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관리비가 제로, 정말 이런 집을 만들 수 있을까요?
    카테고리 없음 2013. 11. 13. 19:15
    반응형


    앞마당이 잔디로 깔린 집을 원하십니까? 관리는 자신있으시고요?



    단독 주택에서 살고 싶다.


     이런 말을 하면 지인들은 그 관리를 어찌할거냐고, 또는 아파트가 훨씬 편안하다고 말리곤 합니다. 어릴적 잔디 주변에 난 풀 때문에 단독주택은 아예 거들떠 보지도 않으시는 선배도 계시고요. 하지만 기성복 같은 아파트에서 항상 마음 쪼리며 아이들에게 뛰지 말라고 다그치면서 발을 들고 조심스럽게 다녀야겠냐고, 아이들은 맘껏 뛰어놀 수 있게 해줘야 한다면서 최근들어 여러가지 형태의 단독을 알아보고 다녔습니다. 제 가슴에 가장 불을 지폈던 것은 바로 <땅콩주택> 주택이었죠. 그 이현욱 건축가의 생각이 맘에 들었습니다. 한필지를 사서 두집을 짓고 친구와 함께 사는 거죠. 마당을 함께 쓰면서 말이죠. 3억원정도로 내 집을 마련할 수가 있다는 점도 매력인데요. 하지만 정말 공간이 작다는 점은 또 망설이게 하는 점이었습니다. 3억원이면 수도권에서 살고 있는 분들에게는 한번 마련해 볼 수 있을 정도의 가격이지만 지방 중소도시에서는 3억원이면 훨씬 좋은 아파트에 들어가서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큰 금액이기도 합니다. 수평적 공간을 수직적 공간으로 바꿔서 생활하기에는 불편함이 없을지 몰라도 역시나 부담입니다. 결국 땅콩집은 가보지도 않았습니다. 이후에 파주에 도시농부라는 단독 타운하우스를 찾게 됐어요. 이것도 땅콩과 거의 같은데요. 수직적 공간으로 7~8개의 공간이 생겨납니다. 하지만 정말 협소해요. 역시나 우리 부부는 지금 살고 있는 85제곱미터의 아파트가 더 좋다는 결론을 얻었어요. 이후 단독의 열풍이 불면서 스틸하우스니, 목조주택이니 태풍처럼 유행이 흘렀습니다. 


     지방도시에서도 이 열풍이 이어져서 제가 살고 있는 춘천지역에서도 4~5개의 타운 하우스가 조성되고 있습니다. 제 눈으로 봤을 때 가장 성공한 지역은 춘천 거두리의 아이홈입니다. 벌써 8, 9호가 새주인을 기다리고 있죠. 나머지 해오름 마을이나 해밀하우스는 아직은 가능성만 있을 뿐 그리 성공할 모델은 아닌 듯 보입니다. 이와중에 가평 속초면에 김병만의 한글주택이 만들어졌다는 소문을 듣고 그리로 향했죠. 건축만 1억원. 아주 간결하면서 모던한 스타일이 제 맘에 쏙 들더군요. 노출 콘크리트 구조가 세련된 느낌도 들고 앞마당까지 확 트인 공간이 매력적이에요. 


     그래서 제 결론은.


    1. 단독은 타운하우스로.

    2. 운영은 도시농부의 D.O.서비스를 도입해야(도시농부타운하우스의 매력과 그 반대편 글 참조)

    3. 최소 30가구는 돼야.

    4. 관리비는 최대한 싸게

    5. 건축비는 1억원 정도가 적절(김병만의 한글주택이 적합)



    이중 2번과 4번은 어느정도 연관성이 있습니다. 일단 도시농부의 D.O. 서비스는 일종의 아파트의 관리소 같은 서비스입니다. 타운하우스의 경우 땅값이 비싸기 때문에 도심에서 약간 떨어질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 납니다. 그러려면 암만해도 교통이 불편하겠죠. 이를 지원하는 겁니다. 도시농부에 소형 버스를 들여놓고 도심까지 운영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거나, 공동의 레스토랑과 공원을 만들어 입주민에게 제공하는 겁니다. 그러면 단독이면서도 아파트처럼 편안한 관리를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죠. 그럼 이런 서비스를 운영하기 위해 투입될 돈이 문제인 겁니다. 


