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명량의 흥행, 충무공이 필요한 사회가 그 이유 아닐까
    카테고리 없음 2014. 8. 10. 16:30
    반응형


    <명량은 단순한 영화가 아니다. 꼭 보셔라. ㅋㅋ 사진 출처는 영화 명량의 스틸컷. 이 글은 영화의 내용을 담고 있는 스포일러가 있으니 영화를 안보신 분은 보시고 읽으셨으면 좋겠네요.>



    영화 명량충무공 이순신, 바다를 버리는 것은 조선을 버리는 것이다



     23전 23승. 영웅 이순신의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의 전쟁 결과다. 한때 스포츠 기자였던 필자는 흥행의 요소는 성적이라는 스포츠의 생리를 잘 알고 있다. 이순신은 단 한번의 패배도 없이 왜의 조선 침략을 막았다. 그렇기 때문에 위대하고 뛰어난 지략가이자 조선을 지켜낸 영웅이 됐다. 세월호 사태 이후 여러가지 사고에 대한 정부의 대응에 아쉬움을 느끼는 이들이 많다고 보는데, 이순신이 전쟁을 승리로 이끈 리더십처럼 우리시대의 산적한 문제를 속시원하게 해결해 줄 강력한 리더십이 바로 이 영화의 흥행 요소라고 생각된다.


    이순신은 아시다시피 이기는 싸움만을 했기 때문에 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수적 우위. 거북선, 판옥선의 훌륭한 하드웨어가 왜의 배에 비해 뛰어났다. 판옥선의 장점은 해상에 떠있는 일종의 성으로 회전력이 원거리 공격에 능한 화포의 장점이 있었다. 특히나 화포의 경우 곡사포가 아닌 300보 내로 다가온 왜군을 향해 발사하는 직사포 공격. 조선 화포의 단점은 바로 장전시간이 길었다는 것이어서 장전시 왜군의 빠른 배들이 배로 들러붙어 올라타 이어진 백병진으로 이어지면 숫자적으로 부족한 조선 수군에게는 승산이 사라지고 만다. 이 단점을 이순신은 극복한다. 판옥선을 살펴보면 사각형 모양이다. 회전력이 좋아서 화포를 쏘고 180도 회전해 또 쏘고, 또 180도 회전해 또 사격하는 방식으로 지속적인 화포 공격을 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90도로 틀어도 앞쪽에 화포가 장전돼 사방에서 화포를 수시로 쏠 수 있도록 공격력을 지속시켰다는 점이다. 영화 속에서도 보면 왜군이 멀리서 있을 때는 공격하지 않고 가까이 다가왔을 때 공격명령을 내리는데, 이것은 바로 직사포 공격이 가능한 거리까지 이순신이 기다린 것으로 보인다. 결국 백병전까지 갈수도 없었던 왜군은 화포에 무기력하게 무너지고 만다. 단 13척(명량 영화에서는 12척이지만 한척은 전쟁 준비중에 건조됐다는 설도 있다)의 판옥선이라고 하지만 연속으로 공격할 수 있었던 점에서 상대인 왜군은 무너질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영화 명량의 스틸컷. 판옥선의 모습.판옥선은 90도로 돌아가면서 화포로 300보 떨어진 왜군의 배를 공격하면서 괴멸시키는 전략을 사용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영화 명량을 보면 명량해전의 전투신이 한시간 가량 이어진다. 너무 지루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결정적 장면이 없고, 세차례정도 끊기는 느낌을 받았다. 여러가지로 종합해 생각해보면 영화의 퀄리티보다는 역시 현 시대적 배경에 맞춘 기가막힌 기획과 상영 시기가 영화 명량을 천만관객 돌파(8월 10일기준)를 이끌어 냈다고 보여진다. 


     목이 쉰 이순신의 출정 연설은 감동을 식혔고, 되돌아갈 본거지를 다 태워 배수진을 치는 장면도 너무 인위적인 모양새여서 과연 기적의 승리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사기의 진작, 혹은 두려움을 바꿀 수 있는 구체적인 동기같은게 보이질 않아서 명량의 승리에 대한 기쁨이 한풀 꺾였다. 설민석 선생의 명량 강의를 보면 이순신이 명량해전에서 진격을 외쳤을 때 아무도 따라나오지 않자 대장선이 이순신이 홀로 왜군에 맞서 30여척의 배를 물리쳤다고 하는데, 이를 보고 김응함 장군과 안위장군의 배가 따라 들어오고 12척의 판옥선이 일자진으로 왜군의 배를 물리쳤다는 내용을 들었는데....과연 두려움을 바꿀 수만 있다면 승리할 수 있다는 당위성에 대한 연결이 자연스럽게 느껴지지 않았다. 김한민 감독이 본 승리의 요인 중 가장 핵심을 결정적 장면으로 표현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보기엔 전투신이 너무 길고 기승전결이 없었다. 허접한 컴퓨터 그래픽도 눈에 너무 거슬렸다. 이는 차라리 결정적 장면에 좀더 예산을 투입해 확실한 한 장면을 만들어 내는 선택과 집중이 있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 이유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리더십이란게 과연 뭘까라는 고민의 해답을 이순신 장군을 통해 알게 됐고, 그것만으로도 기쁘고 즐거운 2시간 반이 됐다. 마지막 장면에 흘러나온 후손들은 우리의 노고를 알까라는 질문과, 충의 백성을 향해야 한다는 점. 과연 현 시대의 의리와 충은 민을 향해 있는 것인가에 대한 반성. 박근혜 대통령도 영화를 관람하셨던데.......어찌 느꼈을지 궁금하다. 


    영화 마지막에 예고편처럼 흘러나오는 한산도 대첩. 거북선이 등장하는 장면과 저게 뭐냐는 황당한 반응을 보인 왜군의 모습. 후속작을 예고하는듯 보이는데. 고종의 친한 친구이자 미국의 역사가 호모 헐버트가 쓴 한국사에 보면 명량대첩에 앞선 한산도대첩에 대한 기록이 있다. 그는 "한산도대첩은 조선의 살라미스 해전(BC 480년 페르시아 전쟁 중 아테네 함대를 주력으로 한 그리스 연합해군이 상대적으로 우세한 페르시아 해군을 괴멸시킨 해전)이라고 할 수 있고, 토요토미히데요시의 조선침략에 대한 사망선고였다"고 밝혔다. 한산도대첩을 통해 서해를 통한 물자보급이 끊겼고, 이후 이어진 왜군의 전라도 진주성 공격을 막아낸 김시민 장군의 활약으로 전쟁은 반전을 맞이하게 된다. 


    명량 이후에 후속작이 될지도 모르는 한산도대첩, 노량해전이 기다려진다. 이순신 내 죽음을 적에게 알리지 마라. 노량해전에 참전한 900여척의 배를 격파하고 고작 40~50여척만 도망쳤다고 하는데......일본의 야욕을 물리친 그의 힘, 충무공 이순신의 리더십을 이 시대와 함께 기다려 본다.

    반응형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