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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교육탐방 뒷담화 (12) 독일 만하임 종합학교 게잠트슐레
    카테고리 없음 2012. 12. 23.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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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게잠트슐레 7학년 영어 수업 참관.

     

     

     독일 주정부에서 교육담당 공무원을 만난 뒤 바로 인근에 있는 게잠트슐레를 찾았다. 게잠트슐레는 일종의 종합학교로 보면 된다. 여러 학교가 통합돼 있다. 김나지움과 레알슐레가 합쳐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인문계와 실업계가 합쳐 있는 형태다. 이 학교를 보면 대충 독일의 교육 시스템이 어찌 된 건지를 감이라도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결론적으로 그랬다. 학교장을 만나고 간단히 인사한 뒤에 영어 수업에 참관했다.

     

     7학년이란다. 우리나라로 치면 중학교 1학년 정도라는 한다. 남녀가 섞여 있었고, 20명이 책상에 앉아 있었다. 분위기는 자연스러웠다. 한국에서 찾은 손님들이 자신들의 수업을 참관한다니 다소 긴장된 모습도 보였다. 이는 한국이나 독일이나 마찬가지다. 이방인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한국에서 온 손님들에게 자신들이 사는 만하임을 소개라도 하려는 듯 만하임의 사진을 보면서 영어로 설명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특히 만하임에는 워터타워가 가장 유명하다고 하는데, 이를 설명한다고 대다수의 학생들이 손을 들었다. 발언권을 얻으면 설명을 이어나간다. 쉬운 단어로 설명하고,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독일어가 튀어나오기도 한다. 이때 선생님은 영어 단어를 알려주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한다. 선생님은 안내자 역할만 했다. 누누히 강조했듯이 독일을 비롯한 유럽은 객관식 평가가 없다. 전부 주관식 에세이, 절대평가다. 영어 평가도 마찬가지다. 에세이 평가를 하는데 어휘는 적절했는지 문법은 맞았는지 등을 평가한다. 또 영국의 정치 미국 등 관심있는 주제로 글을 쓰는데, 내용 스타일 문장구조 문법 등으로 나눠서 평가한다고 한다. 평가는 교사의 권위가 존중을 받는다. 외부감사도 진행되는데 점수 자체에 대한 평가는 받지 않는다고 한다. 객관성이 의심되긴 한다. 사회가 조금 부조리하고 불투명하다면 이런 평가는 오히려 나쁠 수도 있겠구나를 생각했다.

     

     

    만하임 게잠트슐레.

     

     

    만하임 게잠트슐레 정문으로 들어가면 광장이 나온다. 이곳에서 학생들이 공연을 하기도 한다고 한다.

     

     

    만하임 게잠트슐레는 인문학교와 실업계 학교가 공존해 있는 상태다. 이곳은 목제 실습실이다.

     

     

    만하임 게잠트슐레 외관 모습. 현대적인 감각이 느껴진다. 독일의 건축을 알 수 있는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만하임 게잠트슐레 외관 모습. 세련된 모습이다.

     

     

     

    소통에 초점을 맞춘 영어 어려운 단어 하나 외우기 보단

    쉬운 단어 활용해 자신의 생각 전달하는데 초점

    사람은 모두 다른 출발점에서 인생 시작해 개별맞춤 교육으로 결과의 평등까지 추구

     

     

     이들의 영어 수업을 통해서 느낀 거지만 평생 한번 쓸까 말까한 어려운 영어 단어나 문법을 평가해 순위를 매기기 보단 영어라는 언어를 통해 소통하고 생각을 전달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해 보였다. 쉬운 단어를 사용하고 이를 활용해서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불과 몇십년 전까지만 해도 독일 영어는 우리나라와 비슷한 문법 위주의 평가였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와 비슷한 이유의 문제가 발견된 것인데, 아무리 배워도 말을 못하는 것이다. 영어 교육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봐야 했다. 우리처럼 인류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성적을 낼 것인가, 아니면 소통을 위한 것인가. 중학교부터 시작된 영어교육은 공교육으로만 10년 이상을 받은 것 같다. 요즘은 초등학생들도 영어를 공부한다고 하는데, 과연 무엇을 위한 교육인지 궁금해졌다. 대부분이 영어로 대화를 나눴는데, 그중 절반도 못 알아 들었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교육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

     

     게잠트슐레의 특징을 보면 학생들이 진로를 결정하는데 있어 한번의 기회가 더 주어진다는 특징이 있다. 일단 공부를 더 해서 대학으로 진학을 하고 싶은 학생과 고등학교만 졸업해서 직업을 갖고 싶어하는 학생들이 있는데, 이 두 부류를 모두 수용하고 있는 것이 종합학교인 게잠트슐레다. 일반의 독일 학교와는 달리 3년정도 뒤에 이런 진로가 결정된다고 한다. 대학 진학을 위한 김나지움으로 가려면 언어가 필수 있는 영어는 기본이고 프랑스도 배워야 한다. 독일인이 아닌 다른 나라 사람이라면 부모의 언어까지 5~6개 언어를 하는 학생도 많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실업계 학교를 갔어도 나중에 인문계고등학교로 변경해 대학에 진학할 수도 있다고 한다. 다른 학교에 비해 게잠트슐레는 학교가 같기 때문에 완전히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부담은 덜 수 있다고 한다.

     

     

    클라우스 베버 교장. 활기차고 적극적인 성격. 웃과 여유가 느껴졌고 신사적이었다.

