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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볼라드가 뭘까?
    카테고리 없음 2015. 6. 3.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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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어라는 권위에 도전하기




    상쾌한 아침. 다소 쌀쌀한 감이 느껴지는 4월쯤이었을 것이다. 아침에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고 자전거를 타고 나왔다. 반팔에 반바지 차림. 낮에는 한여름 더위지만 아침저녁으로는 추위가 느껴졌다. 잠시지만 봄바람의 향기를 느끼고 싶었다. 자전거를 타고 한시쯤 달렸을까? 볼라드를 주의하라는 안내 문구를 봤다. 


    볼라드가 뭘까?


    자전거길에 차량의 진입을 막기 위해 설치되는 장애물로 일종의 안전 시설이다. 구지 볼라드라고 써야 하는지에 대한 나의 생각이 너무 편협한 생각일까? 장애물 주의 정도로 바꿔써도 의미가 통하지 않을까? 


    몇달전 서울에 유명 레스토랑에 갔을 때 이와 유사한 경험을 했다. 내가 너무 무식하다면 할 수 없겠다. 차를 몰고 가다가 발레서비스를 하겠다고 키를 달란다. 그래서 알겠다고 했다. 


    구지 발레파킹이라는 용어를 하용할 필요가 있을까? 대신 주차해 드릴께요?

    이 말은 유명 레스토랑과는 격이 안맞는 말일까?


    언제부터인가 우리사회는 영어에 대한 맹목적인 권위가 생겨버렸다. 하지만 분명 내가 살고 있는 곳은 대한민국이고, 난 내 나라가 자랑스럽다. 한글, 우리말도 전세계적으로 굉장히 훌륭한 언어라고 생각한다. 쉽고 편하다. 


    영어를 쓰면 뭐좀 있어 보이느냔 말이다. 언어는 의사소통의 수단일 뿐이다. 진심은 통한다. 안되면 통역을 쓰면 될 일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난 오늘도 영어의 권위에 주눅이 들고 있다. 


    그러면서 더 세련돼 보이려고 화장을 하고 있다. 


    광고쟁이 박웅현의 그의 저서 여덟단어에서 권위를 언급했다. 영어에 대한 맹신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구지 영어를 섞어가며 쓸 이유가 없는데도... 몰론 그렇다고 영어를 사용하지 말잔 이야긴 아니다. 


    5월25일 스승의날. 중학교 은사를 만났다. 오랜만에 만나 회포를 풀고 맥주를 거하게 마시고도 모자라 은사님댁에서 소주를 더 마셨다. 은사님의 딸. 중학생인 그는 영어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고 있었다. 아드님은 외고에 다닌다고 한다. 


    휴~. 


    존경스럽다. 그렇지만 부럽지는 않다.


    이제 오는 12월이 되는 나는 세 아이의 아빠가 된다. 우리 아이들이 배우고 커나가야할 우리 사회가 걱정된다. 바꾸고 싶어도 한없이 약한 존재인 개인. 세 아이의 아빠는 뭘 해야 할지 감을 잡지 못하고 있다. 더군다나 지금은 육아휴직 중이라 경제적으로도 많이 힘들다.


    쉼. 요즘 성인에게 더 많이 걸린다는 중2병이 도졌다. 벌써 두달을 허송세월했다. 아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으로 보상하기에는 너무나 금쪽같은 시간이다. 


    불필요한 권위를 줄이자. 나부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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