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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교육탐방 뒷담화 (20) 독일에서 한국의 향기를 느끼다
    카테고리 없음 2013. 2. 4.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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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에서 스웨덴으로 떠나기 위해 프랑크프르트 국제 공항에 왔다. 인천공항보단 규모가 작아 보였지만 이용객은 대략 40% 정도 많다.

     

     

     예의범절이 바르고, 끈끈한 정이 느껴지는 아름다운 나라 한국. 이상하게 독일에서도 이런 느낌을 받았다. 만났던 학생들도 남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며, 또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이 내 고향 한국과 비슷하게 느껴졌다. 외가에서 느꼈던 편안함이라고 해야 할까. 혼자만 잘났다고 남을 무시하기 보단 타인의 개성을 존중하고 이해하려는 모습.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학생들의 모습 때문인지 프랑스 스웨덴 핀란드 보다 독일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마트에서 만난 중년 신사는 아시아의 작은 나라 한국에서 온 낯선 손님을 보고도 반갑게 웃음을 건낸 뒤 내가 고른 물건보단 다른 물건이 더 좋다고 권유하기도 했다. 독일 게잠트슐레에서 만나 우리를 안내했던 학생들이 낯선 나라 한국은 어떤 곳일까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에 자연스럽게 내 의견을 털어 놓게 했다.

     

     분명히 배울점은 많다. 이탈리아나 스페인 등 남유럽 학생들은 3~4명이 모이면 춤을 추고 노는데, 독일 학생들은 토론을 한다고 한다. TV에서는 지겹도록 실업 문제 해결을 위해 정치인들이 토론을 하는 나라. 토론의 기본은 남의 말을 듣는 것인데, 확실히 기본에 충실하다고 느꼈다. 최근 핀란드 교육이 전세계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보이고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독일도 나름 자신들의 교육에 상당한 자부심을 갖고 있었는데, 북유럽 국가들에 비해 평가에서 낮게 나타나자 반성의 목소리가 높아졌다고 한다. 이에 따라 북유럽 국가의 교육을 공부하고 있다고 독일 교육 당국 관계자가 밝히기도 했다.

     

    체계가 잘 갖춰진 공교육 탓에 사교육이 필요가 없다. 있다고 하더라도 성적을 올리기 위한 과외가 아니다. 스포츠나 악기 등 취미 생활을 위한 방과후 교실이 마련돼 있을 뿐이다. 사실 유럽에서는 우리나라처럼 객관식의 평가는 찾아볼 수 없다. 전부 주관식이다. 그것도 단답식이 아닌 에세이 평가다. 도대체 객관성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가. 의문이 생겼다. 객관식은 수치로 정확히 계산돼 점수가 나오기 때문에 객관성 확보에는 용이하다고 여겼다. 하지만 독일의 평가 방식을 듣고 난 뒤에 내 생각이 틀렸구나를 느꼈다.

     

     배우는 사람에게 진정으로 배움의 효과를 깨닫게 하려면 수동성과 능동적인 측면이 모두 필요하다. 특히 학생들이 자신의 지식으로 만들고 앞으로 인생을 살아갈 때 필요한 지혜를 쌓아가게 하려면 스스로 찾아 공부하도록 하는 능동성이 요구된다. 그래야 기억에 오래 남는다. 4~5지 선다형으론 완벽하게 그 지식을 알고 있는지를 평가할 수 없다고 본다. 독일에서는 이런 평가의 방식이 철저하고 구체적으로 진술돼 있다. 프랑크프루트 한인학교장을 지냈던 김경자씨가 번역한 헤세주의 교육 관련 법규를 살펴보면 평가의 기준이 정말 촘촘하게 구성돼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철자가 2개 틀리면 몇점을 감점할 수 있다는 등 평가에 대한 객관성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일단 교사의 평가에 대한 권위를 인정한다. 학생은 점수에 만족할 수 없다면 구제절차를 받을 수 있다. 또 영어 시험의 경우 구술 면접 시험이 따로 있어서 에세이 평가에서 점수가 좀 낮았다면 만회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평가는 이웃한 학교 교사 등 3번에 걸쳐 진행되는데, 만점을 받는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일단 학생이 그 지식을 일정 수준 이상 깨우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우리처럼 상대적 줄세우기가 아닌 일정 이상 실력을 갖추면 <패스>하는 절대 평가가 상당히 어울리는 구조다. 그렇기 때문에 한 과정을 이수했다면 최소한 이 정도의 실력을 갖췄구나라고 평가받을 수가 있는 것이다.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벌써 영어는 기본이고, 이웃 나라 프랑스어까지 마스터하게 된다. 게대가 부모가 독일이 아닌 나라일 경우 구사할 수 있는 언어는 5~6개에 이른다. 이런 것들이 쌓여 실력이 된다.

     

     유럽 대륙은 이제 한 나라나 다름없다. 나와 다른 언어를 사용하고 생각이 다른 이들과 자유롭게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유럽이다. 한반도가 분단으로 인해 섬으로 나눠져 있어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하루빨리 아시아도 전쟁의 위협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소통하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멋진 공간으로 태어났으면 한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발하는 대륙열차를 타고 유럽까지 가는 것을 대학 방학 중에 계획하고 실천할 수 있는 그런 세상이 곧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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