     

     

     클라우스 베버 게잠트 슐레의 교장은 모든 사람은 모두 다른 출발선에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아시아쪽의 교육은 그룹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유럽이나 미국은 개별적 지원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개인모두가 다른 출발선에 서 있기 때문에 교육의 비슷한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개별 맞춤 지원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개인의 재능을 보다 잘 살릴 수 있다면 사회 전체적으로 더욱 풍성한 결과를 낼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이 교육인 것이다. 만하임은 아이스하키가 유명한데, 스포츠에 재능이 있다면 그 팀과 연계해 지도를 하는 것이다. 또 운동을 한다고 공부를 전혀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그 학생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맞춤 지원을 통해 교육을 받을 권리를 충족시켜준다는 것이다. 공부를 못한다고 열등아처럼 인식되는 우리나라와는 딴판이다. 이곳에서는 공부를 못한다는 것은 적성이 맞지 않는다와 같아서, 전혀 창피한 일이 아니라고 한다. 적성에 맞는 교육을 찾아서 흥미를 갖도록 하는 교육한다는 것이다. 고등학교까지는 다양한 사회경험을 쌓고 놀지만 대학에서는 정말 무섭게 공부한다고 한다. 독일 학생들은 자신에 맞는 수준의 책을 골라서 공부하는데, 다양성보다는 한가지에 집중교육을 실시한다고 한다. 조인학 독일 교포신문 편집장에 따르면 자신의 자식이 있는데, 학교에서 역사공부를 하는데 한 인물에 대해서 한학기 내내 교육을 받았다고 한다. 우리나라로 치면 흥선대원군에 관해서 한학기 내내 공부하는 것이다. 이런 집중이 흥미와 관심을 불러 내서 결국 스스로 자기주도학습을 할 수 있게 만든다는 논리다. 대충대충 수박겉핥기식 교육보다는 한가지라도 제대로 가르치려는 노력을 엿볼 수 있다.

     

     

    게잠트슐레 교사들과의 간담회. 이런 휴게소가 있었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학교에 전혀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 교사와의 간담회도 가졌는데, 지긋한 연세가 있으신 여교사는 학생들 때문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교사에 대한 존경이 상당히 사라졌다고 했다. 간담회 도중에 자리를 뜨셨고, 젊은 교사 3명만 남아서 간담회가 진행됐다. 특이한 점은 영어교사인데, 국어교사이기도 했다. 복수 전공인데, 독일에서는 흔한 일이라고 했다. 내가 학교를 다녔을 때는 국어선생님은 계속 국어만 가르쳤던 걸로 기억된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한 교사가 2~3가지 과목을 가르친다. 또 이야기를 나누다 옆 유리로 학생들이 학교를 나서는 모습을 봤다. 정말 충격적인 장면을 봤다.

     

     한 학생이 학교를 나가기도 전에 담배를 꺼내 물고 담배를 피우기 시작하는 것이다. 독일이라고 해도 별 수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독일도 일탈 학생의 문제가 심각할 듯 여겨졌다. 나중에 알고 보니 독일은 담배를 태우는 연령이 한국보다 낮은데, 고등학생은 피울 수 있는 나이라고 들었다. 맞는지는 다시한번 확인해 봐야겠다. 담배는 기호식품이라는 건데 청소년의 건강에는 안 좋기 때문에 부모와 학생에게 교육은 시킨다고 한다. 일탈 학생 문제 해결방식은 팀 빌딩 기법을 활용한다고 한다. 사회적 배경이 낮은 학생들은 1주일에 1~2시간씩 체험학습과 협동학습 시간이 주어지는데 과목이 아니라 인성교육에 초점이 맞춰진다고 한다. 잘못을 저질렀을 때는 트레이닝 룸에서 반성문을 작성하고 경우가 심각할 때에는 학교를 나오지 못하게 한다고 한다. 최고의 놀이터 학교를 못나오게 하는 것이 벌이다. 정말 그도 그럴것이 체육관을 보니 정말 입이 확 벌어졌다.

     

     

     

    만하임 게잠트슐레 체육관. 들어가는 입구가 이렇게 보여도 실내는 입이 딱 벌어진다. 축구장 크기의 체육관이다.

     

     

     

    체육관 내 코트의 모습. 충분히 넓다. 다양한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옆에 간이벽을 없애면 축구경기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정도 규모의 체육관이 4~5개가 붙어 있다. 옆은 간이벽이라 전체를 하나로 연결할 수 있다.

     

     

     

     게잠트슐레에는 1,600여명의 학생이 재학중이라고 한다. 함께 했던 한국의 교사들에게 물어보니 한국도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고 하는데 맞는지 모르겠다. 여러 학교가 통합돼 있다보니 규모도 컸는데, 이를 실감할 수 있게 한 것이 바로 체육관이다. 굉장히 실용적으로 만들었는데, 전체 체육관크기는 축구경기장 만했다. 이 크기가 간이벽으로 막혀져 있어서 4~5개 공간으로 나눠져 있다. 이를 전부 연결하면 실내 축구장이 되는 것이다. 실용적인 체육관인거다. 각 공간은 농구, 풋볼, 배드민턴 등 여러가지 스포츠 경기장으로 사용할 수 있게 꾸며져 있다. 엄청난 규모다. 학생들에겐 최고의 놀이터가 될 듯 싶다. 학교내에 도서관도 있었는데, 끝난 시간이었지만 좀 열러달라고 해서 구경했다. 이 도서관은 지역 사람들에게도 개방돼서 누구나 책을 빌려볼 수 있었다. 지역 커뮤니티의 중심이 돼 있는 게잠트슐레를 보니 좀 부러워졌다.

     

     

     

    게잠트슐레의 도서관. 탁자 기둥이 특이하게 책으로 만들어졌다.

     

     

     

    도서관 한쪽에 마련된 아이들 놀이터. 학교가 지역 친화적이다.

     

     

     인생을 살다보면 실수를 많이 한다. 한번의 선택으로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다. 이를 되돌릴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교육, 게잠트슐레에 답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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