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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걷기의 즐거움2 (퇴근길 제2코스 개발)
    카테고리 없음 2011. 9. 4.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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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도청에서 우두동으로 넘어가는 옆길입니다. 옆에는 알 수 없는 높은 벽으로 가로 막고 있군요.

     

     제주 올레길이 걷기 열풍을 불러왔자나요. 그래서 제가 살고 있는 곳에서도 춘천 봄내길, 김유정 소설가를 추억할 수 있는 실레이야기길 등 여러가지 걷기 코스가 있습니다. 걷기의 즐거움을 느끼고 있는 저도 <퇴근길>이라는 주제로 코스를 개발하고 있어요. 현재 3코스까지 개발했네요. 웃긴 일이라고, 또는 뭔 짓거리냐고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전 일상 생활 속에서 느끼는 사소한 것들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살아가고 싶습니다. 삶을 살아가면서 여러가지 일이 있겠지만 그냥 즐기고, 좋은 거 있으면 하고 그렇게 살려고 합니다. 퇴근길의 개발은 요즘 살이 너무 쪄서 살을 뺄려고 시작했습니다. 2007년 회사에 입사한 이후로 현재까지 25kg이나 불었습니다. 퍼센트로 따지면 30%가까이 늘어난 것이죠. 돈이 그정도 불어나면 재테크에 성공했다고 하겠지만 살이 느러나니 주변에서 "너 많이 편안하구나"라는 핀잔밖에 없더군요. 저 스스로도 너무 편안하게 살았나 하는 자책과 이렇게 살아서는 평생 무거운 몸을 이끌고 다닐 수 밖에 없겠구나 하는 위기감이 들었고, 그래서 결심을 하게 된거죠. 마침 차가 필요없는 곳으로 인사이동이 나서, 잘 됐다 싶어 <걷기>를 즐기려고 합니다. 몸이 조금 완성된 이후에는 <뛰기>로 단계를 높여나가려고 합니다. 그리고 어느정도 살이 빠지면 골프와 배드민턴에도 도전을 하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비록 100일된 딸과 아내의 아우성에 저 혼자만 빠져나갈 수 없는 구조적인 위기에 봉착해 있긴 하지만요. 제가 운동을 하려고 하면 집사람은 집안 청소를 하라고 합니다. 그것이 운동도 하고 저도 돕고, 살도 빼는 1석 3조의 효과가 난다고요. 근데 이상하게 집안 청소는 정말 하기가 싫습니다. 제가 막내라서 그런지 집안일은 정말 싫어요. 우는 아이를 안고 있는 것도 일인데, 그런 일을 전부 아내에게 맡기는, 정말로 게으른 남편입니다. 뭐 어쩔 수 있나요. 걍 그렇게 사는 거지. 아내의 잔소리에 귀가 따가워도 어쩔 수가 없습니다. 좀 신경써서 돕고 싶을 때 도울 뿐이죠.


     우리집은 춘천 동면 장학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회사는 춘천의 중심지에 위치해 있고요. 퇴근길 3가지 코스를 개발했는데요. 그중 제1코스가 가장 빠릅니다. 도청부터 시작하면 도청에서 한림대쪽으로 내려가는 길을 따라 쭈욱내려가면 되는 단순한 코스입니다. 봉의산을 깍아서 만들었는지 가는 길 주변에는 높은 담장이 있습니다. 한림대 병원에서는 오고 가는 택시를 많이 볼 수 있고요. 제2코스는 도청을 중심으로 소양강으로 내려가는 길입니다. 우두동쪽으로 봉의산을 끼고 돌아 춘천 소방서를 거쳐 집으로 가는 길입니다. 아름다운 강가를 즐길 수 있지만 역시 거리가 문제입니다. 1코스에 비해 두배의 시간이 걸립니다.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할 수 있고, 운동효과는 두배지만,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문제네요. 마지막 3코스는 도청을 시작으로 중앙로를 따라 명동으로 내려가서 배용준건물이라고 소문이 났던 빌딩이 있는 팔호광장을 지나 후평동쪽을 거쳐 집으로 가는 길입니다. 춘천의 중심 명동을 지나갈 수 있으니 최신 패션의 트랜드(?)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할 수 있겠네요. 쓸데없는 짓을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운동을 하면서 걷기 코스를 개발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1코스의 경우에는 집 근처에서 다른 샛길로 빠져나가는 1-1코스도 있습니다. 자신만의 퇴근길을 만들어서 소개하는 것도 재미있겠네요.

