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태어난지 두달된 딸을 두고 아내와 함께한 철원여행
    카테고리 없음 2011. 7. 26. 18:27
    반응형

     철원의 한탄강을 바라봅니다. 발 아래로 물이 흐르네요. 물은 발 아래에서도 너무 멀리 보이네요. 저 물을 끌어 올리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을까요. 그래서 한탄강이라는 이름이 생겨났다고 합니다. 동력이 없어 물을 끌어 올리기 힘들었던 옛 시절, 하염없이 흘러가는 물만 바라보며 한숨을 짓는 농부의 모습이 보이는 듯합니다.


    두달된 딸을 두고 부부끼리만 여행하니 좀 미안하네요.

    태어난지 두달된 딸을 내버려둔채 엄마와 아빠의 철원여행

    올해 여름 휴가는 철원에서 보냈습니다. 태어난지 두달된 아이와 아내, 우리 세 식구가 처음으로 떠나는 여행이었습니다. 고향에 계신 부모님께서도 아이가 보고 싶다며 데리고 오라 하셨습니다. 오랜만에 밭일도 도와 드리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덕분에 감자와 오이, 고추 등 자연을 고스란히 담아 춘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철원에서 20여년을 살았지만 제대로 둘러 본 적은 없었습니다.

     한번이라도 제대로 보자는 심정에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 보니 철원8경이 소개돼 있군요. 임꺽정이 활약했다는 고석정을 비롯해 용이 승천한 삼부연 폭포, 전쟁의 화를 스스로 피했다는 도피안사, 한국의 나이가라 폭포라 불리는 직탕, 100만평(3,300,000㎡)의 거대 인공 저수지 토교 저수지, 김시습이 머물었던 매월대 폭포. 여기까지는 이해가 되는데 제2땅굴은 왜 철원8경에 속해 있는지 모르겠네요.



    휴가는 역시 자연과 함께 해야 제맛. 웰빙 휴가속에서 철원 쇠둘레길을 걷는다. 고릴라가 뛰는 모습같네요.



    햇볕이 따가운 철원의 쇠둘레길, 하지만 아내와 함께 하니 즐겁기만 할 뿐~

     대략적인 정보는 수집했으니 휴가를 즐겨야죠. 철원 8경을 모두를 즐기기로 계획했습니다만 역시나 모유 수유를 하는 아내 때문에 빨리 집으로 돌아가야 했지요. 일단 아이를 부모님께 맡기고, 철원군이 조성한 ‘쇠둘레길’을 걷기로 했습니다. 철원 8경에는 속하지 않지만 걷다 보면 고석정과 직탕 폭포를 볼 수가 있거든요.

     쇠둘레는 철원을 뜻하는 말이라고 하네요. 승일광장에서 시작하는 쇠둘레길은 크게 두가지 코스가 있습니다. 1코스는 한여울길 2코스는 금강산가는길. 한여울길 중간에 엄태웅길이 있었습니다. 엄태웅은 원주중을 다녔으니 강원도와 인연은 있는데. 글쎄요. 철원하고는 관계가 없는 듯 느껴집니다. 굉장히 쌩뚱 맞더군요. 엄태웅광장도 있고, 손 모양을 본 뜬 것도 있었지만 별로였어요.

    모닝캄빌리지. 노출 콘크리트가 현대적인 느낌이 들게 하네요. 한탄강까지 내려갈 수 있도록 계단도 만들어 놓고 정말 눈이 휘둥그레 해졌습니다. 와우.

    엄태웅 광장. 한탄강을 가장 잘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감히 추천합니다. 하지만 엄태웅은 좀 글치 않나요?


    연예인을 활용한 마케팅이 성공할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엄태웅길이 끝나는 곳에 모닝캄빌리지라는 펜션(?)이 있더군요. 호텔이라고 해야 하나. 엄태웅과 관련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나중에 안보관광을 하면서 안내를 맡았던 공무원께서 엄태웅 기획사에서 만들었다고 하네요. 엄태웅 기획사 사장이 철원 출신이라나 모라나. 집에 와서 부모님께 여쭤보니 엄태웅말고 엄정화가 펜션을 만들었다고 하시니, 엄씨 집안과 관련이 있는 것은 사실인 듯합니다.

