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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리뷰]미국에서 태어난게 잘못이야 / 토머스게이건 저
    카테고리 없음 2012. 1. 10.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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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머스게이건의 미국에서태어난게 잘못이야

     "미국에서 태어난게 잘못이야 그럼 어디서 태어나야 한단 말인가? 답은 유럽에서 찾을 수 있다." 

     2012년 임진년, 올해는 총선과 대선이 있는 해다. 여러 아젠더 중에서 단연 복지는 최고의 이슈가 될 전망이다. 미국 노동변호사인 토머스게이건이 쓴 ‘미국에서 태어난게 잘못이야’란 책을 읽어보면 유럽식 사회민주주의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GDP 등 경제 지표로 보면 미국은 여전히 세계 1등 국가다. 그렇다면 미국 국민은 유럽보다 더 행복하게 잘 살까. 토마스게이건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농구경기를 예를 들면, 미국팀과 유럽팀이 경기를 한다고 가정했을 때 미국선수들의 평균키는 2m10㎝이고 유럽선수들은 2m라고 하자. 평균키로만 따지면 미국팀이 우월하다. 하지만 경기를 했을 때 유럽선수들이 압도적으로 승리했다. 왜 일까. 이유를 분석해 보니 미국 선수 중 한명만 3m 이상되는 거인이 있다. 나머지 선수들은 1m80㎝이하로 키도 작고 실력도 형편없다. 반면 유럽팀은 모두 2m가 넘는다. 혼자만 잘난 선수가 있는 미국팀과 모두 고른 실력을 갖춘 유럽팀. 정확한 비유가 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복지도 이런 수준이다. 미국에는 한 명의 빌게이츠가 있고 나머지는 거지들이 있는 반면 유럽에는 큰 부자는 없지만 모두 먹고 살만큼 행복한 생활을 누릴 수 있는 복지정책의 혜택을 누린다.

    독일, 제조업 세계 최고 사회민주주의로 함께 잘사는 행복한 사회 구현
    미국, 돈 장난하는 금융업 … 노동 가치 하락 소득 분배 불균형 초래

     과연 우리나라는 어느 국가 시스템을 벤치마킹해야 할까. 저자는 유럽, 그중에서도 독일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노동변호사가 2개월 동안 유럽 여행을 다녀온다는 것은 미국에서는 직장을 포기하는 선택이 될 수도 있다. 미국에서는 짤리지 않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하며 끊임없이 일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조가 강성하고 복지정책이 잘 마련된 사회민주주의 국가인 독일에서는 그렇지 않다. 비교적 안정적인 직장 생활을 유지할 수가 있다. 안정적이면 나태질 수도 있다. 당연하다. 그렇다면 과연 유럽이 미국에 비해 경쟁력이 뒤떨어질까. 독일은 회사를 폐업하려면 노동자의 노후대책부터 시작해서 무지하게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폐업을 하느니 차라리 회사를 다시 살리는 편이 더 낫다. 그렇기 때문에 제조업 분야에 있는 기업이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살아 남았다. 미국은 다르다. 미국은 구조조정을 통해 손쉽게 회사의 재무구조를 개선하려했다. 그 결과 가장 중요한 인간의 가치를 무시하는 결과를 낳았다. 제조업은 붕괴되고, 돈 놓고 장난질하는 금융업만 성행했다. 그 결과 1%의 특권계층이 생겨나고 경제성장은 그들의 성장이 되고 말았다.

     토마스게이건은 자본의 효율적 배분이 성장의 원동력이 된다고 믿는다. 물론 유럽에서는 자신의 수입 절반을 세금으로 내놓아야 한다. 미국은 상대적으로 세금이 낮다. 개인 수입면에서는 미국인이 더 나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세금을 많이 내는 대신 국가는 공공의 자금을 효율적으로 배분한다. 예를 들면 보육료가 공짜이거나 거의 없다. 교육을 받을 권리는 누구에게나 주어진다. 노후대책을 따로 마련하지 않아도 퇴직 후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있다. 걱정이 상대적으로 덜하기 때문에 근로시간 이외에는 자신의 취미 생활을 즐길 여유가 생긴다. 하지만 미국은 보육료부터 의료보험, 노후대책까지 스스로 마련해야 한다. 퇴직 후 빈곤자로 전락할 확률이 유럽보다 높은 이유다. 어떤 것이 더 합리적인가.

    세금 많이 내라 하면 누가 좋아하나 … 하지만 소득의 효율적 배분으로 더욱 행복한 사회 만들고 오히려 부(富)도 더 많이 축적할 수 있어

     독일의 사회 시스템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직장평의회제도’와 ‘노사공동결정제도’가 있다. 직장평의회제도는 고대 아테네가 꽃피웠던 추첨제 민주주의와 유사하다. 누구나 대표가 될 수 있는 평등한 기회를 부여받는다. 일정 규모 이상의 회사에는 이사회 구성에 있어 반드시 노동자 절반 포함해야 한다. 노동자들의 경영참여를 보장하고 있는 것이다. 경제성장이 일부 재벌의 뱃속만 채우는 결과를 최소한으로 막을 수 있는 장치가 된다. 또한 일정 구역 안에서 특정한 직업의 임금이 결정되면 그 구역안에 있는 같은 직업의 사람들은 똑같은 임금을 받도록 하고 있다. 사회주의 색체가 강하게 느껴진다.

     알다시피 독일은 고등학교 진학부터 대학을 갈지, 취업을 위한 교육을 받을지를 결정한다.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임금에서 불평등을 받지 않는 까닭도 이런 시스템이 존재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누구나 경영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려있고, 노사가 함께 이를 결정해야 한다. 늘 대화하고 토론해야 한다. 강력한 리더의 일방적 지시로 운영되는 회사보다 신속한 의사결정이 되지 않을 것 같다. 한국사회는 오너가 경영을 함께 맡고 있는 경우가 많다. CEO는 이런 민주적 과정들을 불필요하게 여길 수도 있지만 이 방법이 더 효율적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독일 국민들의 지식 수준은 매우 높은 편이다. 신문을 읽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신문의 나라라고도 한다. 독일 신문은 사진보다는 글 위주로 빽빽하게 구성됐으며, 알찬 내용을 담고 있다. 물론 종이신문을 거의 보지 않는 전세계적인 추세는 거스를 수 없다. 인쇄된 매체보다는 아이패드나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접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결국 인쇄된 매체를 통해 얻는 정보가 논리적 사고에 더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독일에서는 미국에 비해 신문을 많이 읽고 최신 이슈에 대한 관심이 높다. 누구나 자신이나 다른이들의 임금, 또는 처우를 결정하거나 경영의 의사결정을 할 수도 있는 '이사'로 선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신문을 많이 읽다보니 한가지 더 좋은 점도 있다. 정규 과정을 마친 국민들도 신문을 활용해 평생학습을 실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신문은 News, 늘 새로운 것을 담고 있어 평생 학습의 유용한 도구가 된다.


     미국에서는 한국처럼 대학을 졸업한 고급인재들도 직업을 구하기 쉽지 않다. 경제성장을 하면 할 수록 배부른 사람은 더욱 배가 부르고, 가난한 사람은 더욱 가난해 지는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고급일자리는 줄어들고 대학을 나와도 전공을 살리기 보단 단순 서비스업에 근무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도 고급인재인 대졸자들이 과거 고등학교 학력을 지닌 이들이 시험을 준비했던 9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려고 열을 올리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과연 어떤 시스템을 도입해야 하는가. 명쾌한 답을 주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총선을 대비하는 예비 후보자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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