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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원 월정리의 전설
    카테고리 없음 2010. 12. 21.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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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태어나고 20여년을 살았던 고향 철원을 과연 얼마나 알고 있을까. 집 학교 집 학교를 걸어다니면서 늘 고민했던 학창시절이 떠올려진다. 누가 그랬던가. 지금의 고민은 20년 후에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된다고. 그러니까 쓸데없이 고민하지 말고 즐기라고. 내 머리 속에 남겨진 말이다. 그렇지만 인간이 참 간사하다. 그렇게 잘 알고 있으면서도 행동은 또 다르고, 역시나 나 자신도 고민하게 된다. 아무래도 안되겠어서 내 블로그에 그동안 몰랐던 철원에 관해 하나둘씩 알아가려고 한다.

     서정주가 이야기 했더가. 나를 키운건 8할이 바람이었다고...나를 지금까지 키운 8할은 철원이었다고. 비교가 될런지 모르겠지만, 모처럼 또 글을 쓰자고 하니 기쁨 마음이 넘친다. 사실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쓰지 못했다. 난 자유롭게 글을 쓰고 싶다. 편안하게 읽히는 그런 글 말이다. 사실 기자란 직업도 글을 쓰기 위해서 선택했던 직업이다. 후회는 없지만 지금 상황에 만족하는 것은 아니다. 감성적인 글로 바뀔 듯 하니.....

     본격적으로 철원에 관해 오늘 한가지 알게 된 사실부터 소개한다. 그것은 바로 월정리라는 마을에 관한 전설이다. 전방을 들어가다 보면...잠시 전방이라는 용어를 모르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마치 군사용어 같다. 북한과 남한이 나눠 있어 생긴 용어다. 군대가 관리하고 있는 지역으로 생각된다. 남한에서도 북쪽에 있는 철원인데도, 그 철원에서도 더욱 북쪽 지역을 말하는 곳이다. 군인들이 지키고 있고, 민간인들이 전방에서 농사를 지을 수가 있지만, 주민등록증처럼 영농증을 만들어 관리를 받아야 한다.

     그곳 전방에는 더이상 달리지 않는 열차가 서 있다. 가고 싶어도 더 이상 갈 수 없겠지. 낡고 녹이 슬어 있어 움직일 수도 없다. 월정리역이다. 서울과 원산을 달리던 최북단 휴전선 남방한계선에 위치한 기차역이다. 민통선 안에 위치해 철원 고석정 관광단지에 있는 안보 전시관에 방문신청을 해야 겨우 볼 수 있는 까다로운 곳이다. 여기까지는 대충 알고 있었던 사실이었다. 하지만 월정리의 전설에 대해서는 오늘 처음 알게 됐다.

    월정리의 전설이라는 안내판에 담긴 글을 그대로 옮겨본다.

    "먼 옛날 이곳은 이름모를 병으로 고생하는 홀아비와 봉양하는 딸이 살고 있었는데. 그딸은 아버지의 병환을 낳게 해달라고 밤마다 달님께 빌었다. 어느날 달님께 빌다가 잠이 들었는데 꿈속에 달의 화신이 나타나 너의 정성이 지극하여 이르노니 집옆바위위에 가보면 물이 고여 있을 것이니 달이지기전에 너의 손으로 천모금을 길어 아버님께 드리면 병이 나을 것이다라고 일러주었다. 처녀는 허둥지둥 꿈에 일러준 곳을 찾아가서 물을 길어다 아버님 입에다 넣기를 기백번 얼마남지 않은 달은 서편으로 기우는데 효성이 지극한 딸은 온몸에 바위에 부디쳐서 피가 흘렀으며 천번째 물길기를 마치자 서편의 달은 지고 아버님 병환은 나았으나 그 딸은 영영 회생되지 않았다. 그후 물이 고였던 자리를 달의 우물[月井]이라 불렀고 마을이름 역시 월정리라 불리웠다 한다."

    효녀의 지극정성으로 아버님을 낳게한 효심이 갸륵하게만 느껴진다. 이걸로 무슨이야기를 만들 수 있을까. 생각한다. 항상 그렇듯이 난 생각하고 또 새로운 것을 만들고 싶다는 그런 생각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이 전설을 몰랐을 때의 나에게 이미지로 남아있던 월정리를 그려본다. 녹슨 기차가 서 있고 엄청난 바람이 불었던 그 동네가 떠오른다. 이런 가슴 훈훈한 이야기가 넘치는 공간이었는데...다시 한번 찾아가 보고 싶다. 월정리의 전설속 그 여인이 맞아 줄기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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