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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양강스카이워크에 가다
    카테고리 없음 2017. 4. 4.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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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양강스카이워크로 향했다. 

     “아빠. 회사 가요?” 

     주말에도 집을 나서는 아빠를 보며 5살짜리 아들이 묻는다. 괜히 미안한 마음이 생긴다. 아빠의 빈자리는 엄마가 채우면 되겠지 하며 스스로 위로해 보지만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어 ‘근교라도 놀러 갔다 오자’고 마음먹고 소양강스카이워크로 향했다. 새롭게 생긴 관광지인 데다가 오히려 춘천에 살고 있다는 이유로 지난해 7월 개장 이후 한번도 가보지 못했던 곳이기 때문이다. 쉽고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고, 시원한 강 바람도 만끽할 수 있는 장소이다. 결론적으로 소양강스카이워크를 중심으로 한 주변지역은 소소함에서 행복을 발견할 수 있는 멋진 곳이었다. 

    “아빠. 우리 어디로 가요?” 
    “소양강스카이워크로 갈거야.” 
    “거기가 어딘데요?” 
    “음, 일단 가보자.” 

     봉의산을 둘러싸고 있는 소양강변길을 따라 목적지 인근 공영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소양강스카이워크로 가기 위해 하늘동굴을 통과해야만 한다. 하늘동굴은 공영 주차장에서 소양강스카이워크로 이동하는 6차로 대로변 밑에 생겨난 지하 통로이다. ‘빈 벽을 여러분의 꿈과 희망으로 채워주세요’라는 모토로 시민참여 벽화가 마련돼 있다. 





    아이언맨.


    “아빠 여기 좀 봐봐요. 아이언맨이 그려져 있어요.” 

     아이언맨의 스프레이 판화를 비롯해 누군가는 희망을 담은 글을, 누군가는 연인과의 사랑을 담은 그림과 글을 남겨 벽을 채우고 있었다. 그런데 다비치의 ‘안녕이라고 말하지마’란 노래가 흘러나온다. 귀로 이별의 아픔을 듣고, 눈으로는 사랑하는 연인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동굴을 나오면 시원하게 딱 트인 소양강이 보이고, 이와 동시에 소양강처녀상이 관광객을 맞이한다. 아들의 손을 붙잡고 좌측으로 조금 더 걸어 올라가니 소양강스카이워크에 도착했다. 하절기인 3월부터 10월까지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 30분까지, 동절기에는 오후 5시에 문을 닫는다. 

    “아빠. 여기가 스카이워크야?” 
    “응. 여기가 바로 소양강스카이워크라는 곳이야. 총 길이가 174m이고, 발 아래로 강이 보이는 유리 구간이 156m나 된대.” 
    “…..” 
    “이 다리가 생겨나고 62만명이 넘게 사람들이 찾아왔대. 또 하루 평균 2,000명 정도가 온대.” 
    “그러면~ 음, 음… 그렇게 사람이 많으면 이 다리 안 무너져요?” 
    “12mm짜리 유리가 세 겹으로 돼 있어서 안전하대. 또 그 위에 강화필름까지 붙어 있대. 같이 가보자.” 

     덧버선을 신고 10m쯤 걸어 들어가자 유리로 된 길이 보인다. 투명한 유리를 통해 강을 본 아들은 더 이상 걸어 들어가지 못한다. 


    강위를 걷는 기분. 저절로 '와'하는 탄성이 나온다.




    강 아래가 보이는 투명 유리가 무서운 아들.





    “아빠. 안아주세요. 아빠~ 아빠. 무서워요.” 
    ‘흑…나도 무서운데’ 
    “오~.” 

     저절로 탄성이 터져 나온다. 아들을 어깨에 올리고 유리 다리를 걸었다. 유리가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짜릿함을 느끼는 동시에 내 몸은 투명 유리 다리를 벗어나 옆에 있는 기둥 쪽으로 저절로 이동하게 된다. 

    “오~.” 

     부자의 모습을 본 사람들도 놀란다. 서울에서 전철을 타고 춘천을 찾았다는 정경화(69, 여)씨는 “애 아빠가 고생이네.”라며 말을 건넸다. 10여년 만에 춘천을 다시 찾았다는 그는 “강 위에서 내가 알고 있던 춘천과는 다른 모습을 다른 시선에서 바라 볼 수 있었다.”며 “저절로 인생이야기, 옛 시절의 추억을 나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친구들 4명과 이곳을 찾았다는 김현주(34, 여)씨도 “도심에 이런 시설이 있다는 것에 신선함을 느꼈다.”며 “시원하게 느껴지는 강바람과 함께 친구들과 재미있는 추억을 하나 더 만든 것 같아 기쁘다.”고 했다. 김진양(23, 안산)씨는 인천에 살고 있는 그의 여자친구 김현정(23)씨와 함께 이곳을 찾았다. 김씨는 “춘천은 서울과 가까운 근교이지만 또한 멀리 있는 듯한 느낌을 함께 주는 매력적인 도시”라며 “막국수도 먹고 스카이워크를 걸었는데, 강 위를 걷는 듯한 느낌이 무섭기도 했지만 신기하고 색다른 재미를 느꼈다.”고 말했다. 

