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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아이는 어떤 아이로 자라날까?
    카테고리 없음 2015. 8. 5.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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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의 엄마는 아이가 치과의사가 되길 원했다. 이유는 단순하다. 자신의 이가 부실하다는 거다. 자신의 치료비가 많이 드니 아이가 커서 이를 저렴한 비용에 치료해 달라는 것이다. 의사가 된다는 것. 나는 아빠로서 우리 아이가 검사가 되길 원했다. 법과 원칙에 맞춰 자신의 삶을 살 수 있으리라 여겼기 때문이다. 


    1년 전에는 우리 부모에게 세뇌를 당했는지, 자신은 의사가 될 거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한국나이로 5세의 딸 아이는 당당히 자신이 되고 싶은 걸 이야기 한다. 요리사가 되고 싶단다. 


    부모의 욕심은 끝이 없는 걸까. 아니면 부모도 세상의 직업이 얼마나 다양한지를 모르고 있을 것이다. 의사나 검사... 현재로서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으니 터무니 없는 헛소리라고 치부할 수는 없다. 문제는 우리 교육이나 우리 사회가 이런 꿈을 강요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면서 부터다. 난 아이의 아빠로서 아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게 할거다. 그것이 요리사가 됐든 뭐가 됐든지. 다만 다양한 경험을 쌓게 하고 싶다. 


    내가 금전적인 부자는 아닌만큼 다양한 경험은 간접적인 수단을 통해야 할 듯 싶다. 가장 효율적이고 저렴한 방법은 독서가 되겠다. 집에 있는 TV부터 없애야 하는데... 딸과 아들의 하루 일상은 TV를 틀어달라는 것으로 시작한다. 엄마는 요리를 하거나 집안일을 할 때 방해 받지 않기 위해 TV와 타협하고 만다. 아이패드도 동원된다. 아빠가 자기가 보고 싶은 TV 프로그램이 있다고 우기면 심지어 엄마의 휴대폰까지 등장해야 한다.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다. 그렇다고 딱히 다른 대안도 없다. 니..미..럴.. 왜 이렇게 된거지. 이런 자책이 든다. 하지만 이후에는 곧 또 핑계를 만들어내기 시작한다. 일단 아이가 감기에 걸려 밖에 나갈 수 없다. 엄마는 임신 5개월차로 몸이 무겁다. 아빠도 독감때문에 고생한다. 둘째 아들은 어제 열이 40도에 육박했다. 결론은 밖으로 나갈 수도 없다는 거다. 


    아이들이 보여달라는데 딱히 다른 일을 해주기도 힘들다. 



    하은공주첫째딸 하은이가 매실을 먹고 있다.





    여기서 잠깐.. 어제 아들 대환이와 열때문에 엄마는 한숨도 편안하게 잠을 자지 못했다. 새벽 3시 아이가 "아뜨"하면서 고생하고 있는데, 옆에서 코를 골며 자고 있는 아빠가 무심하고 답답하고, 싫으다. 결국 화가 난 엄마는 아빠에게 "당신 도대체 뭐하는 사람이야? 아이가 아프다고 하는데 물이라도 떠다 줘야지. 우는 좀 안아줘야지... 도대체 육아휴직은 왜 한거야?" 


    잠을 자다 깬 아빠는 어리둥절하다. 그래도 몸을 뒤척이며 자는 척한다. 더이상 엄마가 열을 내며 자신을 깨우지 않기를 바란다. 이에 더욱 열 받은 엄마는 큰소리를 낸다. 당장 일어나서 아이를 안아주라고 명령한다. 


    새벽 3시반. 아들을 안은 아빠는 소스라치게 놀란다. 불덩이가 된 아들.. 걱정스럽다. 그제야 자신의 역할이 뭔지 머리를 긁적인다. 대충 상황을 파악하고 아들을 안는다. 엄마는 "거실 돌아다니면서 울음을 그치게 해!" 



    둘째 아들 대환이."여기좀 봐봐" "햇빛이 눈부셔."




    지시에 잘 따르는 아빠는 아들에게 무심하면 잠을 청했던 것에 대해 미안함을 느낀다. '미안하다 아들아. 넘 아팠지?' 진심이 통했는지 울음을 그친 아이는 지쳤는지 이내 잠에 다시 들고 만다. 잠을 못잔 이유가 아이때문인지, 열대야 때문인지.. 무척이나 힘든 하루가 시작됐다.  


    어젯밤 아들을 괴롭혔던 고열은 다행히도 아침이 되니 안정세를 보였다. 천만다행지만 더 큰 일(?)이 시작됐다. 바로 엄마의 잔소리..육아에 대한 부담에 대해 엄마와 아빠는 토론하기 시작한다. 언성이 높아지고 이에 무더위도 겹쳐 서로 짜증난다. 육아의 길은 멀고 험하다.


    힐링은 개뿔. 바로 밖으로 나가고 싶다. 딸을 유치원에 보내고 난 뒤 아들은 또 "타요타요"를 외친다. 결국 칭얼대는 아들을 달래기 위해 TV를 틀고 만다. 이런 모습이 싫은 아빠는 엄마에게 소리친다. 


    "이게 당신이 원하는 육아야?" 

    "그럼 어떻게 해?"

    "아이와 놀아주자."

    "뭐 하고?"


    우리는 아이와 놀아주는 방법을 모른다. 엄마도 TV만 보는 아들에게 미안했는지 결국 TV를 끄고 장난감을 꺼내 함께 놀아준다. 몸이 무거운 엄마는 둘째 아들에게 미안하기만 하다. 


    진정한 육아의 시작은 바로 어떻게 놀아줄지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한다. 이제부터라도 아이들과 어떻게 놀아야줘야 하는지에 대해 알아봐야겠다. 육아에 관한 책을 사봐야 하나.. 알고 있는 분은 추천을 부탁드린다.


    '아차 울 딸의 소원이 요리사였지..'


    그래 찾았다. 아이들과 요리를 시작해봐야겠다. 당장 오늘부터 시작해야지. 첫째 딸은 내일 유치원에서 물놀이를 한단다. 오늘은 수영복을 사러가야한다. 


    이런 고민조차도.....


    아빠로서....



    ..

    .

    .

    .

    행복하다. 감사하다.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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