     현재 춘천에서 건설되고 있는 타운하우스는 멋진 집을 지어놓고 그걸 팔기에만 급급합니다. 제 생각에는 타운하우스의 철학을 팔고 서비스를 팔아야 한다고 봐요. 역시나 아파트의 편리함과의 경쟁에서 이기지 못하면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도시농부처럼 전천후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단독 주택에서 살면서 온갖 관리비와 더불어 그 서비스에 대한 비용까지 엄청나게 소요되겠죠. 그럼 구지 타운하우스로 갈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 고민은 시작됐죠. 


    제가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중 하나가 바로 협동조합니다. 어느 선배와 술을 마시다 아주 격렬한 논쟁이 벌어졌는데요. 협동조합을 잘 활용하면 반값아파트나 관리비가 제로인 아파트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제 주장에 "그건 말도 안된다"는 선배의 질책이었습니다. 과연 불가능할까요. 


    구지 협동조합 모델을 활용하지 않더라도, 타운하우스에서는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유는. 


    <매일경제 2013년 11월 12일자 29면, 잠실5단지 '스웨덴식 복지타운' 변신>이라는 기사를 보면 어느정도 짐작이 갑니다. 기사의 요지는 입주민에 일자리를 제공하고, 상가수익으로 관리비가 0원인 재건축 모델이 추진되고 있다는 것인데요. 잠실 5단지 조합원들에게 인기가 높다는 겁니다. 


    아하~


     이거다. 단독 타운하우스에도 이런 수익형 레지던스나 상가 등을 제공하면서 그 수익을 공동에게 나눠주는 것이지요. 그려려면 어느정도 규모는 있어야 할 것이고요.


     일단 춘천 아이홈의 경우. 아주 좋은 공간이 있습니다. 바로 5호인 모델하우스인데요. 그걸 펜션식으로 개방하는 겁니다. 하지만 타운하우스의 특성상 대학생들의 MT처럼 되면 안되겠죠. 단독을 체험하고 싶은 사람에게 돈을 받고 빌려주는 것이죠. 하지만 이 건물은 정도건축의 소유이기 때문에 그 수익은 정도건축으로 돌아가겠죠. 하지만 처음에 이런 비전으로 타운하우스를 추진하고 일정 부분을 입주민들에게 갹출해서 건설한다면 불가능하지도 않을 것 같아요. 


     일본 도쿄 롯폰기힐스. 이곳은 입주민이 아파트 관리비를 전혀 내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재개발 당시 호텔, 공연장, 쇼핑몰 등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관리비로 돌렸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당연히 주민 반응은 좋을 수밖에 없죠. 


     아직까지 흥행에 성공하지 못한 춘천의 <해오름마을>은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듯 합니다. 왜냐면 제가 보기엔 해오름마을이 도심에서 가장 근접해 있고요. 향후 개발 가능성도 가장 높다고 보거든요. 퇴계동에 위치에 있는데, 근처에 닭갈비 타운도 있어요. 하지만 최근에 가봤을 때 너무나 썰렁했어요. 맨 위쪽에 일가족이 건축하고 있는 건물도 그대로 방치돼 있는 것 처럼 보였고요. 또 춘천 거두리의 아이홈을 짓고 있는 정도건축이 이 근처에도 진출할 계획이 있다고 하네요. 인근에 교회가 있는데, 그 쪽 땅주인이 추진해 보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는 겁니다.


    어떤가요?


    타운하우스를 조성하면서 집만 팔려고 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여겨집니다. 아파트를 뛰어넘는 관리 서비스를 팔아야 해요. 그렇다면 사람들은 좀 비싸더라도 지불하려고 할겁니다. 그만큼 엄청난 매력을 지니고 있으니까요. 특히 요즘같은 시대에서는 안전한 집이 대세죠. 무조건 안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방범같은 건 확실하게 구축해야죠.


    감히 예상하건데요. 30~40년 후면 아파트는 사라지고 관리비가 제로 이거나 아니면 다른 특성이 돋보이는 타운하우스가 넘치는 마을로 가득할 겁니다. 아파트는 매력이 없거든요. 


    함께 산다는 것, 또 저와 생각이 같은 사람들이 있다면 이것은 현실이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저는 솔직히 뭐 가진거 하나 없어요. 그래도 단독주택에 살고 싶어요. 타운하우스의 수익으로 관리비가 제로인 단독주택에서 살 수 있을까요?


    궁금해지네요.

    반응형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