    욘사마의 포스터가 붙어지는 벽. 벽은 왠지 소통을 막는 않좋은 공간같지만 운치있는 모습을 보면 그것이 소통의 시작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여튼 시작이 길었네요. 지난번 포스트에 이어 오늘도 걷기의 즐거움입니다. 제2코스의 소감을 잠시 적어볼려고 글을 시작했습니다. 춘천에 오래 살진 않았지만 분위기라는 것은 누구나 느낄 수 있자나요. 제 나름 짧은 식견으로 본 춘천은 서울처럼 강남 강북이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강남은 중앙고속도로의 종착지점인 춘천의 남쪽, 퇴계동입니다. 예전에 살고 계셨던 분들께 여쭤봤을 때 퇴계동은 이전에 그냥 산과 밭이었답니다. 그때는 개발이 안됐던 거죠. 그 당시 빚을 내서라도 땅을 사놨더라면 큰 부자가 됐을 거라는 쓸데없는 소리를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여튼 신흥 소비 시장(?)이 이곳 퇴계동에 위치한 CGV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많은 소비자들이 쏠리는 곳이기도 하고요. 평생 타 볼 수 없는 외제차도 여러 곳에서 목격할 수 있습니다.
     
     강북이라 여겨지는 곳은 춘천의 우두동쪽입니다. 상대적으로 개발이 덜 됐죠. 상수보호구역이라 그런지 건물들이 별로 없고요. 상권도 역시 퇴계동보다는 덜 발달됐죠. 2코스의 길이 바로 이곳 우두동쪽으로 가는 길입니다. 강이 흐르는 물의 도시 춘천을 맛볼 수 있는 멋진 공간인데, 밤에는 어둠고 무섭기도 합니다. 저녁 7시반쯤 됐는데 일부로 걷기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도 여러명 볼 수 있는 운동코스이기도 합니다. 차로는 2코스가 좀더 빨리 집에 도착할 수 있는습니다. 외곡도로라서 신호도 별로 없고 시원하게 뚤려 교통 트래픽이 생기지 않기 때문이죠. 걷기 코스로도 아름다운 강을 발 아래로 두니 손색없는 명소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역시 문제는 시간. 1코스는 집까지 빠른 걸음으로 30분쯤 걸리는 것 같은데, 2코스는 한시간은 돼야 집에 도착하더군요. 소양강을 따라 걸으니, 좋은 음식점도 눈에 띄었습니다. 제가 자주 들러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셨던 추억의 공간. 원래는 춘천 예술마당이라고 하는 봄내극장 앞쪽에 위치해 문인들이 자주 찾던 공간인데요. 장소를 이곳으로 옮겼죠. 노정균 사장님께서 운영하시는 <봉의산 가는길>입니다. 제가 이전에 사진으로 담아 소개한 포스팅을 참고해 보셔도 좋을 겁니다.


    춘천 봉의산가는길 분위기 좋다

     <봉의산가는길>을 조금 지나니 정말 희안한 음식점이 있더군요. 유명해서 점심을 먹을려고 한번 들렀지만 문이 굳게 닫혀 있어 장사를 안하는구나라고만 여겼던 곳입니다. 유명한 시인들이 자신들의 작품 속에 술을 마신 다음날 이곳을 자주 찾았다고도 하고요. 그 맛을 강력하게 추천했던 <달팽이 해장국집>입니다. 저는 안타깝게도 한번도 맛을 보지 못했어요.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가서 먹어보려고 합니다. 이 음식점은 있을 곳이 아닌 듯합니다. 외곽도로가 봉의산과 소양강물을 구분짓는 형국인데, <달팽이 해장국집>은 위태롭게 소양강물 위에 지어져 있습니다. 보통 도로를 기준으로 봉의산쪽에 건물이 있는데, 이 음식점은 홀로 외롭게 투쟁이라도 하듯 소양강과 가까운 곳에 조심스럽게 서 있는 듯 보입니다. 물론 기반 공사는 잘 돼 있는데, 마치 물위에 세운 건물이라고 해야 할까요. 여튼 글로 자세히 설명하기가 그러네요. 다음 로드뷰를 찾아봤더니 춘천 후석로에 위치하고 있네요.

    달팽이 해장국집은 뒤쪽의 소양강과 가장 가깝게 위치하고 있습니다. 밥맛이 절로 날 듯 하네요.출처=다음로드뷰.


     이야기가 자꾸 삼천포로 빠지네요. 마지막으로 땀을 흘리면서 집에 들어와 느낀 겁니다. 역시 걷기가 좋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생각할 시간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그 첫번째입니다. 요즘 세상을 그렇게 개인들에게 생각할 시간을 많이 주지 않거든요. 투표 거수기로 전락하지 말고, 이성을 지닌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생각이라는 것이 필요하다고 여겨집니다. 그래야 지금 세상도 좀더 나아지지 않겠어요? 걷기의 즐거움은 계속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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