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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교육답사뒷담화 (11)독일 만하임 주정부 차별없는 교육받아야 한다
    카테고리 없음 2012. 12. 16.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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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하임 주정부 교육담당 직원과의 간담회. 스테판은 어눌한 영어로 또박또박 설명을 이어나갔다.

     

     

     고등학교 수업시간에 왜 독일어를 배워야 했는지 정말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 시간에 영어나 수학 과목에 집중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도 들었다. 특히 고3일 때도 독어 수업이 일주일에 3시간이나 있었다. 이제야 그 소중함을 깨닫게 됐다. 그 시간동안 내가 뭘했나 하는 반성이 파도처럼 밀려온다. 이제와서 후회해봐야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너무나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새벽 5시에 일어나서 독일 만하임으로 향했다. 너무 이른 시간이기도 했지만 풀어놨던 짐을 챙기기에는 빠듯했다. 노트북은 망가져서 무게만 더했다. 노트도 다 떨어지고 설상가상으로 펜까지 나오질 않는다. 다급한 마음에 아침을 먹자는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혼자 분주하게 짐을 정리하고 버스에 올라탔다. 운전기사는 자신이 슈나이더라고 했다. 독일사람이다. 이제야 독일로 향하는 기분이 든다. 독일어라곤 고작 구튼탁, 구튼 모르겐, 이히리베디히(알라뷰) 정도밖에는 기억에 남질 않는다. 실상 독일은 나의 관심사에서 조금 멀었다. 기껏해야 세계 대전을 일으킨 나라. 나찌 히틀러, 2002년 월드컵에서 준결승에서 한국과 만난 독일. 우리에게 패배를 안겨줬지만 그때가 정말 행복했다. 이곳에 와서야 유럽에서 가장 맡형이라고 일컫는 나라가 딱 프랑스와 독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강국이다. 프랑스는 사르코지 때문에 정말 많이 망가졌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이제는 프랑수와 올랑드가 정권을 교체했으니 지켜봐야겠다. 독일은 철저하게 정확한 나라라고 한다. 독일과 프랑스에 이에 한 국가를 더하면 영국정도이다. 영국은 노블리스오블리주. 가진자들의 솔선수범 정신이 뛰어나서 실제 최근 미국 이라크 전쟁때 수많은 영국의 젊은 리더들이 솔선수범해서 전쟁에 참전해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그래서 힘이 좀 빠졌다고 하는 농담아닌 농담도 들었다.

     

     

    스테판.

    만하임 주정부를 찾았다. 주정부의 정책 초점은 무엇을 도와야하는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한다. 교사의 고용에서 건물, 학습자료, 운동할 장소, 교육의 질적문제 등 행정적 지원뿐만 아니라 질적 교육을 따지고 또한 책임지려고 한다고 했다. 특히 만하임 지역에는 외국인이 많아서 이들에 대한 교육 정책도 강구하고 있다고 한다. 그동안 독일 교육이 잘 이뤄지고 있다고 믿었는데 최근 독일의 PISA 등급이 낮아져서 북유럽 국가들에 밀리고 있는 것을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스칸디나비아반도의 교육도 연구하고 있다고 했다. 독일학교는 보통 오후 1~2시정도면 수업이 끝난다고 한다. 절대적인 공부시간이 부족하니 당연히 PISA 등급이 낮을 수밖에 없는 듯 보였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온종일 수업을 추진하려고 하는데, 비용 등 여러가지 문제로 시행이 늦춰지고 있다고 했다. 뭐 그런걸 고민하나 했는데, 수업 시간을 단순히 늘리는 문제가 아닌 듯 보였다. 방과후 교사 등 수준 높은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하는 등 추가적인 비용이 막대하게 투입돼야 하기 때문이다. 만하임 지역 90여개 학교중에서 20여개의 학교만 온종일 수업을 진행한다고 한다. 1평방미터당 소요되는 비용은 3,000유로정도라고 한다.

     

     자유와 평등의 두 개념 중에서 독일은 평등을 더 강조하는 듯 보였다. 만하임 주정부에서 교육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스테판은 현재 독일의 교육 이슈 중 소득의 격차가 교육의 격차로 이어지고 있는 점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런 불평등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이를 해소하려는 정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했다. 전부가 좋은 교육을 받게 하려는 노력을 기울인다는 것이다. 한사람 한사람이 모두 똑같은 기회를 갖게 하는 건 물론이고, 같은 결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한다고 했다. 나로선 상당 부분 이해가 가지 않는다. 기회의 평등은 물론 당연하다. 결과까지 평등하게 하려고 한다는 것. 이건 좀. 우리사회에서는 빨갱이라는 이야길 들을 소리다. 독일은 사회주의 색채 많이 느껴졌다. 독일 대법원에서 재미난 판결이 나왔다고 한다. 모두 같은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 판결이다. 그래서 터키, 러시아 학생들이 몰려오고 있다고 한다. 가난한 사람으로 태어났다고 해서 부자로 태어난 이보다 더 적은 기회를 갖는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요즘 한국 사회를 보면 개천에서 용난다는 말이 맞지 않는 듯 보인다. 결국 부가 또 부를 낳게 마련이다. 결국 교육이 목표하는 수준까지는 비슷하게라도 얻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런 것 때문에 엘리트보다는 공부에 흥미가 없거나 뒤쳐지는 학생들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다는 것이다. 특히 독일은 엘리트 교육에는 부정적이었다. 이전에 이들은 엘리트 교육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경험했다. 히틀러란 말은 독일에서는 거의 금기어라고 한다. 손을 들어 비슷하게 흉내내는 것도 막고 있다고 했다. 공부를 하도 싶어도 못하는 학생이 있다면 그건 정부의 책임이라는 것이다.

