다. 러시아 황제의 동상에 왜 핀란드의 중심에 서 있는 것일까. 핀란드는 오랜 세월 스웨덴과 러시아의 지배를 받아왔다. 러시아 제국에 편입되기 전까지는 스웨덴의 군주가 다스렸는데, 역사 문헌에는 1249년부터 스웨덴이 핀란드를 지배했다고 기록돼 있다. 600여년 스웨덴에 속해 있던 핀란드는 1809년부터 1917년까지 러시아 제국의 일부에 속했다. 러시아 제국의 황제가 핀란드 대공을 겸임하면서 핀란드 대공국시대가 펼쳐진 것. 로마노프 왕조의 엘렉산드르 2세는 개혁적인 인물이었는데, 핀란드의 언어 사용 등 역사를 이어갈 수 있는 배려를 했다는 설명을 들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남의 나라 황제 동상을 심장부에 둔다는 건 문제가 있어 보인다. 핀란드에서도 동상 존치 여부에 대한 찬반 논란이 뜨거웠다고 한다. 치욕적인 역사를 기억하자는 의미에서 동상을 철거하지 말자는 주장과 없애 버려야 한다는 주장이 충돌했는데, 결국 남겨두자는 의견이 더 많았다고 한다. 예전에 우리나라가 서울시청으로 사용하기도 했던 조선총독부 건물이 생각난다. 총독부 건물은 지금은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교묘하게 조선의 정기를 틀어 막는 조선 총독부는 당연히 철거돼야 마땅하다고 여겨지지만 문제는 그 치욕의 역사를 되새겨볼 수 있는 역사적 사료를 잃어버리게 됐다는 점이다. 총독부 건물의 일부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박물관으로 옮겨져 전시돼 있을 뿐이다. 부끄러운 역사도 역시 역사다. 현재가 중요한 건데, 충분히 과거의 수치를 되 갚아주진 못하고 있는 듯 보인다. 

     

    핀란드는 현재 전세계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에 속한다. 여러 경제 지표를 살펴봤을 때도 최상위 클래스다. 바로 이웃한 스웨덴과 견주어봐도 역시 절대 밀리지 않는다. 한때 스웨덴의 지배를 받았지만, 지금은 이를 능가하고 있고, 어떤 분야에서는 훨씬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역사를 통해 현재를 되돌아보고 이를 갈게 만든 것이 아닐까. 만약 조선총독부가 그대로 남아 있어서 우리의 치욕적인 역사를 기억하면서 일본을 뛰어넘으려는 의지를 불태우고, 진정한 승자가 되는 것이 진정한 자존심은 아니었을까. 결국 국제사회의 영향력을 키우고 힘을 얻지 못하면 그저 그런 주정뱅이가 될 뿐이다. 역사를 왜곡하는 이웃나라를 제대로 혼내줄 수 있는 올바른 방법은 과연 무엇일까.

     

    역사는 현재를 바라보는 거울이다. 올바른 역사 교육이 중요하고, 강조되고 있는 시점인데, 핀란드의 러시아 황제 동상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 쓸데없는 자존심은 버리고,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게 만드는 진정한 파워가 무엇인지, 그 파워를 어떻게 최대한 키워낼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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