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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춘천시립교향악단 교향악 축제 사전 춘천 공연
    카테고리 없음 2012. 4. 6.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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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시립교향악단의 연주 직전 백정현 지휘자가 관객들에게 상냥하게 인사를 건내고 있다. 그는 사람을 빠져들게 하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시멘트가 서서히 굳어가듯이 나이가 들면서 감성이란 것도 서서히 메말라 가는 듯하다. 그 흐름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겠지만 문화라는 것이 그 시간을 조금 느리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 지난 2일 춘천시문화예술회관에는 100여명의 관객이 모였다. 붐비지도 않았고 넉넉하게 남은 자리에 편안하게 앉았다. 객석을 정비했다더니 그리 편안하지는 않았다. 내 기억에는 문화예술회관 구조 변경 비용이 20억 원이나 소요됐다는데. ‘글쎄’라는 생각만 들었다. 여튼 이날 춘천시향의 연습 연주가 있었다. 5일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있을 교향악 축제에 참가한 춘천시향의 예행연습 공연이었다. 춘천출신의 피아니스트 조재혁 성신여대 교수와 협연했다.

     첫곡은 베를리오즈의 헝가리 행진곡. 사실 클래식은 좋긴 한데 이름 외우는 게 쉽지 않다. 검색해서 들어보면 알 수 있듯이 익숙한 명곡이다. 현악기가 귀를 부드럽게 만들어 주기 전까지 불협화음처럼 느껴지는 관악기의 시작은 거슬렸다. 전체적으로는 자연스러운 흐름과 강약이 잘 조절돼 편안했다. 개인적인 견해로 이전보다는 한층 더 성숙한 연주가 맘에 들었다. 음악이라는 것이 다 주관적인 느낌이 있기 때문에 또한 비전문가가 듣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겠지만 그냥 느낌이 그랬다. 귀가 즐거우면 그만이다. 그만큼 연주하는 게 쉽지 않다. 그래서일까. 교향악축제에 참가한 것이 19년만이란다. 그 전의 시향과 비교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시향의 마케팅 능력이 높아졌다는 생각도 든다. 백정현 지휘자가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지도 벌써 만 2년하고도 5개월이나 지났다. 2009년 11월에 위촉장을 받았느니 벌써 그렇게 됐다.

     

     

     위는 내가 쓴 기사다. 연주회를 다녀오고 나서 다시 한번 찾아보고 읽었더니 옛 생각이 났다.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는 전쟁터에서는 장군이다. 그의 역랑에 따라 전쟁의 승패가 좌우된다. 그의 결정에 따라 수많은 병사가 목숨을 잃을 수도 있고 또는 그 반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토록 기다렸던 조재혁의 연주. 빰빰빰빰~꽝 빰빰빰빰~꽝.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이 시작됐다. 악기에서 나오는 소리도 엄청 그렇게 그 사람의 성격을 그대로 닮아서 내는지 정말 신기했다. 내가 만나고 이야기했던 기억속의 조재혁이 피아노 선율을 타고 그대로 흘러넘쳤다. 다소 긴장했는지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감미롭고 매력적이었다. 섬세하고 부드러웠다. 어린아이 같더니만 또 어느새 어른이 보였다. 악기도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신비로움을 지녔던가. 맞다. 그렇다. 새로움이 느껴졌다. 클래식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평소 즐겨 듣지 않지만, 연주회만 다녀오면 공부하고 싶어진다. 시향의 감미로운 연주가 그날 내린 비와 함께 메말라가는 내 마음을 촉촉하게 만들어줬다. 그게 문화의 힘이고, 매력인 것을 새삼 깨달았다.

     

     4월 5일 공연은 보지 못해 아쉬웠다. 오늘 이 글을 쓰기 위해 춘천시향의 홈페이지를 들여다 보니 연주회를 다녀온 사람이 댓글을 달아놨다. 열정적인 지휘자의 모습에 박수를 보낸다.

     

    춘천시예술회관의 관객석. 20억원이 투입됐다고 들었는데. 그닥. 연주를 듣기에 지장은 없었지만 다소 불편했다. 객석 좌석 번호 대신 사람 이름을 넣는 객석기부제 등을 도입해서 리모델링을 준비하고 있는 봄내극장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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