     

     

    뭔지 모르지만 예뻐서 한컷.

     

    만하임 지역의 역대 교육 총책임자들의 사진.

     

    안내부스.

     

     

     어느 것에나 엘리트는 있게 마련이다. 독일도 물론 그렇다. 엘리트를 위한 교육에 대해서 하나 덧붙이자면 독일에도 그런 교육은 있다고 한다. 좀 뛰어난 학생들은 대학 교수와 연계해 교육을 한다고 한다. 특히 만하임은 경제학 등이 전세계적으로도 상당히 유명하다고 한다. 교사들의 반응도 상당히 좋다고 한다. 1위부터 100위까지 순위를 정해서 1등은 서울대, 2등은 ??대 이런식의 배정은 있을 수 없는 일다. 개인마다 잘하고 좋아하는 분야가 있기 때문에 그 분야를 더욱 넓혀나갈 수 있도록 하는게 사회 전체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다. 객관식 평가로는 진정하게 사람을 평가할 수 없다고 본다. 바뀌었으면 좋겠다.

     

     한국사회에서 일탈학생은 심각한 문제여서 독일의 일탈 문제도 관심사 였다. 수업시간 방해, 학생간 폭력, 심지어 교사를 폭행하는 사태까지 정말 심각한 사회 문제인데 이런 문제도 독일에서도 일어난다고 한다. 그 해결 방식이 궁금했다. 일단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은 비슷한 듯 보였다. 하지만 교사가 할 수 있는 부분과 그렇지 못한 부분이 있을 수 있듯이 문제점이 발견되면 그에 맞게 개별 처방을 내린다. 만약 공부를 못하는 학생이 있다면 그를 상담지도사 등을 거쳐 문제를 파악한다. 왜 공부에 뒤쳐지게 됐는지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다. 가정에 문제가 있다거나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든지 등 다양한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그에 맞게 해결책을 대입하는 것이다. 경제적 원인이라면 정부에서 돈을 지원하고, 가정에 문제가 있다면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경찰이나 관계 기관이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한다. 우리 사회는 모두가 만능을 만드는 것 같다. 사실 교사는 교육의 방법과 어떻게 하면 학생들에게 지식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줄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만으로도 벅차다. 이외의 부문에 다른 전문가를 투입해야 하는 것이다. 비용이 많이 발생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바로 정부의 책임이라는 것이다. 국민은 교육을 정당하게 받을 권리가 있고, 정부는 이를 위한 의무가 있는 것이다. 국민의 세금은 이런데 쓰라고 내는 것이다.

     

     굉장히 실용적이라고 느껴졌다. 스테판씨가 말한 것도 마찬가지인데, 공부후 실천을 강조한다고 한다. 아우스빌둥이라는 직업교육이 중요성을 갖는 이유다. 교육이 실업을 줄이고 직장을 갖게 하는 게 중요한 책무중 하나이다. 독일 학생은 반드시 직장에 가서 실습을 해야 한다고 한다. 이력서도 직접 써서 넣어야 한다. 방학 동안 직업을 체험하는 것이다. 이런 실용적인 교육 때문에 독일의 실업률은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한다. 또 우리나라로 치면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그다지 차별을 받지 않는다고 한다. 대학은 정말 공부가 하고 싶어서 가는 학생들이 가는 곳이다. 1위부터 순위를 정하는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다. 독일의 모든 평가는 일정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면 낙제하는 절대평가 방식으로 진행된다고 한다. 객관식은 없다. 모두 주관식이다. 만점이 나올 수 없는 이유다. 아주 세세하게 채점의 기준이 정해져 있는데, 예를 들면 스페링 하나가 틀리면 몇점 감점된다는 식도 있다고 한다. 적절한 어휘를 사용했는지 등 외운다기 보다는 이해를 하고 자기것으로 만드는 교육이다. 개인적으로 객관식시험이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앞으로 우리 교육도 주관식 평가로 바뀌어야 한다는데는 동의한다. 사교육이란게 없다. 공교육이 워낙 잘돼 있기도 하지만 필요가 없다. 내가 봤을 때 고등학교 수준 정도면 거의 우리나라 대학생같은 느낌이 든다.

     

    보다 나은 교육을 위한 정부당국의 고민들은 여기나 우리나라나 모두 같게 느껴졌다. 지나친 경쟁보다는 함께 협력하고 해결책을 찾는 방식이 맘에 든다. 1등이니 2등이니 이런 말이 사라져야 할 듯 싶다. 누구나 장점과 강점이 있고 약점이 있다. 서로 약점은 보완해 나가면 강점은 나누면서 살아가는 대한민국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기타 / 만하임 주정부의 건물은 상당히 멋졌다. 우리에게 제공해준 탄산수는 모양도 예뻤다. 병따게도 마찬가지 하나 가져오고 싶었는데, 아쉽다. 이곳 철은 녹슬지 않는 것 같았다.

     

     

    0.3리터나 된다.

     

    병따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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