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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평]약탈적 금융사회
    카테고리 없음 2012. 10. 31.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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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윤경, 이헌욱 지움 / 부키 / 1만3,800원. / 263쪽.

     

    "삶을 빼앗는 약탈적 금융을 더이상 용납해서는 안된다. 지각하고 분노하고 연대해서 외쳐야 한다. 자유인으로 살기 위해 세상과 타협해서는 안된다. 인간의 세상으로 바꿔야 한다."

     

    이 책을 읽고 왜 내 주머니는 늘 가벼워 질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이유와 돈의 노예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안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했다. 난 왜 부자가 될 수 없을까? 이전에 부자 아빠라는 책을 읽고 열광했다. 나도 부자가 될 수 있다 싶었다. 될 수 있다고 믿었다. 박봉이지만 매달 빠짐없이 내 통장에 입금되는 월급을 보며 뿌뜻하고 행복했다. 결혼을 하기 위해 돈이 필요했고, 집도 장만해야 했다. 내 월급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돈을 지불해야 했지만 내 자신에 대한 가능성을 믿고 또 집값은 절대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에 주택담보 대출을 받았다. 매달 들어오는 월급은 고스란히 카드값과 대출 상환에 사용됐다. 절약하며 알뜰하게 살아도 늘 배가 고팠다. 왜 이런 현상이 생겨났을까.

     

    #. 지인 중에 한명이 집을 장만하려고 고민에 빠졌다.

    "올해가 지나고 내년이 되면 집값은 더 떨어질 것같은데, 전세금이 없어서 집을 사려고 한다. 아파트 담보 대출을 80%까지 해준다고 한다."

    전세금 마련할 돈이 없어 집을 사려고 한다니 나에게는 의아스러웠다. 은행이 대출을 더 많이 해줘서 자신의 집을 장만할 수 있다는 생각. 은행의 노예가 되려는 그에게 뭐라 할 말이 없다. 그는 아직 미혼이고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다. 나이가 어리지도 않은 30대 중반이다. 우리 아버지 세대로 치면 벌써 10살된 자식이 있을 나이다. 자신의 꿈을 이뤄고 배고파도 예술 분야에 종사하면서 하고 싶은 일을 해 왔던 그이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지방에 살지만 집은 서민이 감당하기엔 힘들다. 평생 노예로 살아야만 집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이것 저것 떼고 나면 내 통장에는 고작 2~3만원이 전부다. 그나마 난 좀 다른 사람들보단 낫다고 여기고 산다. 이제 곧 둘째가 태어날 예정이다. 다행이도 정부에서 무상 보육을 실시한다고 하니 집사람과 맞벌이를 하면서 양육에 대한 짐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게 됐다. 그래도 내 자식을 남에게 맡겨야 하는 미안함은 지울 수 없다. 그것도 3시반까지만 맡아주니 이후에는 장모님께 의지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내 딸에게 정말 미안하다. 그래서인지 이 녀석은 나에겐 오지도 않는다. 오로지 엄마한테만 간다. 볼 시간이 부족해서인지 밤 12시까지 엄마를 보채다가 울면서 잠이 든다.

     

