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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슬프게 내리는 비 <처우>
    카테고리 없음 2014. 6. 6.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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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처럼 만에 올리는 포스팅. 간만에 시작하는데 퀴즈로 시작하려고 한다.


    김유정의 소낙비, 이상의 날개, 김동인의 감자.


    이 세작품의 공통점?




    연극 <처우>의 홍보 사진. 사진제공=극단 도모.



    김유정의 소낙비는 농촌사회의 구조적 모순과 가난한 농민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소설. 

    이상의 날개는 극단적으로 일그러진 부부관계를 아이러니컬하게 그린 소설.

    김동인의 감자는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나 생활하던 복녀가 환경에 의해 타락해 가는 과정을 그린 소설.


    세 작품속에는 일그러진 성 이야기가 담겨있다. 이를 끄집어내 만든 연극이 탄생했다. 와우 기획부터 맘에 들어서 왕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훌륭한 기획에는 응원이 필요하다. 응원은 돈내고 가서 보는 것이다. 장인어른 장모님, 동서내외 우리 부부 등 우리 가족들은 다 봤다. 바로 극단 도모의 야심작 연극 <처우>. 19금이라기에 기대(?)도 많이 했는데, 오히려 극의 흐름을 방해하는 요소가 된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구지 사실적으로 성관계를 보여주려는 노력보다는 상징적 장면, 예를 들어 색을 다르게 변화시킨다든지 어둠속에 소리만 들린다던지. 뭐 이런 방식이 더 야할뻔했다. 감추려고 하면 더 보고 싶어진다고 해야 할까.


    처절함이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 극단 도모의 창작력이 날로 좋아지고 있다. 이전 작품보다 확실히 좋았다. 괜찮았다. 훌륭했다. 눈물을 자아내게 하는 연기력도 좋았다. 극중 <적우> 역을 맡은 배우 민경의 "박제가 된 천재를 아시나요", 춘호처의 처절한 심정을 눈물나게 연기한 배우 원경실. 굿. 박수 갈채를 보냅니다.


    우와. 이거 대박인데라고까지 하기에는 아주 약간의 조미료가 필요하다는 느낌은 들었지만, 대학로에서도 통할 것 같다는 느낌은 받았다. 아니나 다를까. 연극계 전문가들이 모여서 심사한 강원연극제에도 대상을 수상했다. 그만큼 전문가들도 인정을 하고 있다는 의미인데........ 연극에는 다양한 볼거리가 마련돼 있는데, 의상, 무대세트, 조명, 오브제 등등등..... 무대에 놓인 다리가 인생의 고된 역경을 상징한다고 했던가.....아 맞다. 특히 음악이 아주 끝내줬다. 전통악기를 활용한 음악인데. 이거 왜케 슬퍼. 연기도 연기지만 음악 때문에라도 눈물샘을 자아냈다. 영웅남매라는 팀. 눈여겨 봐야겠다. 극과 딱 맞아떨어지면서 요소요소를 꽉 채워줬다. 누군가 그러던데, 연극이나 드라마, 영화는 음악이 반이라고. 좀더 발전시켜서 처우 앨범하나 만들면 하나 살 생각은 있다. 연극이 시작될때와 끝날 때 흘러나온 빠른 리듬의 그 음악. 특히 맘에 들었다. 드럼 소리같았는데. 여기에 우리의 전통악기가 멜로디를 빠르게 쳐주면서 아주 신났다. 극이 전체적으로 느리고 무거운 감이 있는데. 흥겨운 음악이 앞과 뒤에 배치돼 잘 마무리가 된 것 같았다.


    시각과 청각은 즐겁게 했는데, 한가지만 더 첨가됐다면 더 좋았을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ㅋㅋ 뭘까? 바로 후각. 세가지 감각만 잘 조화롭게 한다면 뭔가 또 새로운 경험을 전해주지 않을까. 묘한 느낌의 향초 같은걸 피워 놓으면 좀 위험할라나. 영화는 불가능해도 연극이라면 후각을 좀 건드려 주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는 생각도 해봤다. 


    춘천을 중심으로 강원도를 넘어 전세계로 벗어나가고 있는 극단 도모의 야심작. 처우.

    슬프게 내리는 비. 모처럼 심금을 울리는 연극 한편 봤다. 아주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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