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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음이 투명하다 - 철원한탄강 얼음트레킹
    평화마을_샾_철원 2019. 1. 11.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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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 얼음이 투명하다.."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가는 강추위가 싫지만은 않았다. 철원의 한탄강은 깨끗하게 얼어 있었다. 평일 한탄강을 걷는 이들도 몇몇 심심찮게 보였다. 역시 겨울은 철원이다.

     

    사무실도 춥지만 2019년 1월19일 개막하는 철원 한탄강 얼음 트레킹 코스의 사전 답사 겸... 축제의 현장으로 이동했다. 차가 데워지지 않아서 덜덜 떨며 움직였다.

     

    1코스와 2코스로 나눠진 얼음트레킹. 우리는 일단 고석정으로 향했다. 최대한 차를 가까이 대고 고석정 밑 다리로 내려갔다. 현무암으로 만들어진 계단이 보기 좋다. 검회색이 차분하면서도 점잔게 느껴진다. 운동을 안해서 그런지 힘이 든다.

     

    '얼마만에 내려가는 길인가'

     

    중고등학생 시절 자주 찾았던 고석정인데, 이제는 낮설다. 예전보다는 훨씬 잘 정리돼 있지만 인위적인 면이 느껴진다. 자연 그대로가 좋은데. 계단을 내려가는데 해설사처럼 보이시는 분이 "부교 난간은 잡으면 안돼요. 그건 접근하지 말라고 경계를 해 놓은것이라, 위험할 수도 있다"면서 조언을 주신다. 고석정 밑 한탄강에 있는 모래밭에 도착했다. 단층으로 생긴 한탄강은 언제 봐도 절경이다.

     

    "얼음 위를 걸으면 안돼?"

     

    함께 동행한 일원이 어린이 같은 말을 한다.

     

    "안돼요."

    "왜 안돼?"

    "위험해요"

     

    그러면서도 얼음 위를 걷고 싶은 욕망이 생긴다. 왜냐면 얼음이 투명해 걷고 싶게 하기 때문이다.

     

    "10cm만 얼으면 안전하다는데..걷고 싶어"

     

    "안돼요"라며 구지 말렸지만 여전히 걷고 싶은 생각이 든다. 이럴때 한탄강 위로 설치한 부교가 아쉽게 느껴진다.

     

    그 순간 "뚜웅"하는 소리가 들린다.

     

    "아 이소리다"

     

    얼음이 트름을 하는 소리. 철원 한탄강 얼음트레킹에서 경험할 수 있는 이색 체험이다. 단단하게 얼은 얼음위를 걷다보면 "뚜웅"하는 굵직한 소리가 들린다. 처음에는 무척이나 당황스럽고, 무섭기까지 했다. 얼음이 잘 얼어서 공기가 빠지는 소리라고 한다.

     

    투명하게 깨끗한 물이 차가운 공기를 만나 그대로 얼어 버렸다. 물의 흐름은 그대로 유지한 채 얼어버렸다. 바위가 투명한 유리옷을 입은 듯 맑고 깨끗하다. 느낌이 좋다. 조금 추운 것만 빼고는 다 좋다.

     

    고석정에서 순담계곡으로 향하는 2코스를 정복(?)하자며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기암 절벽의 돌들이 너무나 아름답다. 고릴라 바위도 있고, 거북바위도 모습을 드러낸다. 모두 물과 세월이 만들어 낸 걸작들이다.

     

    이쯤에서 고석정 위쪽에서 아래로 내려올 때 써 있던 문구가 생각나다. 1만년전으로의 여행. 과거로 여행을 떠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지난해에는 임꺽정 복장을 한 퍼포먼스 팀들이 얼음 트레킹 축제 행사에서 참가자들을 즐겁게 했는데. 그것도 과거로의 여행 경험이 됐을까?

     

    한탄강의 얼음을 바라보며 수많은 돌을 봤다. 대부분 두루무수리한 것이 정감이 간다. 언제부터인지 화려한 채색보다는 단순한 색이 좋다. 회색도 이렇게 다양할 수가 있구나하면서 통일성을 갖춘 한탄강의 주변의 풍광에 놀라고 즐거운 마음이 들었다.

     

    얼음이 얼고 녹는 것을 반복하면서 깨지기도 하고, 더욱 단단하게 얼기도 하는 것 같아 보였다. 강 사이를 두고 갈라진 틈이 묘하게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 잡고 있었다.

     

     

     

     

    5분쯤 걸었을까. 아직 물의 흐름이 빨라 미처 녹지 못한 곳이 있다. 얼음을 바라보며 걷다 물흐름의 아름다운 소리를 듣는 것도 자연을 즐기는 좋은 방법이 된다. 몽글몽글 알알이 언 얼음을 찍느라 정신이 없었다. 모처럼 상쾌함을 느낀다.

     

    거의 90도로 갈라선 절벽 아래이다 보니 햇볕이 잘 들지 않는 곳이 있다. 이곳은 무척이나 춥다. 옷을 단단히 챙겨 입고, 바쁜 걸음을 이어나간다. 풍경이 시시각각 변한다.

     

    '이것이 바로 자연의 매력이라'

     

    또 걷는다. 잠시 쉬려고 바위에 앉았다.

     

    "상태씨 바위같아요."

    "엉?"

     

    입고 온 옷이 회색이다 보니 이게 돌인지 내가 돌인지 헷갈린다. 한탄강 트레킹 코스를 찾은 사람들 중 돌무더기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는데, 소원을 비는 듯한 돌탑이 있다. 신기하게도 절대 서지 않을 것 같은 돌이 서있다.

     

    "이거 뭐지?"

    "이상하네. 누가 본드를 붙여놨나?"

     

     

     

    돌이 중력의 법칙을 어기면서 서 있다. 신기하다는 생각보단 '누가 장난을 쳐 놓은거랴'라는 생각이 든다. 한탄강 얼음트레킹은 이렇듯 누군가에게 즐거운 추억을 남겨줄 것이다.

     

    2019년 철원 한탄강 얼음 트레킹은 1.19일 개막해 27일까지 계속된다. 1월26일에는 건강미를 뽐낼 똥바람 알통구보대회도 열린다. 똥바람은 철원 지역 사람들이 철원 대평야에 매섭게 불어오던 바람을 일컬어 붙인 말이다.

     

    TV뉴스에 잘 안나오던 철원인데, 겨울철은 거의 매일 최저 온도로 떨어진 철원이 소개된다. 역시 겨울은 철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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