     내가 못난이인가? 고작 내 능력이 이정도란 말인가. 남들은 잘 모르겠지만 나에게 언제부터인지 이런 패배의식이 자리하고 있었다. <약탈적 금융사회>는 왜 이런 패배의식이 생겨나게 됐는지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책 내용을 토대로 네덜란드 튤립의 예를 들어 보면 이해가 쉽다. 튤립때문에 농장을 팔고 집도 팔고, 어마어마한 빚을 지었다면 믿기는가?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듈립의 엄청나게 잘 팔리고 계속 해서 부를 안겨주니 너도나도 할 것없이 튤립에 투자를 했다. 은행도 튤립투자에 막대한 자본을 빌려줬다. 어느 순간 거품이 꺼지고 일반인들은 엄청난 부채를 안게 됐다. 한국 사회로 보면 튤립을 집으로 바꾸면 될 듯하다. 저출산으로 인구는 감소하는데 집값이 마냥 오를 수는 없다. 일본의 좋은 본보기가 된다. 그렇지만 그동안 한국사회는 자고나면 몇억씩 올랐다는 집에 대한 투자로 인해 불패신화 부동산라는 용어가 생겨났다. 3억원에 산 집을 5억원에 팔아 2억원을 벌었다. 직장 생활이라는게 우습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책은 결국 그 2억원이란 돈이 남이 몇십년동안 벌어서 매워야 하는 빚일 뿐이다. 한계에 다가가면 폭발할 수 밖에 없다. 인간의 욕심은 무한하고 세상의 물질은 유한하기 때문에 욕망을 채울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우스푸어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집을 소유한다는 것이 부의 상징이 되는 시절은 이제 지나간 듯하다. 집 때문에 더 가난해지는 사람들. 집을 팔아도 은행 빚을 다 갚을 수 없는 가구가 늘어가고 있다고 한다. 이른바 깡통주택이다. 빚에는 좋은빚이 있고 나쁜빚이 있다는 잘못된 인식은 바로 잡아야 할 듯 싶다. 매달 말일은 월급날이다. 오늘은 31일 월급날 당장 작은 돈이라도 빚 원금을 상환할 생각이다. 조기 상환 수수료가 왠말인가. 여튼. 잘 모르면 호봉이다. 공부 많이 해야지.

     

     경제뉴스를 보면 희망적인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늘 경제가 어렵다고 한다. 무조건 비관적이다. 도대체 해결 방안이라는게 있을까. 부록으로 실린 거품 붕괴 이후의 한국 가계 부채 전망(김병권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부원장)은 좋은 참고 자료가 된다. 대표적인 복지국가 북유럽의 스웨덴과 핀란드의 경기 회복 사례를 참고하면 좋을 듯하다.

     

    <요약>

    단순히 물가를 안정시킨다고 민간 소비가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시장에서 노동자의 임금을 올려주고 중산층을 두텁게 재조직해 가계의 소득보전을 강화해야 한다. 소득 여력이 확충하면서 부채 비중을 줄여 나가는 방식은 가계 부채뿐만아니라 국가 부채 위험을 연착률시킬 수 있다. 매킨지 글로벌 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 1990년대 스웨덴과 핀란드 국민들은 고통스럽고 경제성장도 안 되며 정부 부채는 늘어나는 상황을 맞이했다.(GDP 대비 사적 부문 부채 비율이 4분의 1정도로 떨어질 때까지 계속) 스웨덴 1990~1994년 정부부채 비율 40퍼센트에서 83퍼센트까지 늘었고, 핀란드는 14퍼센트에서 57퍼센트까지 증가. 은행 구조조정하거나 국유화하고 생산성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조조정에 돌입.

     

    ▷ 재정적자 축소. 부채 비율이 줄어듬. 성장률이 회복되면서 명목 GDP가 커졌다. 실제 정부 부채는 그대로. 경기회복.

     

    <시사점>

    1. 거품 붕괴로 인한 부채 축소 과정은 매우 장기적.

    2. 전반부 경기 침체 동반한 사적 부문의 부채 축소 진행되는데 이 단계에서 정부가 재정지출을 늘리면서 공적 부문의 부채 증가를 감수해야 한다.

    3. 사적 부문 부채 축소가 일정 수준에 이르고 구조 개혁을 통해 경기 회복이 가시화 돼야 이를 통해 공적 부문의 부채를 축소 할 수 있는데, 이때에도 부채 규모자체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성장률이 높아져 부채 비율이 줄어드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다시 정리해 보니 간단해 보인다. 사적 부채를 정부가 흡수하는 과정, 즉 정부의 역할이 중요해 보인다. 이제 곧 대선인데 정부의 수장인 대통령의 선택이 더욱 중요해 보이는 이유다. 스웨덴과 핀란드 정부와 단순비교할 순 없겠지만 투명도 전세계 1위의 핀란드에서 배울 점은 많은 듯하다. 정책이라는 것도 국민의 힘을 얻었을 때 효과가 있는 듯한데, 과연. 말을 삼가야겠다. 난 우리나라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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