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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능이후부터가 시작이다
    카테고리 없음 2013. 11. 7.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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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능이 치뤄진 춘천여고 정문. 아침 7시 중반께의 모습. 한산하고 조용하게 그렇게 올해 수능이 실시됐습니다.




    어제 대학수학능력평가가 실시됐습니다. 



    "오늘은 답을 쓰는 날이지만, 

    앞으로 많은 질문을 가지고

    정답에 얽매이지 않고 

    하하호호 즐겁게

    꿈이 삶이 되는 나날이길 바래요.

    수험생 여러분 으랏차차!"


    허영 오픈이노베이션 대표가 페이스북에 글을 남겼는데, 이말이 참으로 와닿네요. 인생에 정답은 없죠. 


    저도 벌써 수능을 본지 십여년이 흘렀네요. 요즘은 하도 많이 변해서 어째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A형이니 B형이니 또 등급은 뭐고, 여튼 우여곡절끝에 수능이 오늘 잘 마무리됐습니다. 새벽부터 한 학교에 들러 수능을 취재했는데요. 뭐 딱히 이슈가 될만한게 없더군요. 활기찬 응원전도 올해엔 금지가 됐다고 해서 조용하게 따뜻한 차를 건네면서 파이팅~ 시험잘봐란 말밖에 안들리더군요. 오전8시10분까지 입실 완료인데, 15분전부터 차량이 뜸해지더니만 10분이 지나니 한명의 수험생이 들어가고는 입실이 완료됐습니다. 춘천지역은 200여명 정도가 시험장에 오지 않아 대략 5%정도 결시율을 보였다고 하네요. 


    초·중·고교 과정을 다 합치면 12년입니다. 오늘 하루를 위해 12년을 준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수험생이면 왕이 되는게 한국 사회죠. 이번 한번으로 인생의 방향이 결정되죠. 서울대냐 연고대냐 아니면 4대문 입성이냐 지방대냐. 뭐 요즘은 하도 개성이 강조되는 시대이다 보니 특성화된 대학의 학과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도 하는데요. 적성에 맞춘 진로 결정으로 취업에 연계되는 학과가 인기가 높은 듯 보입니다. 비록 수능을 치루고 10여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역시나 수능이 인생의 전부를 결정하는 것 같진 않아요. 정말 이제부터가 중요한 것이죠. 


    세상은 넓고 할일은 많다는 말 다 아실텐데요. 정말 그렇습니다. 다만 그런점은 있는 것 같아요. 목표했던 대학에 들어가지 못하면 자신감이 줄어드는 것 같아요. 전혀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일부 위축되는 건 사실입니다. 우리나라 교육은 1등부터 순위를 메기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그런거죠. 대학도 서열화가 돼 있고, 적성보단 성적에 따라 학과 진학이 결정되는 것이죠. 안그렇다고요? 여튼 저 때는 그랬습니다. 지금 후회되는 부분은 공부를 좀더 잘할 걸이 아니라 왜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지 못했을까 입니다. 학창시절이 대략 10여년 정도 된다고 보면 결코 짧은 시간은 아닌데 말이죠. 그동안 하지도 않았던 공부를 한답시고 부모님께 성질도 부리고 왜 날 이해해주지 못하냐며 집을 나가기도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우습죠.


    전 서울에 있는 S대출신입니다. ㅋㅋ 물론 서울대는 아니고요. 당시는 4대문 안에 있는 대학만 대학인줄 착각하고 있었어요. 중학교 고등학교때까지는 그래도 공부를 좀 잘했어요. 시골이지만 서울대에 학교장 추천 전형에 넣을 정도로요. 목표는 학년이 올라갈 수록 달라지더군요. 중학교때까진 서울대갈거야. 고1때 연고대 정도면 되겠지. 고2때 서울에 있는 대학만이라도 가자. 고3때 걍 아무 대학이라도 가자는 식으로. 결국 목표를 이뤘다고 해야겠지만 이후가 문제였습니다. 원하는 대학이 아니었기 때문이었죠. 재수를 할까 쓸데없는 고민을 하다 결국 1년만 마치고 군대에 갔습니다. 제대하고 보니 제가 다니는 대학이 제가 감당할 수준도 넘는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따라가기가 힘들어지는 거죠.


    좋은 기회가 많았는데요. 전 교수님들과 그리 친하지 못했어요. 유학도 가고 그랬어야 했는데, 꿈을 빨리 접었던 것 같아요. 솔직히 공부를 잘못한거죠. 그냥 앉아 있다고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닌 것처럼 왜 공부를 해야하는가에 대한 대답도 없이 부모의 칭찬을 받는게 좋아서 그냥 했던거 같아요. 서울에 있는 대학에 진학했고, 대학을 들어갔으니 이젠 다른 목표가 사라졌던 겁니다. 이때부터 문제가 시작되고 만것이죠. 오늘 수능을 치룬 학생여러분들은 대부분 저 같지는 않을 거예요. 하고 싶은 혹은 자신이 잘하는 일을 찾았을 것이라고 봅니다. 지금 당장 하고 싶은 일을 하세요. 그게 없다면 당장 하고 싶은 일을 찾으세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정말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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