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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모적인 경쟁에서 벗어나기 위해 도입된 아일랜드의 전환학년제
    카테고리 없음 2015. 11. 26.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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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일랜드의 전환학년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교육 개혁을 위해 우리사회는 북유럽의 교육 모델을 많이 연구했죠. 자유학기제도 영국의 갭이어, 덴마크의 애프터스쿨, 아일랜드의 전환학년제를 벤치마킹하며 탄생했습니다. 이중 저는 아일랜드의 전환학년제에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이유는 우리와 많은 점에서 유사하기 때문입니다. 일단 도입의 배경이 유사합니다. 아일랜드는 유럽에서도 유일하게 입시학원이 존재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한 사회입니다. 그 이유는 지극히 가난했던 나라였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19세기 감자대기근으로 기억하기도 싫은 흉년에 악몽을 겪어야 했죠. 인구의 3분의 1은 굶어 죽고, 3분의 1은 미국이나 영국으로 이주해야만 했습니다. 나머지 3분의 1의 우직한 아일랜드 사람만이 남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일랜드는 영국의 식민지를 받았던 나라입니다. 아직도 북아일랜드는 영국령입니다.



    앞이 보이지 않는 터널청소년시기. 아니 성인이 된 지금도 앞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통과하는 느낌이라고 할까? 우리의 교육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 걸까요?



    결국 사람이 가장 중요한 자원.


    사람만이 유일한 경쟁력이었습니다. 교육에 올인할 수밖에 없었던 거죠. 공부 공부 공부만을 강조했고, 더욱 뛰어난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경쟁을 위한 경쟁을 시켜야만 했습니다. 공부가 유일한 입신양명의 길이었습니다. 경쟁을 위한 경쟁때문에 학교 교육이 사회가 요구하는 창의적 인재상을 길러내는 교육과 유리되는 측면이 있었습니다. 또 시험을 위한 배움이 사회가 요구하는 지식과는 다른 점이 분명히 존재했던 것이죠. 학생들 사이에서도 부정적인 측면이 생겨났습니다. 바로 성적을 비관한 자살, 왕따 등을 문제가 생겨난 것이죠. 아일랜드 사회는 더이상 미래의 희망인 아이들을 이렇게 방치(?)해서는 안되겠다는 문제의식을 갖게 됐습니다. 1974년 당시 교사 출신이었던 교육부장관 리처드 버크가 전환학년제를 도입했습니다. 1년간 시간적 여유를 주면서 학생 스스로가 자신의 꿈을 찾아 나갈 수 있도록 돕자는 취지였습니다. 현재 아일랜드 다수의 학교에서 전환학년제를 운영하고 있지만 당시에는 시험삼아 몇곳에서 도입했습니다. 역사가 40여년이나 흘렀죠. 


    자신의 미래를 정하는 전환학년 Transition Year


    우리나라로 치면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의 1년을 전환학년(Transition Year)으로 삼았습니다. 시험을 없애고 자유로운 교과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하고 있죠. 직장체험도 일년에 2주씩 두차례의 기회가 주어집니다. 인턴쉽을 통해 항공사나 언론사 등 기업에 직접 가서 직장을 체험하기도 합니다. 시간적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죠. 이 기간을 활용해 청소년들은 자신이 되고 싶은 꿈에 한발작 더 가까게 다가 갈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청소년으로 치면 만 15세 고등학교 1학년생입니다. 이 시기 우리는 문과와 이과를 선택하고 있죠. 우스갯소리로 우리의 교육과정중에 학생이 주체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문과와 이과의 선택이라고 합니다. 이 시기 아일랜드 청소년들은 보다 구체적을 꿈을 꾸게 됩니다. 다만 여기서 우려할 점은 직장체험을 강조하면 안된다는 점입니다. 직장체험이야 말 그대로 체험일 뿐입니다. 

    아일랜드에서의 직장체험은 학생 스스로가 해야할 부담입니다. 부모와 함께 상담해서 체험처를 정하고 이력서를 써서 회사에 내게 됩니다. 그러면 왠만하면 회사에서는 다 받아 줍니다. 40여년의 경험이 정말 무서운 것이죠. 회사에 다니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환학년를 경험했기에 더 좋은 프로그램을 자발적으로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직장 견학보다는 스스로가 이뤄낸 성취가 더 중요.


    현재의 중학생이 사회에 진출할 시점에는 이미 많은 직업군이 생겨나고 사라질 겁니다. 지금의 직장 견학이 큰 의미를 지니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죠. 진정한 진로는 불확실한 사회를 스스로 탐험해 나갈 능력을 키우는 겁니다. 아일랜드에서 가장 부러웠던 점은 바로 이 점입니다. 학생들의 상황장악력이 우리 학생들보다는 높았습니다. 주체적으로 이슈를 발굴해내고 사회 변화를 위해 실제적으로 행동을 취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동성애자 차별을 금지하자는 사회적 인식 변화를 위해 아이들이 퍼포먼스를 하고 사회는 이에 대해 격려해 주고 응원해 줬습니다. 사회적 약자를 돕기 위한 펀딩을 한다면 이를 돕는 거죠. 어린 시절 이런 주체적인 경험이 중요합니다. 이를 통해 어떤 상황도 헤쳐나갈 자존감을 키울 수 있거든요. 바로 여기에서 우리 자유학기제가 벤치마킹할 부분이 생겨납니다. 



    아일랜드 서튼 파크 스쿨중국을 배우는 시간. 일년간 중국과의 교류를 준비하는 전환학년제 프로그램 중 하나입니다. 중국의 랜드마크가 되는 건물을 만들어 보고, 직접 중국에 가서 자신이 만든 것과 비교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고 합니다.



    진로 체험처 몇곳을 더 가는 것이 중요한게 아닙니다. 청소년이 자신의 행복한 인생을 스스로 설계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래야 우리 사회가 행복해 집니다. 


    우리와 유사한 배경속에 도입된 전환학년제. 유사하면서도 다른 점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도 40여년의 경험에서 배울 건 배워야겠습니다. 앞으로 그런 경험에 대해 이야기를 해 나갈 것입니다.


    어제 첫눈에 이어 오늘은 기온이 영하로 떨어졌어요. 그러면서 눈도 날리다가 그치고 하네요. 저는 감기에 걸렸는데.... 정말 힘듭니다. 휴~~ 이렇게 몸이 약해서리....환절기 건강에 유의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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