     소양강스카이워크에서 우리 부자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이 추억을 쌓아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 아들은 여전히 무서움에 아빠의 어깨에서 내려올 생각이 없다. 중간에 조성된 데크에서 아들을 내려 놓고 잠시 쉬며 주변을 둘러봤다. 쏘가리 물고기상, 일명 쏘가리상이 보이는 곳까지 또 유리 다리를 걸어야 하는데, 아들의 무서움을 어떻게 없앨지 고민이 됐다. 

    “아빠. 또 안아줘요.” 

     어쩔 수 없이 아들을 어깨에 올리고 소양강스카이워크의 끝부분으로 이동했다. 쏘가리 상이 잘 보인다. 

    “아빠, 아빠, 아빠. 여기 너무 무서워요.“ 

    나를 부르는 아들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졌다. 소양강스카이워크 끝부분은 둥근 형태의 모양으로 투명유리도 둥글게 가운데에 있다. 발 아래로 보이는 강을 보며 아들은 더욱더 아빠를 찾았다. 아빠 품에 안긴 아들은 안정을 취한 뒤 쏘가리상을 가리키며 묻는다. 

    쏘가리상.





    “아빠. 저건 또 뭐예요?” 
    “쏘가리 물고기 조각상이래. 10년 전인 2006년에 저쪽으로 보이는 소양강처녀상과 함께 조성됐대. 물고기가 튀어 오르는 모습과 함께 물방울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대” 
    “네?” 
    “아~ 그냥 물고기의 모습이래.” 

    1940년대 일제강점기에 대륙진출을 위해 일본은 물류를 옮길 철도가 필요했다. 화천에서 춘천으로 이어지는 철도의 흔적은 소양강에서도 찾을 수 있다. 쏘가리 상에서부터 강 너머를 바라보면 중간쯤에 폐교각이 그대로 남아 있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강영덕 소양강스카이워크 총 관리인은 “(쏘가리상은)폐교각을 활용한 관광상품이다. 어찌 보면 흉물로 느껴질 역사적 산물이 새롭게 탄생한 것”이라며 “이를 가장 가깝게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곳이 바로 소양강스카이워크”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소양강스카이워크는 도심 안에 있으면서도 도심을 벗어난 듯한 느낌을 주고 춘천만의 특색 있는 호수와 병풍처럼 둘러싸인 주변 산을 한눈에 즐길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도~ 전~” 
    “그래, 도전. 유리 다리를 너 혼자 걸어보는 거야.” 
    “으응, 네, 알겠어요.” 

    드디어 아들이 용기를 내고 유리를 걸어 강 아래를 쳐다봤다. 



    춘천사랑상품권 : 소양강스카이워크는 춘천시민, 장애인, 국가유공자, 6세 이하 아동, 65세 이상 경로자는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이외의 관광객은 2,000원의 입장료를 내고 춘천 지역에서 현금처럼 사용이 가능한 춘천사랑상품권을 받는다. 춘천사랑상품권은 춘천시에 소재한 전통시장 등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춘천시가 발행하는 유가증권의 일종으로 올해 1월 1일부터 발행됐다. 지역 내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가게에서 상품권을 이용할 수 있다.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만큼 지역 내 대형마트에서는 이용할 수 없지만 지역을 기반으로 생겨난 향토기업인 벨몽드나 MS마트에서는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소양강 주변 음식점 관계자는 “소양강스카이워크가 조성된 이후 평소보다 손님이 많이 늘었다.”며 “특히 주말에는 눈에 띄게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고, 대부분 춘천사랑상품권을 이용해 음식을 주문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7월 8일 소양강스카이워크가 개장한 이래 현재(3월 중순 기준)까지 대략 62만여 명의 관광객이 이곳을 찾았다. 소양강스카이워크 관계자는 “이중 80% 이상이 유료 관광객인 외지인이었다.”며 “중국, 태국, 홍콩, 대만 등 외국인 단체 관광객들도 하루 평균 40~50여 명이 방문하고 있다.”고 밝혔다.

    ▶춘천사랑상품권 사용범위 
     -전통시장(중앙, 동부, 남부, 제일, 번개, 후평1단지, 풍물시장) -상인회, 상가점(지하상가, 인공폭포상가, 요선점상가, 육림고개상가, 명동상가, 브라운5번가, 농산물도매시장) -소양강스카이워크 건너편 모든 상가 -춘천시내 닭갈비, 막국수 -구봉산(산토리니, 델모니코스, 구봉산 닭갈비) -택시(스마일콜택시)




    ※이글은 춘천시문화재단에서 발행하는 문화매거진 POT에도 실렸습니다.



    2017.4.6 추가.

    네이버 플레이스 1면 장식.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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