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유럽교육탐방 뒷담화 (23) 스웨덴 스톡홀름대학과 교사교육
    카테고리 없음 2013. 3. 29. 16:51
    반응형

     

    노벨상 만찬이 열리는 스톡홀름 시청 인근.

     

     

     

    노벨상 만찬이 열리는 스톡홀름 시청 인근.

     

     

     

    노벨상 만찬이 열리는 스톡홀름 시청 인근 광장. 바다가 얼었다.

     

     

     

    노벨상 만찬이 열리는 스톡홀름 시청. 광장 뒤 탑같은데, 높게 올라 있다.

     

     

     

    노벨상 만찬이 열리는 스톡홀름 시청 앞에서 바라본 앞쪽 풍경.

     

     

     

    지져분하게 스티커가 붙어 있다. 공공근로 형식으로 이 스티커를 제거한다고 한다. 청소가 복지로 활용된다.

     

     선진국의 교사 양성교육 시스템은 어떨까. 이를 가늠할 수 있는 스톡홀름대학을 방문했다. 대학으로 향하기 전 노벨상 만찬이 열리는 스톡홀름 시청을 방문했다. 느긋하고 여유롭다. 특이한 건물은 없지만 고풍스러운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시청까지 주변은 별반 다른 느낌은 없었는데. 지져분하게 시티홀이라고 적혀 있는 스티커가 철 난간에 마구 붙어 있었다. 가이드의 말에 의하면 이 스티커를 일정 시기가 지나면 제거하는데, 이 작업을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일자리로 연결한다고 했다. 우리나라에도 공공근로라고 해서 산불관리 같은 일을 하도록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시스템이 있는 것으로 안다. 이런 시스템은 여기나 한국이나 비슷했다. 시청앞은 바다인지 강물인지 추운 겨울이라서 얼어 붙었지만 햇살은 따뜻하게 느껴졌다.

     

     스웨덴에서만 느낀점은 아니지만 프랑스나 독일에서도 교사는 꼭 복수 전공을 했다. 예를 들어 영어교사지만 스포츠를 가르친다든지, 전혀 관계 없어 보이는데도 두가지 이상의 전공으로 학생들을 교육하고 있었다. 교사 양성 시스템과 재교육 등이 궁금했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부분도 있고 아닌 점도 있는데, 일단 교육대학이나 사범대처럼 교사만 양성하는 대학은 없는 듯 했다. 일반대학이 이 역할을 맡고 있었다. 김나지움의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ECTS라는 일종의 학점을 일정 수준 넘어야 하고, 이보다 수준이 낮은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은 좀더 이수를 요구하는 ECTS가 낮은 정도다. 내가 정확히 이해를 했다고 보긴 힘들지만 이해한 선에서 우리나라 교사 양성 시스템과 비교해 설명하면.

     

     일단 내가 초등학교 교사가 되고 싶다고 가정한다면. 그러면 우리나라는 교대를 가서 졸업을 하고 임용고시를 통과해야 한다.  이곳에서는 대학에서 ECTS를 이수하면 된다.

     

    스톡홀름 대학의 세실리아 선생님께서 설명해 주신 파워포인트 슬라이드를 그대로 옮겨보면. 일정수준의 ETCS를 획득하면 초등학교나 고등학교 교사로서의 자격을 갖출 수 있다.

    Degree in pre-school education 210 ECTS
    Degree in primary school education

    - specialisation in out-of school care 180 ECTS

    - specialisation in pre-school class and year 1-3 240 ECTS
    - specialisation in year 4-6  240 ECTS
    Degree in subject education
    - specialisation in secondary school 270 ECTS
    - specialisation in upper secondary school 300- 330 ECTS
    - supplementary teacher education
    Degree in vocational education 90 ECTS

     

     

     교사로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일단 학교에 가서 실습을 해야 하는데, 멘토제가 운영된다고 했다. 멘토가 실습교사를 평가해서 점수를 매기게 된다. 교사는 계속해서 평가를 받아야 한다. 짧게는 3년 이상 이런 과정을 거쳐 정교사가 된다. 끊임없이 자신의 분야 또는 부전공에 관한 공부를 해서 대학과 연계해 재교육을 받을 수 있다. 이것도 한국과 유사하다. 단 우리나라는 임용고시에 합격하면 평생 밥벌이가 보장되는 것과 달리, 스웨덴에서는(물론 독일이나 프랑스에서도 마찬가지) 정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몇년간의 평가를 받고 실습을 마쳐야 한다.

     

     아직 미성숙한 청소년을 가르치는 교사라면 적어도 엄격한 잣대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한국에서도 훌륭한 인재들이 교사가 되기 위해 노력을 한다. 하지만 한국은 지적 완성도와는 별개로 인성을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은 부족해 보인다. 이곳에서는 최소 3년 정도의 평가 기간을 거치기 때문에 한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여러 방면의 평가를 거치게 된다. 최근 한국 사회에서는 교사들의 일탈에 대한 보도가 잇따라서 충격을 줬다. 초등학생 제자와 성관계를 갖는다든지, 폭력을 행사한다던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일이 벌어지고 있다.

