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유럽교육탐방 뒷담화 (14) 독일 교포 간담회
    카테고리 없음 2013. 1. 3. 18:57
    반응형

     

    독일 교포 간담회 이후 단체사진 촬영.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독일 빙겐까지. 정말 꽉찬 일정이 이어졌다. 나른해질만도 했는데 정말 의미깊은 독일 교민 간담회가 저녁에 열렸다. 오랫동안 독일에 정착해 살고 있기 때문에 며칠동안 여행하는 나로서는 깊이 있는 독일 사회를 만날 절호의 기회가 된다. 하지만 뭔가 묵직한 것이 느껴진다. 교민 간담회를 방해하는 요소가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우리 일행을 버스로 태워준 운전기사였다. 이미 독일 노동법이 규정하고 있는 노동시간을 넘어서고 있었기 때문에 그에게는 이런 저녁 자리가 결코 반갑지 않은 것이다. 난 독일 교포신문의 조인학 편집장의 옆자리에 앉았는데, 도대체 집중할 수가 없었다. 시간이 지날 수록 그의 방해는 집요해졌다. 덩치도 큰데 인상을 찌푸리면서 테이블을 발로 밀어서 식사를 방해했다. 온통 그쪽에 신경이 쓰였다. 이거 참 난감할세. 조인학 편집장에게 사정을 이야기해달라고 했는데, 방법이 없단다. 차라리 독일어를 못하는 척 해야지, 독일어를 하면 문제가 더 커질 것이라고 했다. 안타깝게도 독일에서의 교민 간담회는 망했다. 한편으로는 독일 운전기사의 상황이 이해가 갔다. 새벽 5시부터 차를 운전했는데, 이미 12시간을 넘겨버린상태다. 어짜피 내일과 내일 모레까지 독일에서 머물며 지내야 하는데, 운전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질지도 모르는 것이다. 그래서 법으로 운전 시간을 규제해 놓은 것이고, 이는 지켜져야 하는 것이다. 버스 자체에도 언제부터 운전을 시작하고 끝마쳤는지가 기록에 남는다고 한다. 너무 우리 생각만 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독일 교포 간담회 모습.

     

     

     

    독일 교포 간담회를 마치고 기념 촬영.

     

     

     조인학 편집장에 의하면, 독일은 참 야만적인 나라였다고 한다. 교육으로 인해서 남을 배려하는 모습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68혁명(?)으로 가부장에 대한 권위가 무너졌는데, 여성의 인권이 보호되기 시작한 것이다. 시민사회가 등장하고 사회 자체가 건전해졌다. 인물 중심의 투표가 이뤄진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열등아라도 평가받을 수 있는 아이도 독일에서는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여길 뿐이라고 한다. 공부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언어 해독 능력이 떨어진다고 정말 바보가 아니다. 말은 더듬어도 뭔가를 조립하는데는 능숙할 수 있다. 독일은 학생들에게 그런 적성을 찾을 수 있도록 교육한다고 했다. 한국 사회라면 정말 훌륭한 인재가 사장될 수도 있지만 독일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한다. 어느 매체의 보도를 보니까 독일에는 노벨상이 흔한다고 한다. 이런 이유가 아닐까 한다. 고등학생이나 화장을 하고 다니지 대학생이 되면 오히려 평범한 모습으로 돌아온다고 한다. 특히 독일의 경우에는 역사의식을 중요시하는데, 히틀러의 경험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학생들은 자기 수준에 맞는 책을 골라 공부를 한다. 다양성보다는 집중을 통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한다. 대학생들은 정말 무섭게 공부를 하는데, 6개월 동안의 여름방학이 길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다음 학기 공부하는 것만으로도 빠듯하게 느껴질 정도라고 한다. 무상교육이기 때문에서 어느정도 수준에 도달하지 않으면 낙제당하게 된다. 조 편집장의 대략적인 이야기였다.

     

     독일 운전기사의 방해로 더이상은 집중할 수 없어 아예 포기했다. 이젠 나도 빨리 나가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사실 글을 쓰는 사람이고, 여러 사람들고 대화를 나눠봐야 진정한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다른 교민들의 이야긴 들어보지도 못했고, 예상하지도 못했던 운동 노동자의 하루 허용 노동시간의 초과로 많은 것을 놓친 것 같아 아쉬웠다. 하지만 이날은 금요일이었고, 토~일 주말은 독일의 관광이 예고돼 있었다. 유럽의 교육에 대해 알아보겠다는 당찬 포부를 좀 접어 놓고 이틀간 여유롭게 쉴 수 있겠다 싶어서 기분은 마냥 흐믓했다.