     한탄강에서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공간에 마련된 현대적인 느낌의 호텔. 하루 숙박비만 20만원에서 몇백만원까지. 싸진 않더군요. 노출 콘크리트에 분위기 있는 재즈 음악까지 분위기는 한마디로 ‘판타스틱!’했습니다.


     단층으로 생긴 한탄강을 옆에 두고 걸을 수 있다는 점은 좋았지만 아쉬운 점도 한두가지가 아니네요. 일단 처음 시작하는 부분. 승일광장에 차를 세워 놓고, 승일교를 걸을 때까지는 좋았는데, 그 이후 고석정을 지나 한탄강까지 가는 길이 너무 지루했어요. 승일교를 포기하더라도 한탄강이 보이는 곳에서 길이 시작되는 것이 좋을 듯 보이네요. 이건 뭐 기분 좋게 걷자고 나왔는데 시작부터 지루하면 좀 그렇자나요.

     걷는 내내 느낀 점이지만 그늘이 하나도 없어요. 자전거 로드라 이해를 하려고 해도 햇볕에 그을려 따가운 피부는 어쩔 수가 없네요. 좀더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길로 꾸며졌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 이상 한여울길만 걷고 느낀 점입니다.

    25만평이나 된다는 인공 저수지 동송보입니다. 이 물로 주변 논에 물이 공급되죠. 멋지네요. 인근 토교 저수지는 100만평이나 된다고 합니다. 우와 철원평야 최고.

    철원평화전망대 앞에 있는 탱크에서 포즈를 취하고 사진 한장 찍었네요. ^^



     한여울길을 걷다보니 늦었네요. 안보관광하려던 계획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1시반까지 고석정으로 갔어야 했는데 시간이 지나 3시에나 출발할 수 있게 됐네요. 그동안 점심을 먹고 기다렸죠. 안보관광코스에는 철원8경 중 제2땅굴이 있습니다. 북한이 파고 내려온 제2땅굴. 평화롭게만 살아 왔는데, 아직도 우리는 전쟁중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죠.

     땅굴 속은 정말 볼 것은 없는데, 시원하긴 했습니다. 포도주 같은 걸 보관하면 좋을 거 같은데... 철원 포도주. ㅋㅋ  팔려면 좀 높이 파지. 머리가 위에 닿더군요. 이후 새롭게 만들어진 평화전망대로 향했습니다. 모노레일이 있어서 이색적이었는데요. 고작 5분도 안되는 높이를 올라가려고 모노레일을 만들어 놓다니. 저와 아내, 그리고 다른 가족까지 5명을 태우고 모노레일은 평화 전망대로 올라갑니다. 성인 1인당 오천원을 받네요. 오메~. 안보관광이 철원군민이면 천원에 불과한데 모노레일 승선비용은 좀 비싸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과연 수지타산이 맞을까요. 이용객들이 너무 없습니다. 엄청난 국민의 돈이 투입됐을 텐데. 낭비되는 예산을 막아야 합니다. 국민의 혈세, 지켜야죠.

     전망대에서는 북한의 모습보다는 태봉국의 도성 터가 더욱 눈길을 끌었습니다. 어쩜 그렇게 DMZ에 딱 걸쳐있는지. 암만 찾아봐도 육안으로는 흔적이 보이진 않았지만요. 궁예도성의 웅장함이 느껴지기는 했습니다. 40여년간 방치된 땅. 한때 벼농사를 지었다고 하는데 정말 아찔 하네요. 전쟁은 정말 비극입니다만 전쟁으로 궁예도성이 보전될 수 있었다는 사실도 놀랍습니다. 농사를 지난 40년간 지었다면 궁예도성은 정말 흔적도 없이 사라졌겠죠. 자연스럽게하는 말을 많이 하는데 평화전망대에서 바라본 DMZ 풍경이 딱이네요. 자연 그대로의 모습. 통일이 돼도 이 자연은 그대로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으로 남겨둬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반응형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