     

     대학을 마치고 일정수준의 자격을 테스트하면 평생 편안하게 먹고 살 수 있는 우리의 교사 선발 시스템, 분명 문제가 있다. 시험만 통과하면 평생의 업이 결정되니, 임용고시에 목을 멘다. 국공립 중등교사가 되는 것이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 보다 어렵다는 게 현실이다. 절대평가가 아닌 상대평가이기 때문에 누군가는 떨어져야 한다. 남들과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고 남들보다 잘나야 한다. 서로 도우면서 함께 실력을 키울 수 있는 경쟁적 협력이 근본적으로 불가능한 구조다. 물론 경쟁이 없다면 발전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해도 너무하다는게 문제다. 보다 쉽게 학교를 경험하게 할 수 있는 길을 넓혀주고, 로또식의 임용고시보단 시간을 두고 인성까지 점검할 수 있는 평가제도 도입이 필요해 보인다.

     

     교사들도 인간이기에 실수도 할 수 있고, 모를 수 있다. 본인이 가르치던 과목에 싫증이 날 때도 있을 것이다. 이때 자기 발전을 위해 다른 교과로 전향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은 어느나라에나 있다. 스웨덴의 경우 일반 대학과 연계가 잘 돼 있어서 일정과정의 교육을 거쳐 자기 계발을 할 수 있도록 연계한다. 우리나라도 물론 그런 시스템이다. 하지만 자기를 가꿀 목적이 상대적으로 약하다. 그냥 편안하게 지내도 평생 업이 보장되기 때문에, (수업 능력 향상을 위한 연구 등에 노력하기보단) 늘 불평이 많다. 사람이라는게 점점더 편안해지고 싶어하지 더더욱 고생하기를 원하진 않기 때문이다. 진짜로 고생하시는 선생님께는 죄송하고, 또 그런 선생님이 실제로 상당히 많다는 사실도 잘 안다. 하지만 이건 시스템의 문제다. 남을 가르치는 사람이 우물안의 세상속에 갇혀서 헤어나질 못한다면 그 나라의 장래는 불보듯 뻔하다.

     

     

     

    스톡홀름 대학.

     

     

     

    스톡홀름 대학.

     

     

     

    스톡홀름 대학.

     

     

     

    스톡홀름 대학 내부. 학생들이 벤치에 앉아 쉬면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이 정겹게 느껴졌다. 오랜만에 대학을 찾아서 더욱 그런 느낌이 들었나 보다.

     

     

     

     

    스톡홀름 대학 한 강당에서 스웨덴의 교사 양성과 재교육 시스템을 설명해 주신 세실리아 선생님. 땡큐.

     

     

     

     

     사회적으로 풍부한 경험을 한 이들도 지역의 대학에서 일정한 수준의 교육을 받으면 교사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돼야 한다. 남을 가르치는 메뉴얼을 습득하면 어려운 일도 아니다.  이는 모든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 사회가 건강해 지는 길이다. 스웨덴 같은 선진국에서는 공직보단 사기업이 발달해 있고, 비교적 어릴때부터 자신의 적성을 찾아 직업을 선택하기 때문에 교사의 길도 한국보단 덜 치열하다고 여겨진다. 진정 자신이 뭘 하고 싶은지도 모르고, 그냥 공무원이 장땡이네 하는 식으로 진로를 결정하지 않는다.

     

     우리나라 학교는 문제가 참 많다. 학교폭력이 난무하고, 교권도 무너지고 있고, 일선 교사 중에는 "정말 더러워서 선생질 못해먹겠다"는 말도 나온다. 학생 지도는 점점 힘들어지지, 그렇다고 교직 문화가 민주적이지도 않다. 전교조는 이미 시민들에게 더이상의 지지는 받질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교육의 붕괴가 눈에 보인다. 심각한 문제다. 전반적인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지만 역시나 학생이나 교사나 기본에 좀더 충실해야 할 때인 듯 보인다. 세상은 변하고 있는데, 이전 생각만 하면서, 옛시절을 그리워 하고 있는 교사는 없는지 반성해 볼일이다. 교사 양성 시스템은 분명 변화가 필요하다.

     

     이는 우리나라 전반에 걸쳐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교사 자신이 먼저 내가 너무 이 생활에 안주해 있었던 것은 아닌지, 내가 가고 있는 길이 초심에서 너무 벗어나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 봤으면 좋겠다. 물론 우리나라 학교에는 훌륭한 선생님이 더 많다. 끊임없이 학생과 소통하면서 미숙한 제자들을 완성된 인격체로 만들기 위해 당신께서 목표로 추구하는 교육을 실천하고 있는 많은 교사들께는 무척이나 죄송스럽다. 다만 시스템의 문제다. 사회변화에 맞춰 학생들이 배우고 싶은 것이 있을 것이고, 이는 새로 학문이 탄생한 분야일 수도 있다. 물론 기초학력은 무척 중요하다. 이런 분야는 더욱 강화해 나가돼 변화에 발을 맞춰 나갈 수 있도록 교사들을 돕자는 취지다. 대학과 일선 학교가 손을 잡으면 작은 변화는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단 한번의 시험만 통과하면 평생의 직업이 보장된다는 안일한 생각, 이젠 버려야 할 때다. 그 시험을 통과하기 위해 버린 시간동안 빌게이츠로 성장할 수 있는 인재들이 썩어가고 있는건 아닌지 무척이나 우려스럽다. 너무나 많은 것을 버려야 한다. 쓸데없는 낭비를 줄일 수 있다면 사회가 지금보단 풍족해 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스웨덴의 스톡홀름 대학에서 근무하는 세실리아와의 만남을 통해 정말 소중한 사실을 또 하나 배웠다. 기쁜일이다.

     

     

     

     

    반응형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