     

     

     

    독일 도모라는 한식당에서 식사를 하며 간담회를 진행했다.

     

     

     

    독일에서 부치기?!? 실망했다.

     한가지 집고 넘어가고 싶었는데, 프랑스에서도 마찬가지였지만 독일에서도 저녁을 한국식으로 먹었다는 점에 대해 실망했다. 이건 뭥미?!? 독일에 와서는 현지식을 먹어야지. 한국에서 늘 먹을 수 있는 잡채가 뭐냐고 투덜됐다. 김치가 당기기는 했지만 그래도 독일의 음식이 뭔지는 알고 싶었다. 진정 입맛에 맛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13시간을 날아온 지구 반대편에서 한국식을 먹는다는게 정말 말이 안됐다. 온갖 인상을 쓰던 버스기사를 아랑곳하지 않고 결국 2시간 동안 저녁을 먹고 숙소로 향했다. NH 호텔이란다. 가만히 보니까 NH는 농협이자나....ㅋㅋ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는 모르겠으나 무슨 조합인듯 보였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독일항공 루프트한자는 한국말로 직역하자만 하늘 조합, 뭐 이런 뜻이란다. 호텔도 이런 식으로 연대가 된 듯 보였다. 이건 스웨덴에서도 마찬가지였는데, 택시타고 숙소로 가자고 하니까 여러곳에 있다며 정확한 위치를 알려달라고 해서 국제 미아가 되는줄 알았다. 고된 하루가 지나고 내일부터는 진정한 여행을 즐길 수 있으리라는 희망에 잠을 자려 했으나 이대로 잠들면 섭섭하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연수에서 무척 친해진 한 선생님과 함께 인근의 독일 맥주집을 찾았다.

     

     안되는 독일어, 영어에 손짓 발짓해가며 맥주 두병을 시켰다. 흔한 한국의 호프집처럼 소시지라도 시켜야 하는거 아니냐며 안주를 주문하려고 했는데, 안주는 없어도 상관없단다. 그러면서 무슨 찝찔한 과자를 함께 내왔다. 뭔가 기분이 색달라지는 걸 느꼈다. 그래 이것이 바로 여행이구나. 이런 저런 이야길 나누면서 독일의 밤도 한국의 밤과 다르지 않다는 걸 느꼈다. 좀더 어둡다고는 해야겠다. 워낙 시골이기도 하겠거니와. 술집은 우리 일행과 안쪽에 독일인으로 두 팀이 있었는데, 그들과 어울리고 싶긴 했는데, 좀처럼 접근이 어려웠다. 외국이라 조금 무섭기도 했다. 뭔 이야기를 하는지 하나도 못알아들었는데, 여튼 주변의 이웃인 듯 보였다. 독일은 주말이면 상점이 전부 문을 닫는다고 한다. 쇼핑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농협호텔은 아니고요. 독일 4성짜리 숙소입니다.

     

     

    NH 호텔.

     

     

    NH 호텔.

     

     

    NH 호텔.

     

     

    NH 호텔.

     

     

     

     

     독일은 종교의 나라. 문화유산을 소중히 여기는 나라. 물질적 유혹보다는 일한만큼 보상을 받고 주일에는 편히 쉬는 문화를 지닌 나라. 이는 반드시 복지의 문화는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에 한국 맥주가 맛이 없다는 영국 이코노미스트지의 보도가 있었는데, 전적으로 동감한다. 한국 맥주는 좀 싱거운 듯 느껴졌다. 독일 맥주가 약간 도수가 높았고 목넘길때 그 시원함이 좋았다. 안주 없이 맥주의 맛 자체만 느껴서 더욱 진한 감흥을 남겼는데, 이는 독일에 있을 내내 날 맥주에 빠져들게 했다. 알코올이 전혀 없는 맥주도 있는데, 물 대신 마시면 굿이다. 음식이 거의 느끼하고 고기이다 보니 탄산수의 톡 쏘는 맛이 느끼함을 없애주면서 다음맛을 기대하게 한다. 맥주 한잔에도 얼굴이 붉어지는 나를 보니 도수가 얼마나 되는 궁금했다. 대략 우리나라보단 1~2도 정도 높았다. 한병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용기가 생겨서 한병 더 시켰다. 도합 4병. 살짝 취기가 오르고 기분도 좋아졌다. 그때서야 유럽에 내가 왔구나를 실감했다.

     

     

     

     


    반응형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