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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통 빨간 공간, 한시간 지나니 정신이 혼미해져간다
    카테고리 없음 2014. 1. 19.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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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의 명물이 돼 가고 있는 감각놀이터 빨. 한국 마임의 최고봉 유진규 선생님이 주인장이다.



     춘천에 명물이 탄생했다. 강원대학교 후문 두번째 블록. 자전거 간판이 유명한 자전차 바로 맞은 편에 위치한 <빨>이란 공간이다. 온통 빨강이다. 그것도 진빨강.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든다. 다행히 화장실은 하얀색이다. 지지난주 쯤. 감각놀이터 <빨>에서 선배와 함께 500cc 맥주 18잔을 마셨다. 맥주 마시고 머리 아픈 건 오랜만이다. 


    희안한 컨셉의 공간. 누가 만들었을까. 바로 마임의 산증인 유진규가 주인장이다. 지난해 춘천마임축제 예술감독직에서 물러난 그가 감각놀이터 <빨>로 다시 사람들을 찾았다. 2층의 공간인데. 약간 분리돼 있다. 1층은 전형적인 술집과 찻집이라면 2층은 좀더 실험적인 문화공간으로 꾸며졌다. 1층 2층 매니저가 따로 있다. 2층 매니저는 막강 동안을 자랑하는 형님(?)이셔서 정말 놀랐다. 



    춘천 감각놀이터 빨의 1층 내부 모습.


    춘천 감각놀이터 빨의 1층 내부 모습. 음악을 들으며 실내 전시된 그림을 감상할 수 있다. 음악과 함께 작품을 만나면 역시나 작품이 달라 보인다.


    메뉴판도 역시나 진빨강.


    서비스 안주 라면 튀긴것 같은데.


    춘천 감각놀이터 빨의 1층 내부 모습.바(Bar)쪽의 모습.


    춘천 감각놀이터 빨 내부에 전시된 그림.


    춘천 감각놀이터 빨과 정말 잘 어울리는 종.


    춘천 감각놀이터 빨의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의 모습.


    춘천 감각놀이터 빨의 2층 Bar.


    춘천 감각놀이터 빨의 2층 내부 모습.


    춘천 감각놀이터 빨의 2층 내부 모습. 피아노도 있다. 다음에 가면 우리집에서 놀고 있는 기타를 가져간다고 약속했다.




    마임을 떠났지만 춘천을 떠나지 않은 유진규.


    왜 하필 '빨'이냐고 그에게 물었다. 


    "아 빨~. 감각놀이터. 감각의 언어지. 의미는 뭐 각자 알아서....."


    사실 내가 묻고 싶었던 건 빨의 의미가 아니었다. 왜 춘천마임축제 예술감독에서 물러나고 등장한 것이 술집, 상업적 공간인 것이냐고 따져 묻고 싶었다. 왜, 무엇이 도대체 유진규를 자영업자로 몰았는지, 그걸 묻고 싶었던 것이다. 춘천마임축제가 지금까지 성장해 올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유진규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는 건, 아무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뭐 이런저런 크고 작은 문제가 들어났던 것도 물론 사실이다. 


    유진규가 빠진 올해 춘천마임축제는 3인 젊은 예술가가 중심이 돼 꾸려진다고 한다. 그래도 뭔가 허전하다. 유진규가 빠지면 춘천마임축제는 빈강정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그에게 어떤 속사정이 있었는지 너무나 대강 알고 있어서 여기서 다룰 순 없다. 여튼 지금 상황은 떡볶이에 고추장이 빠진 느낌이랄까. 근데, 그 고추장이 정말 빨강이 돼 돌아왔다. 


    궁금해졌다. 도대체 왜 술집으로 돌아왔느냐, 정말 물이나 팔려고 다시 온 것이냐?


    유진규, "나도 사실 이런 공간 만들 때 불안했지, 예술을 핑계로 술이나 팔려고 한다는 그런 비판... "


    예술은 하고 싶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사실 돈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유진규가 문화센터를 만들 순 없는 노릇이다. 그동안 예술한답시고 모아놓은 바탕도 없다. 최소한의 영업, 상업성을 갖춘 놀이터가 그에게 딱 맞다는 판단이 들었다. 


    새로운 컨셉이다. 


    유진규, "함섭 작가 아들 함영훈 작가가 빨에 와서는 뉴욕 전시장과 똑같다는 거야. 뉴욕에서는 요즘 술마시고 그림보고 밤되면 춤추면서 그림보고, 다 카페로 바뀌는 추세라는 거야. 고상한 척하면서 전시장은 흥미를 잃어버렸어. 예술이라는 것은 품잡고 고답적이고, 조심해야만 하고, 이래야 하는 시대는 지나갔어. 생활 속에서 놀면서 예술 만날 수 있어야 하는거야. 진지할 수도 있고, 마구잡이로 볼 수 도 있는거야."


    사실 비판이라는 것도 편견이다. 우리는 예술이란 이런것이다라는 정말 잘못된 고정관념을 갖고 있다. 실제 어떤 협회는 자기 회원에 속했는지 안했는지로 예술을 비교 평가한다. 회비를 내야 하고 규칙에 따라야 한다. 예술은 그런게 아니라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그간 일련의 사태에 대한 유진규식 대답이 바로 <빨>인 것이다. 


    그는 문화복합공간 <빨>로 고정관념 부수기에 나섰다. 매주 토요일이면 빨 2층에서 신나는 문화가 창조된다. 재미나게 노는 것이다. 문화란 바로 그런 것이다. 예술가든 비예술가든 그냥 뭔갈 하는 것이다. 그냥 뭔갈 하니까 그게 예술인거다. 


    문화예술이 뭔지도 모르면서 문화예술하고 있다는 사람들 있다면 당장 그 고정관념을 버리자. 물론 강한 비판이 있을 수도 있다. "유진규, 정말 당신이 하는게 문화예술이냐?"고 따져 묻는다면 유진규의 대답은 뭘까. 


    대신 내가 답할란다. 


    "아니 우린 그냥 노는 것이다." 바로 그게 유진규의 답일게다.




    추신. 지난주말 그니까 어제였죠. 1월 18일. 유진규의 빨에서 작은 놀이마당이 펼쳐졌는데요. 변우식 작가가 벗었는지 정말 궁금하네요. 누구 아는분있으시면 답해주시길.


    참고 유진규와의 취중인터뷰는 팟캐스트 춘천여행을 통해서도 만날 수 있습니다. http://ilovechuncheun.iblu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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